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 종일 졸다가 깨다가.. 졸다가 깨다가.. 이거 뭐 병든 닭도 아니고 ㅡ,.ㅡ
졸음에 겨워 게슴츠레 바라보는 TV 화면에서 덩치 좋은 모 배우가 30년 단골 식당에서 돈까스를 맛있게 먹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그래서 생각난게.. 나도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십여년 단골 돈까스 가게가 있다는게 생각이 났고 바로 옷을 걸쳐 입고
출발을 했다.. 돈까스 집으로.. 십여년 전에는 허름한 한옥 집에서 운영을 하던 일명 김앤김 이라는 대부도 돈까스 유명 맛집..
한 6~7년 전에 지금의 위치 즉 대부도 입구 쪽으로 큰 빌딩을 짓고 나와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곳.
초창기 시절 돈까스 1인분에 8천원 하던 시절부터 다녔었는데 오랫만에 이제 가보니 돈까스 가격이 1인분에 1만5천원
으로 올라 있었다. 글치.. 십여년이면 머 오를만도 하지.
예나 지금이나 늘 대기인원이 많아 점심시간을 훌쩍 넘은 시각에 도착을 했음에도 대기표에 기재를 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기다리는 동안 주차장 뒷뜰에서 본 논 풍경과 파란하늘의 대비가 예뻐 보여서 한 장 찰칵.

20 분쯤 기다렸을까? 몇 자리가 한꺼번에 비는 바람에 생각보다 일찍 매장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해 고기의 두께는 다소 얇아진 느낌(?)이 들긴했는데 아무튼 지금도 여전히 혼자서 다 먹기는 부담스러운 양이
나왔다. 그야말로 추억의 옛날 돈까스 맛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정말 맛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늘상 눈에 익어 한번쯤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 했던 붉은 벽돌집 대형 카페에 들렀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눈에 띈 귀여운 곰모양의 치즈케익 하나도 추가 결제를 했다. 이렇듯 귀여운거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테디베어 케익이라는데 내 눈에는 넓적한 코로인해 돼지와 곰의 혼합 변종으로 보였다. 여기서 꼬리만 동그랗게 말린
꼬리이면 딱 돼지... 인데.... 저렇게 만들어 놓고 곰.. 테디베어라..하니 ㅡ,.ㅡ?? 좀 아리송 하긴 했었다.
그나마 접시에 누워있는 모습이 하도 웃기고 귀여워 보여 그런가보다 하고 모르는척 지나가 주긴 했는데
이제와 다시 보니. 영락없는 돼지케익... ㅡ,.ㅡ;;; 돼지건..곰이건... 치즈케익.. 맛은 있었다. 저 쪼만한게 한 개 8천원
좀 비싸서 그렇지.

카페 창 밖으로 채 익지 않은 밤나무의 밤송이들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가을의 풍경 중 보기만 해도 기분좋고 풍성한
느낌이 드는 풍경.. 즉 밤송이 한아름 달린 모습. 아, 가을이구나...
그렇게 늦은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러 차 한잔을 마신 후 집에 오니 어느덧 오후 4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한 시간 이내 짧은 거리로의 마실을 마치고 집에 오니, 쇼파에 앉자 마자 다시 스르르 무거워지는 눈꺼풀
이번엔 분명한 식곤증 증세 다시 잠을 쫓기 위해 이번에는 샤워를 했다. 미지근한 물로...
굳이 먼 곳을 찾아 떠나지 않는 집주변 어디라도 좋은 짧은 가을 나들이, 이런것도 소소한 행복일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다.
카페 매장을 나와 카페 앞뜰 저 밤나무 아래 섰을 때 혹여나 밤송이 떨어질까 두려운 마음을 안고 때맞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귀로는 나뭇잎들이 바람에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다.
사사사삭~ 하는 시차를 두고 파도처럼 밀려오던 나뭇잎 부대끼는 소리.
그 상쾌한 느낌에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 말없이 잠시 혼자 흐뭇했었다.
아.. 이런 느낌 이런 가을의 느낌은 실로 오랜만인 듯 싶어 몸으로 기억해 두고 싶어서...
그 때는 마치 나뭇잎끼리 부딪쳐 비벼 스치는 그 소리가 내 맘 속의 켜켜이 쌓인 먼지를 사사사삭~ 하고 경쾌하게
쓸어내 버리는 듯한 쾌감이 있었거덩.
바람에 부딪치는 나뭇잎 소리가 풀숲을 달리는 미지의 짐승이 내는 소리처럼 들리기도해 재미도 있었고....
그 나뭇잎 소리를 따라 몇 걸음 나무 숲 속으로 발걸음을 내민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두 개의 봉곳하게 솟은 황토
더미가 보였다. 아... 누군가의 무덤.. 이 가을 스치는 나뭇잎 소리 아래 영면에 잠긴 영혼들이 쉬고 계신 곳...
좌우 더는 숲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무덤의 입구에서.. 마치 소란을 피우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을 안고 조용히 물러나
나왔다. 그제서야 이 가을의 소리의 주인이 따로 있음을 알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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