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전복죽

작성자
vi*****
작성일
2024-09-20 10:49
조회
1306

건강검진에 대비해 미리부터 식단 조절...   먹지 말란거 안먹고 먹어도 된다는 것도 줄이고.. 아...  밥 대신 죽으로 했다.

퇴근길에 갓 도정한 임금님표 이천쌀을 사고..  1만원 짜리 전복도 사고...   전복죽 만들어 먹을라고.. ㅡ,.ㅡ 

1만원짜리에 손바닥 반만한.. 아니 그보다 약간 작을 듯 싶은 전복이 8개나 들어가 있었다.. 오호~..    손질을 위해 비닐을 벗기고 숟가락을 들고 껍질에서 떼어 내려 하는데..  헐...  다 살아 있더라... @.@..   니미.. 이게 살아서 꿈틀거리면 꽤나 징그럽다... 뭔가 내가 얘네들한테 못할 짓 하는 사람이 된 것도 같고... ㅡ,.ㅡ;;; 

아무튼 전복 떼어내는 데 최고인 숟가락 신공을 발휘해 모두 떼어내고 살짝 데쳐 잘게 썰고.. 참기름에 볶았다..    머 보통 전복 내장을 안먹으면 살짝 데칠 필요까지는 없는데.. 나는 전복 내장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갓 지은 따끈 따끈한 임금님표 이천쌀밥에 전복데친 물을 넣고..  볶은 전복을 넣고 그렇게 전복죽을 만들었다... 

이게 뭐라고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었다..  이틀 쯤 두고 먹겠다고 커다란 웍에 하나 가득 했는데..   당일 한 끼로 끝나 버렸다...   ㅡ,.ㅡ;;  나만 먹은게 아니긴 한데..  내가 그랬듯 한 대접만 먹고 끝내...지...는 못한 인원이 있어서.... 

음.. 이럴 땐 어떻게?...   추가로 전복을 사다가 다시 전복죽을 만들기로 했다...  

죽 먹고..  소화가 빠르다 보니..  벌써부터 배가 고픈데..  그냥 잤다.. 누워서 생각하니 이렇게 며칠만 먹으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 물론..  오늘처럼 두 대접 가득 먹으면 안되겠지만...    코끼리랑 물소, 젖소, 한우도 풀 먹고 덩치를 키우는 거라고...    죽도 많이 먹으면 다이어트는 커녕 되려 살이 찌기야 할테니...  앞으로 며칠 간은 소량의 죽으로 저녁을 때우면서 체중 감량을 시도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죽을 먹고 누워..   죽 생각을 하며..  꼼지락 거리다 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르더라구..  

총각시절... 대구에 살 때...  시내 한 쪽에 흔히 그냥 앞산이라 불리는 별 이름모를 나즈막한 산이 하나 있었고..   그 산 중턱에서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먹자골목이었다..  아니 먹자마운틴이었다...

할 일 없는 주말이면 원래 집은 경기도 부천이지만 발령난 김에 눌러 앉아 대구아가씨와 결혼까지 했던 선배가 형수님을 모시고 내 관사에 들러 나를 델꾸.. 앞산에 죽 먹으러 다녔었다...    당시 내게는 꼭두새벽이나 다름없던 오전6시~7시 사이에....

지금 생각해도 그 새벽에 죽이라니...  참....  ㅡ,.ㅡ;;;

사실.. 잠이 더 좋았던 시절이라..  전 됐구요 님들끼리 다니시고 새벽부터 쳐들어오지 좀 마세요.. 라고 얘기를 그렇게 했어도 소용이 없었다...   ㅡ,.ㅡ

토요일 저녁이면..(그 때는 토요일도 반나절 근무를 했었으므로 실질적인 주말 휴일은.. 즉, 일요일이었다)  내일 새벽에도 들이닥칠라나..괜히 불안해 벌렁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잠이 들곤 했었는데..   

영락없이 새벽이면 들이닥치곤 하던 선배부부...   

그랬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씨바. 신혼때 알콩달콩 둘이 오붓하게 소꼽장난하듯 재밌게 아침 만들어 먹을 일이지.. 왜 굳이..  그렇게 나까지 잡아다가 새벽죽을 먹으러 다녔을까...  불가사의 하기만 하네... ㅡ,.ㅡ

어쨌든..   또 또 또...  옛날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시절 일요일 아침이면 새벽(?)마다 앞산에 죽먹으러 다니던 기억..... 


..근데...  그 때가 좋았던 것 같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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