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가을서곡

작성자
vi*****
작성일
2024-09-23 10:26
조회
1248

지난 토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예약된 8시 경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위와 장을 깨끗이 비운 상쾌함(?)을 안고...  

핸드폰으로 미리 작성해 둔 문진표 때문에 시간걸릴거 없이 바로 검진 시작.. 피 뽑고 몇가지 검진 후 이 곳 신관이 아닌 본관 옆 별관으로 내시경 검사를 위해 향했다..

때마침 쏟아지는 비에 우산을 썼어도 머리를 빼고는 축축히 온 몸이 젖고 말았다.. 불과 1백여 미터 걷는 사이에 지랄맞게 들이치는 비를 자그마한 투명 우산으로는 어떻게 다 막아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냉방 서늘한 병원에 들어서자 마자 느껴지는 한기...   

검사를 위해 침대에 옆으로 누워.. 손등에 꽂은 주사바늘을 통해 팔 전체가 뻐근한 통증으로 힘들 만큼 아프게 밀려들어오는 주사약을 느끼는 어느 순간... 부터....

기억이 없다...  

정신을 차리니 밀려오는 복통...   수면 내시경의 장점이자 단점..  어느 틈에 끝났는지 잠들어 있던 터라 알 수는 없지만  잠들어 무력해진 상대를 조심성 있게 다루지는 않은 듯..  꽤 심한 복통이 계속 밀려 왔다..  일전에 한 번 경험해 본 바에 따르면 보통 1시간 내외면 복통이 가라앉았으나.. 이번엔 2시간 쯤... 더 오래 걸렸다...

내시경 검사 결과를 보고 ..듣고..  처방전을 손에 들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부터 갑작스레 몰려오는 한기 때문에..  추워서 달달 떨어야만 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그로부터 만 이틀간...  몸살로 퍼져 시체놀이를 해야만 했다.. ㅡ,.ㅡ

건강을 위해 검진받으러 가더니 건강이 망가져서 왔냐는 아이들의 농담이 그저 농담같지 않을 만큼..  꽤나 심하게 앓고야 말았다...    이제껏 이런적이 없었는데....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보다...  이런 것도 나이탓이려니...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까지도 팔다리가 쑤시고 저리는 상태...  모처럼 쏟아진 지난 토요일의 큰 비 이후.. 날씨는 급작스레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태세 전환을 하고 있었다.. 

피부에 닿는 햇빛에서도 선선한 가을냉기가 느껴지고.. 들이마시는 들숨과 날숨 사이로도 이미 차갑게 식은 가을의 공기는 느껴졌다...   불과 하루 이틀 만에 완연한 가을이라니....  

몸살로 앓고난 주말 덕분에 2kg 넘게 몸무게가 줄어.. 그나마 오호 쾌재라..싶은 마음으로 주차장 계단을 가볍게(?) 내려가는데...  선선한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청명하고 싱그럽게 눈에 들어왔다..   앓아 누워 침대에 퍼져 창 밖을 관찰하지 못한 그 이틀의 시간동안.. 어느덧 가을은 눈에 보이는 세상을 점령하고.. 나뭇잎들을 식히며 이제 단풍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든 듯 하다...  

올 가을은 정말로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느낌이다...   24절기로 인간이 정해 놓은 계절의 때는.. 전혀 아랑곳하지도 않는다는 듯이...   

오늘은 사무실에 도착해 환기만 시킬 뿐..  에어컨은 켜지 않았다..  아직도 온 몸이 쑤시니 차가운 바람이 와닿는 상상만 해도 싫다..  오늘부터는 에어컨 킬 일이 없을 것도 같다.. 아마도?...   

아울러 오늘의 할 일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책상 앞에 조용히 눈감고 명상(?)하는 시간을 오래 오래.. 가져.. 보려... 한...다...   사실 지금도 졸리다... 쩝.... ㅡ,.ㅡ;;; 

올 가을의 서곡은 쓸데없이 몸살로 시작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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