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세월따라 노래따라

작성자
vi*****
작성일
2026-10-04 03:01
조회
18

세월따라 노래따라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들려온 노래.. 이게 언제적 노래더라? 생각해 보니 어언 30여년 전 자주 들었던 노래

담담히 그러나 애절하게 이별을 노래하는 가사가 또 다시 심금을 울려왔다.

그리고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몇 몇 기억들..

 

아주 오래전 지난날의 노래가 문득 이렇게 갑자기 들려오는 날이면 그 노래를 듣는 동안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기억들이 있다. 노래를 듣던 당시의 모습들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떠오르고... 이제는 닿을 수 없는 인연들..

그저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환한 표정의 모습들이 낡아 바래진 흑백 사진처럼 떠오르고는 한다.

 

누군가를 떠올릴 때면 아.. 그랬었는데 그 사람이 좋아하던건 어떤 어떤 거였었는데... 아 맞다 그 사람은 그 때

이렇게 얘기 했었는데.. 가끔은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지난 날의 모습들도 있고.. 가끔은 나와 같이 고민을 함께

해주던 모습들도 있고..

 

어느 추운 겨울날.. 긴 계단을 내려간 지하철 승강장에서 서울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는 모습을 보며 마치 길고도 먼

이별을 하는 기차를 태워 보내는 아련한 마음으로 한동안 지하철이 멀어져간 철길 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문득 차갑게 얼굴에 부딪히는 흰 눈송이에 어느덧 발 밑에 깔린 하얀눈으로 덮힌 승강장을 비로소 알아챘던 순간..

지금 생각하니 한편의 그림같던 그 순간이 그 때는 너무도 아파서 그 후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애써 떠올려보지 않았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문득.. 마음 속으로 안부를 전해본다. 잘 살고 있느냐고... 내리는 하얀 눈에 대비되는 빨간 겨울코트를 입고 떠났던 사람..

 

오늘 들었던 그 오래전의 노래는.. 이와 같은 기억과 함께.. 추억이라 할 만한 많은 기억들을 불러 일으켰다.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 하나 하나 시간대가 서로 다른 기억들을 빨래 널 듯 마음속 추억이라는 빨랫줄에 널어 놓고..

아직도 뽀송히 마르지 않은 .. 그래서 생각하면 아직은 촉촉한 추억 하나를 쫓아 세세히 기억들을 떠올려보다

그만 피식..하고 쓴 웃음을 짓게도 되었었다.

노래가 그대로여서인지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도 이만큼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대로인게.. 한편으론 신기하고도..

다시 또 서운하기도 하고 그렇다.

 

잘 지내지요? .. 다시 한번 나 혼자 맘 속으로 슬그머니 건네는 인사..

 

세월따라 노래따라.. 어느덧 늙어진 나의 삶은.. 지금보다 조금 더 먼 어느날 이 모든 기억들을 더욱 더 희미하게

조금 더 흐릿하게 만들어.. 언젠가가 되면 그 때는 애써 생각하려 해도 떠오르지도 않는 날이 올 것만 같다.

 

또 다른 노래 속 과거는 흘러갔다는 가사처럼 그렇게 딴에는 찬란했던 내 과거는 이제 모두 다 흘러가 버렸다.

 

문득 오늘 온 밤을 밝히고 사그러져 희미하게 꺼져가는 양초처럼 사그러져 버리고 이제는 없는 내 모든 지난날이

.. 서럽기도 한 기분이다. 한 평생을 살아 보면.. 이 아닌 한 평생을 살아 보니.. 라고 말 할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들고

보니.. 더더욱 마음이 스산해지기만 한다.

 

그러네.. 한 평생을 살아보니 산다는 게 결국 별거없는 어수선함.. 그런 것에 불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제 겨울이 오면 모든 것이 움츠러드는 세상.. 나의 한 때도 그와 같이 움츠러드는 시기임을 자각하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어디로든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그런 나의 애매한 한 시대가..

이제 확실히 저물고 있다.. 아디오스 .. 나의 지난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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