금요일 오후.. 오늘은 조금 일찍 사무실을 나와 발길 닿는 대로.. 방향을 잡아 드라이브를 나섰다.. 이렇게까지 더운 날이 있었던가..싶게 밖은 그야말로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딱히 아는 곳이 없어 가다 보니 어느새 습관처럼 대부도를 향하고 있었다.. 평소 가던 길을 피해 낯선 거리로 핸들을 틀고 달리다 보니 익숙하다 생각했던 이 곳에.. 처음 달려보게 되는 도로가 있었다..
도로변 양옆으로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서로 닿을 듯이 2차선 도로 위를 덮고 터널을 만들다시피 하는 도로도 달려 보고... 달리는 양 옆으로 포도밭이 진짜 많았다.. 아.. 대부도가 포도로도 유명하지...
이런 길도 있었구나 싶던 도로를 빠져 나오자.. 눈 앞에 익숙한 풍경.. 탄도항이 보였다 .. 탄도항 쪽으로 방향을 틀어 달리다 보니 거의 막다른 도로 끝에 제법 큰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건물.. 그 때가 몇 년 전이고 보면... 그 몇 년 사이 많이도 변했구나.. 싶었다..

내부에 들어서자..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흐르고... 근데 듣다 보니.. 정통 재즈는 아니고.. 귀에 익은 팝송들을 재즈풍으로 부르는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아무도 없던 매장 한 켠 카운터에서 엎드린 채 졸고있던 여직원이 방금 잠에서 화들짝 깬듯 약간 붉게 충혈된 눈을 뜨고 웰컴 인사를 건네온다.. 본의 아니게 오수 시간의 여유를 깨버린 듯해 약간의 미안함이 느껴졌다.. 근데 머.. 나는 몰랐다네.. 이런 줄 알았으면 이 옆 카페로 갔지.. ㅡ,.ㅡ;;
오전에 몇 잔의 커피를 마셨던 터라.. 디카페인으로 콜드브루를 한 잔 주문해 받아들고 2층으로....

알고 보니.. 이 곳 탄도항 근처 누에섬이 바라다 보이는 이 카페가 석양과 노을 뷰맛집으로 나름 괜찮다고 소문난 카페더만...
메이 플라워... 5월의 꽃? 대충 5월에 꽃이 피는 모든 초목류를 지칭하는 단어이던데.. 문득 궁금해졌다.. 누에섬과 바다가 보이는 이곳이 왜 메이플라워 라고 명명되어 졌을까?... 가끔 가다 만나게 되는 특이한 상호나.. 좀 뜬금없다 싶은 그런 상호들은.. 혹가다 꽤나 재미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더라구... 아무튼 이 뜨거운 7월에 5월의 꽃 이라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섰다.. 카페 문을 나설 무렵.. 아무도 없던 이 카페에 한 무리의 가족들이 들어왔다.. 아마도 시간으로 보아 지는 낙조를 감상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었다..
돌아오는 길... 줄곧 다니던 길이 산사태로 막혀 우회도로를 통과해 오면서.. 아주 오래전 아주.. 마음이 심란할 때 한번 방문한 적이 있었던 도로변 카페를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여주인에게서 카페라기 보다는 예전 어느 곳에선가 경험했었던 다방(?) 느낌의 인상을 받았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 거기가 여기였구나.... 외관은 변한 것이 없는데 내부도... 그 때 그 주인장도 그대로 있으려나?... 쓸데없는 호기심에 연결지어 그 때의 심란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정말 마음이 괴롭고 힘들 때.. 그 때는 눈에 익은 익숙한 장소보다는.. 하염없이 걷거나 정처없이 달리다 멎어서 맞게되는 낯선 장소에서 위로를 얻게 되기도 하고.. 차분이 마음을 가라 앉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나는 그랬었다.. 그게 여행이라면 금상첨화..이겠으나 비록 여행이 아니라 하더라도.. 잠깐 만나는 미지의 풍경과 세상 모습 속에서 나는 나를 제3의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문득.. 훌쩍 사무실을 벗어나.. 이곳을 거쳐 오고 가면서.. 나는 또 한번의 나를 보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었나 보다.. 느끼게 된다.. 무의식이 부름을 내릴 때.. 웬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무언가가 하고 싶을 때.. 그 때가 그런 순간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 순간부터 나는 돌발행동에 거부감이 없는 듯도 싶다...
오늘은 잔잔한 유쾌함이 있던 외출이었다...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디로든 훌쩍 떠나보고 싶을 때는 또 찾아 올 것이고... 그것이 어느 순간.. 마지막 이자 영원한 외출로 맞이하게되는 순간도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 속 욕심의 크기가 한층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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