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미지)
올 가을 추석은 어느 때보다 풍성한 느낌이 들었었다.
추석 며칠 전 동네 마트에 갔다가 찜용 갈비가 들어와 있는게 눈에 띄었다. 호주산이긴 했는데 때깔 고와 보여 5근..
즉, 3kg 정도를 사들고 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절 음식이 찜갈비였기 때문에... 근데 몇 년 이내로 찜갈비를 먹은 기억이 없었다.
집에 와 두어시간 쯤 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부지런히 사과, 키위, 배를 갈아 넣고 찜갈비용 양념을 만들어 재워 넣었다.
나는 찜갈비만 있으면 모든게 오케이.. 그닥 명절같지 않아도.. 또는 명절 분위기가 안나도 찜갈비만 있으면
혼자서도 흥얼 흥얼 명절 분위기를 잘 즐기기 때문에.
이윽고 조리된 찜갈비를 먹어 보는데 너무나 맛이 있었다. 한우갈비가 아니지만 한우갈비 보다 맛이 덜하다는 생각은
진짜 1도 들지 않을 정도로 맛이 있었다.
'흠.. 이 정도면 굳이 한우 갈비 살 필요가 없겠는걸?' 싶었다.
배민에서 주문한 동태포를 이용해서는 동태전을 굽고.. 송편은 동네 마트앞 떡집에서 콩떡 1만원, 깨떡 1만5천원 어치
각각을 사들고 왔다. 이 집 송편은 진짜 맛있다는 걸 몇 년간 먹어봐서 알기 때문에.. 송편 만큼은 남들이 어디 어디가
맛있더라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늘 이 집에서 구매를 해 오곤 한다.
갈비와 송편 덕분에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몸무게가 2kg이 불었다.. ㅡ,.ㅡ;;; 헐 당황스럽다..
빠지는건 죽어라 안빠지는데.. 겨우 몇 끼 넉넉히 먹었다고 이렇게나 금방 살이 붙는다고? ㅡ,.ㅡ
찜갈비.. 어렸을 적 기억에 어느 명절에도 우리집 상위에 찜갈비는 없었다. 가끔 가다가 큰집에 차례 지내러 갈 때..
그 때에나 큰집 밥상 위에서 찜갈비를 얻어 먹고는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 어린 시절을 통틀어 내 가장 맛있는
명절음식은 바로 찜갈비였었다. 어린시절 생각에 넉넉한 집 음식은 곧 찜갈비였으며 그렇게 본다면 매 명절마다
우리집은 넉넉한 집은 아니었었다.
그러다보니.. 오랜 세월 머리속에 각인된 생각은 찜갈비=고급음식.. 그랬었다.
그러다 며칠 전 우연히 마트에서 찜용 갈비가 눈에 띄었고.. 보자마자 바로 구입을 했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내 어린 날.. 오랜 세월 쉽게 범접할 수 없었던 고급요리.. 찜갈비에 대하여 갈망하고 있었던
유년기의 궁핍함을 채웠는지도 모르겠다.
조리가 끝난 후 상위에 오른 찜갈비를 맛있게는 먹었으나, 그 옛날 그 때 처럼 많은 양을 먹을 수는 없었다.
어린시절부터 가져왔던 마음속의 그 어떤 부족함이 채워지는 것이 더 의미가 있었을 뿐.. 실제로 배를 채우는
부족함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던 듯 싶다.
아무튼 추석 연휴 내내 찜갈비를 줄기차게 먹어 댄 탓인지 몸무게가 삽시간에 불어나 있었다.
지난 날에 부족했던 추억을 기름지게 채우다 보니, 이제사 늘릴 필요없는 물리적 무게를 늘려버리고만 부작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추석은 찜갈비로 인해 내겐 그 어느때보다도 풍성한 한가위로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몸무게가 늘었다는 우려에도 까짓꺼 하고 게의치 않을 만큼 기분좋은 추억이 하나 새로 또 쌓인 것도 같다..
근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나처럼 찜갈비에 대한 애착이 없었다. ㅡ,.ㅡ 이상하지? 왜 이 맛있는 음식을..
찜갈비 하면 최고의 음식이었던 그러나 쉽게 먹어 볼 수도 없었던 나와는 달리 아이들은 찜갈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이지 않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쉽지않은 이상 현상 ㅡ,.ㅡ "찜갈비 먹어봐~ 맛있어~" "먹어봤어요..
됐어요~ 배불러요" 헐, 찜갈비를 거부한다고?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넹.
나는 추석 또는 명절이다..하면 늘 첫번째로 생각나는 음식이 찜갈비 이곤 했는데 이 아이들은 이 다음에 먹고 싶은
명절 음식 1위로 뭘 꼽을런지 모르겠네
음... 아이들을 붙잡고 내 기억 속 찜갈비에 얽힌 비사 내지는 추억과 찜갈비야 말로 명절 음식의 최고봉임을 알리는
꼰대의 일장 훈시를 길게 늘어놔 봐야 할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음.. 아무래도 안되겠지? 찜갈비를
상위에 김치 조각 하나 정도로 대등하게 취급하는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소 귀에 경 읽기가 될 것만 같고..
그저 찜갈비는 여전히 내 마음속 명절 음식의 최고봉으로 나혼자서라도 길게 그리고 오래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아.. 요즘 젊은 것들은 찜갈비를 참나.. 우습게 아는거 같애 나원 참 어이없넹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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