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아스트라

작성자
vi*****
작성일
2026-09-13 15:08
조회
40

챗GPT 6, Astra

가 출시된 지도 어언 열흘이 되어간다.

그런데 출시 이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Astra의 막강한 성능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더니 사용량이 급증했고, 급기야 OpenAI는 시스템 부담을 이유로 월 200달러

짜리 Pro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나도 최근 몇몇 GPT 작업에서 속으로 느낀 바는 있었다.

‘어라? 얘 이거 종전과는 다른데? 뭔가 더 똑똑해졌는데?’

내가 당시 사용했던 것이 최신 Astra도 아니고 SOL이나 TERRA 계열이었는데도 그랬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이 있었다.

Astra를 ChatGPT Work와 Codex, 그리고 ChatGPT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출시 초기 고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현재는 월 20달러 Plus 사용자에게도 Work와 Codex를 통한 Astra

사용이 제공된다.

물론 요금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양과 상위 Astra Pro 모델 접근에는 차이가 있다.

몇몇 정보를 찾아보니 Astra가 사용하는 컴퓨팅 자원과 사용량 역시 만만치 않은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Astra의 실제 역량이 궁금했다.

그래서 몇 가지 작업을 직접 맡겨보기로 했다.

 

CLI를 벗어나 데스크톱으로

우선 ChatGPT 데스크톱 앱을 설치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데스크톱 앱이라는 게 생각보다 꽤 대단한 물건이었다.

이전 웹브라우저 기반 ChatGPT에서는 브라우저의 보안 정책 때문에 내 PC의 로컬 환경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데 여러

제약이 있었다.

그런데 데스크톱 GPT는 웹브라우저 안에서 돌아가는 서비스가 아니라 내 PC에 설치된 별개의 프로그램이다 보니,

브라우저 안에서 사용할 때보다 로컬 파일과 프로그램, 터미널 등의 작업환경과 훨씬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종래 CMD의 새까만 화면에서 Codex CLI를 띄워놓고 작업하던 상당수 과정을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뭐... 이론상은 그렇고. 실제로도 그런가? 궁금해서 본격적으로 몇 가지 프롬프트를 주고 작업을 돌려봤다.

결론적으로...

실로 Astra의 위력은 대단했다.

 

“AGI가 도착했다?”

Astra가 공개된 뒤 OpenAI 사장 Greg Brockman은 기자 브리핑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Welcome to the AGI era.”

엔비디아의 젠슨 황 역시 OpenAI에 축하를 보내면서

“AGI has arrived.”

라고 했다.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인공지능. 물론 지금의 Astra를 정말 AGI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 사실 ‘AGI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 자체도 완전히 통일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내가 직접 사용하면서 놀랐던 부분 가운데 상당수는 엄밀히 말하면 AGI 그 자체라기보다 AI의 강력한

에이전트성(agentic capability)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예전 AI는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면 그 질문에 훌륭한 답을 내놓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지금의 AI는 조금 다르다. 목표를 주면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고, 웹을 탐색하고, 파일을 확인하고, 작업 순서를

판단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른 방법을 찾고, 결과를 테스트하고 다시 수정한다.

그러니까 내가 체감한 변화는 이런 것이었다.

예전에는 AI에게 ‘질문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AI에게 ‘일을 맡긴다’는 느낌에 훨씬 가까워졌다.

이게 AGI냐 아니냐?

솔직히 나한테 그 판단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하나였다.

그래서 얘한테 실제 일을 맡기면 어디까지 해내는데?

 

사이트 주소 두 개를 던져줬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작업을 Astra에게 한번 맡겨봤다.

내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고 그 사이트에서 사용할 키네틱 모션 타이포그래픽(Kinetic Motion Typography)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참고했으면 하는 다른 사이트의 주소도 알려줬다.

“이 사이트들의 모션그래픽을 참고해서 분석하고, 내 사이트에 어울리는 결과물을 만들어줘.”

대략 이런 요청이었다.

그랬더니 Astra는 내 사이트에 접속해서 어떤 내용을 모션그래픽으로 만들 것인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동시에 내가 알려준 참고 사이트에도 들어가 그곳에서 사용된 모션그래픽 기법을 분석해서 적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불과 5분여 만에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

결과도 놀라웠다.

내가 알려준 두 사이트에서 사용된 모션그래픽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해서, 내 사이트에 어울리는 문구와 효과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거의 완벽하다 싶었다.

그런데 나한테 정말 놀라웠던 것은 단순히 “영상이 잘 나왔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내가 하던 수작업들이 몽땅 사라졌다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직접 해당 사이트에 들어간다. 필요한 부분을 찾는다.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저장한다. 그 파일을 다시 ChatGPT 브라우저 창에 업로드한다.

“여기 이 부분을 봐.”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줘.”

프롬프트를 입력한다. 결과물을 받아본다. 다시 수정한다.

뭐 이런 일련의 수동 작업을 거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사이트 주소 딱딱 알려주는 것으로 끝이었다.

지가 알아서 들어가고...

지가 알아서 보고...

지가 알아서 분석하고...

지가 알아서 적용하고...

최종 결과물까지 만들어낸다.

ㅡ,.ㅡ;;;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코딩과 배포였다

놀라운 점은 또 있었다. 웹 개발을 해서 라이브 서버에 배포할 때를 생각해보자.

통상 나는 로컬에서 먼저 실행해본다. 화면을 확인한다. 기능 테스트를 한다. 스모크 테스트를 한다.

이상이 없으면 라이브 서버에 배포한다.

그리고 코드 자체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실제 라이브 서버의 화면과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Git에 커밋하고 푸시한다.

그동안 이런 과정 중 상당 부분은 결국 사람이 눈으로 보고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Astra에게 작업을 맡겨보니 이 과정까지 달라졌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가 로컬에서 테스트를 하고...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면 라이브에 배포하고... 라이브에서 다시 스모크 테스트를 하고... 마지막으로 Git 커밋과

푸시까지... 일련의 작업을 통째로 수행해버리는 것이었다.  ㅡ,.ㅡ;;;

 

코딩은 더 잘하는데, 코딩은 더 모르게 된다

여기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Astra 이전부터 나처럼 이런 작업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해봤던 사람이라면, 화면 뒤에서 AI가 무엇을 대신하고 있는지

대충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아, 지금 로컬 서버 띄웠겠구나.”

“테스트 돌렸겠구나.”

“Git 상태 확인했겠구나.”

“라이브 서버 확인하고 있겠구나.”

그런데 이런 과정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처음부터 Astra 같은 AI에게 작업을 맡긴다면?

아마 화면 너머에서 얼마나 많은 과정이 자동으로 수행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아주 이상한 결론에 도달했다.

코딩은 더 잘하면서, 코딩에 대해서는 더 모르게 되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신기한 일이다. 뭔가 만들어내라고 하면 AI를 이용해서 기가 막히게 만들어낸다.

그런데 정작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내부 로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어떤 API가 사용됐는지, 어떤 MCP가 연결됐는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코딩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데 AI를 통해 코딩은 진짜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는 세상.

음...

이거 말이 되나?

아는 게 없다. 모른다. 그런데 잘할 수 있다. ??....

 

그렇다고 CLI가 사라질까?

그렇다고 ChatGPT 데스크톱 앱이 모든 면에서 CLI보다 좋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직접 사용해보니 재미있는 차이가 있었다. 데스크톱 앱은 여러 창과 메뉴, 정보들이 보인다.

편리하기는 한데 그만큼 조금 어수선하다. 반대로 Codex CLI는...


시커먼 화면 하나.

할 일 하나.

명령 하나.

끝.

집중력 면에서는 오히려 이 단순한 CLI 환경이 더 좋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코딩할 때는 CLI를 상당히

사용할 것 같다. 다만 작업하다가 “이건 직접 화면을 보면서 확인해야겠는데?” 싶은 순간 데스크톱 앱을 열면 된다.

두 환경이 서로 대체한다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오가게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그 새까만 DOS 화면 같은 환경에 거부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번 데스크톱 앱을 통해 Codex와 에이전트형 AI 작업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시 Saesol AI Cross Review를 만들어볼까?

나도 그래서 다시 욕심이 생겼다.

OpenAI가 제공하는 기능들을 이용해 MCP 서버를 띄워놓고, 한동안 구상해왔던 Claude와 ChatGPT의 교차검증 오케스트레이터

구현 작업을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이 강했다.

“코딩이라면 프론트엔드, 백엔드 막론하고 일단 Claude Code지.”

그런데 이번 Astra를 사용해보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특히 프론트엔드에서는 코드를 잘 작성하는 것만큼이나 실제 화면을 보고 판단하고, 브라우저에서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수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Astra의 성능과 사용자와 소통하는 방식을 보고 나니...

“어? 이 정도면 오히려 ChatGPT가 더 나은 경우도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우선 프론트엔드 작업을 ChatGPT 쪽으로 많이 돌려보고 있다.

이미지와 영상 생성까지 아우르는 ChatGPT의 특성까지 생각하면, 이미지 생성 기능이 사실상 없는 Anthropic Claude에

비해 이런 팔방미인형 AI를 찾을 이유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 같다.

 

AI에 영원한 1위는 없다

내가 얼마 전 어떤 글에서도 썼던 것 같다.

AI에 영원한 1위는 없다고.

정말 그런 것 같다.

한동안 코딩에서는 Claude가 워낙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갑자기 Astra가 나타났다.

원래 AI의 ‘원조 맛집’이라고 할 만한 OpenAI니까 언제까지나 경쟁자에게 끌려가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번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놀라웠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속도로 계속 가도 되는 걸까?

최근 뉴스를 보면 AI를 직접 개발하던 연구자들 가운데서도 발전 속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nthropic 연구자 Jacob Coxon은 회사를 떠나면서 AI 개발 경쟁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했고, AI를 만드는 사람들

가운데 실제로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AI가 인류를 파멸시킬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Anthropic의 정렬 연구 책임자인 Evan Hubinger 역시 향후 10년 안에 AI가 모든 인간을 죽일 가능성을 개인적으로

10% 이상으로 본다는 극단적으로 무거운 전망까지 내놓았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움직임이 시작됐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그레그 카사르 하원의원은 2026년 9월 Ban Artificial Superintelligence Act를 발표하면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초지능 AI의 개발을 금지하고, 연방 차원의 안전규칙이 만들어질 때까지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물론 이런 주장에 모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AI 발전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다는 반론도 당연히

존재한다.

나 역시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직접 Astra를 사용해보고 나니...

왜 이런 논쟁이 갑자기 현실의 문제가 되었는지는 조금 알 것 같았다.

 

AI는 정말 모두를 평등하게 만들까?

그리고 나는 AI의 위험이라는 것을 꼭 ‘인류 멸망’ 같은 극단적인 이야기에서만 찾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훨씬 가까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돈이다.

요즘 AI 사용료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강력한 AI일수록 엄청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자본이 풍부한 기업은 더 좋은 AI를 더 많이 사용해서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이상한 질문이 생긴다.

처음 생성형 AI가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 개인도 대기업과 비슷한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닐까?”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되었다.

나 같은 개인도 AI 몇 개를 데리고 과거라면 여러 명의 개발자가 필요했을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AI의 성능 차이가 결국 컴퓨팅 자원과 사용료의 차이가 된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다시 달라진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평준화할까?

아니면...

자본과 컴퓨팅 자원을 가진 사람의 능력을 수십 배, 수백 배 증폭시키면서 오히려 격차를 더 크게 만들까?

아직은 모르겠다.

  

어쩌면 AGI는 이렇게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Astra는 AGI인가? 나는 모르겠다. 사실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 다만 직접 사용해보고 한 가지 생각은 들었다.

어쩌면 AGI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축하합니다. 오늘부로 AGI가 완성되었습니다.” 라는 발표와 함께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제까지 사람이 하던 일 하나가 AI에게 넘어가고... 또 하나가 넘어가고...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던 AI가 어느 순간 스스로 다음 행동을 판단하기 시작하고...

우리는 그것을 편리하다고 생각하면서 점점 더 많은 일을 맡기고...

그러다가 어느 날 뒤를 돌아봤더니,

“어라? 우리가 언제부터 AI에게 질문하는 게 아니라 일을 통째로 맡기고 있었지?”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AGI가 완성된 세상은 아직 아닐지 모른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직접 경험한 오늘은...

그쪽으로 가는 어떤 경계선을 하나 넘어선 날처럼 느껴졌다.

코딩은 점점 더 잘하게 되는데... 정작 코딩은 점점 더 몰라도 되는 세상.

사람은 방법을 몰라도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고, AI는 사람이 설명하지 않은 중간 과정까지 알아서 판단하기 시작하는 세상.

참...

신기한 세상이 되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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