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하늘낚시공원

작성자
vi*****
작성일
2026-08-17 02:50
조회
64

14일 금요일..  낚시 한번 하러 갔으면 좋겠다는 아들녀석을 데리고 1박2일로 춘천 소재 하늘낚시 공원이라는 곳을 갔다.. 

하루에 2~3번 샤워를 하며 깔끔을 떠는 녀석의 요구 조건은 샤워시설이 있는 곳이라야 한다는 것이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은 물론 샤워기가 있는 곳을 찾았고..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이 곳이었다.. 

자연 형성된 저수지는 아니고 인공적으로 물을 가두고 낚시터를 만든 곳이라..  사실 양어장에서 낚시하는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는 그런 곳이긴 했다..   양어장 낚시는 내 체질이 아닌지라 내 성에는 안 차지만.. 낚시 초보인 녀석에게는 딱 안성맞춤일 수

밖에 없는 곳... 


가는 길에 길목인 가평..  자라섬엘 들렀다. 출렁다리가 있다고 해서... 


아직은 여름이라..  햇살은 뜨거웠고.. 그늘을 벗어나 뙤약볕 아래서면 자연스레 땀방울이 흘러 내렸다.  기대했던 바(?)와는

살짝 다른 너무도 튼튼한 출렁다리 모습에..   출렁감이 느껴지는 것에 비해서 출렁다리 특유의 공포심은.. 전혀 들지 않았다..


사실 출렁다리 자체 보다도 출렁다리 전망대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 나는 더 예뻤다..   때마침 하늘은 맑아 멀리 물에

비친 파란 하늘의 그림이..  물 위에도 뜬 하얀 구름이..  웬지..  나의 시적(?)감성을 일깨워주는 듯도 했었다.. 

흐르는 강물..   그 물길 위에도 열린 또 하나의 하늘이..   마치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조금은 싱거웠던(?) 출렁다리를 벗어나 차로 복귀하는 길..   녹음 짙은 수변 산책로가 있었는데..   푸른 풀과 나무.. 그리고

파란하늘, 흰구름..   이 모두가 보기에 너무 좋아.. 또 한장 사진으로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자라섬을 나와 낚시터로 향하는 길.. 중간에 남이섬이 있었고..  그 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아들녀석이 뜬금없이 눈 앞에

보이는 번지점프대를 보더니..  뛰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뛸 수 있겠냐.. 물었더니 자신있다고 하길래 그럼 뛰어 보라고.. 참고로 나는 안뛴다고.. ㅡ,.ㅡ 

같이 뛰자는 녀석에게..  이 나이에 그런 하찮은 일에 도전할 필요성을 전혀 못느끼겠노라고  혼자 뛰라고 ..싫음 말고를..

시전했다..   사실 .. 혹시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냐는 녀석의 말처럼 무섭다기 보다는 .. 귀찮음의 감정이 더 컸었다..솔직히..


점프대로 올라간 인원이 녀석을 포함 다섯 명 쯤 되었었는데..  아들놈이 가장 먼저 뛰었다...  카운트 다운 끝에 번지~! 소리가

두 번 날 때까지 뛰지 못하면 고대로 다시 내려와야 하고..환불은 되지 않지만 2주일 후 재도전은 허락된다는 사전 안내를

받았었단다..    한 번 뛰는데 45,000원인데.. 뛰지도 못하고 내려오면 돈날렸다는 구박을 받을까봐.. 매도 먼저 맞는 사람이

낫다고.. 누가 먼저 뛸까? 물어보는 교관한테 가장 먼저 손을 들고 지원을 했다 한다..  다행히 녀석은 5, 4, 3, 2, 1..끝나자마자

바로 점프를 했고..  내려와서는 떨어질 때 귓가에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진짜로 머리털 나고 처음 경험해 보는..  아플 정도로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무용담을 펼치며 한동안 너스레를 떨었다.. 

번지 점프 인증서를 받아왔는데..  이 인증서만 있으면 평생 30% 할인 대상이란다..    아들 놈이 번지점프 인증서를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마자..  친구 녀석들로 인해 댓글창이 한참 동안 시끄러웠다..   번지점프 하기 전에 시간이 남아

모터보트를 탔었는데..  가끔 물살을 타고 이 놈의 보트도 점프를 하는 통에 그 때마다 엉덩이가 아팠었는데..  모터보트의

스릴과.. 그 스릴 보다 백배는 더 큰 짜릿함이었던 번지점프의 이야기가.. 녀석의 인스타그램에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보며..  더 많이 이런 액티비티한 경험을 진작에 함께 해주지 못했음이.. 문득 미안함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도착한 낚시터..    예상대로 4~5백평 남짓한 작은 양어장(?)..   주인장에게 2대의 낚시대를 빌려  설치하고 있는 와중에

보니..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아주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수면 바로 아래에서 보였었다.. 

'아.. 이거 물반 고기반이네.. '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물고기들이 보였고..  이쯤되면 이거 뭐 도저히 못잡을래야 못잡을 수 없는

상황같은데?.. 라고 상황판단이 되었다..   초보 낚시꾼인 아들녀석에겐 짜릿한 손맛을 보기엔 더없이 안성맞춤인 장소.... 

.. 그런데 실제로도 그랬다..  떡밥을 게고.. 낚시줄을 던져넣은 지 채 30분도 안되어 아들녀석이 팔뚝만한 붕어 2마리를 건져

올렸다...   그 뒤로도 팔뚝만한 향어를 잡고.. 또 붕어를 잡고..   몇 번인가는 끌어올리다가 바늘이 빠져 놓친 녀석들도 대여섯

마리는 충분히 되었었다..   나는 내심 속으로는 이거 영 싱거운 상대들인데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기나 말기나

그 때까지 3마리를 잡아올린 아들 녀석에 비해 나는 정작.. 한 마리도 낚아 올리지 못해 .. 아빠는 낚시 해본거 맞냐는 놀림을

받고 있었다.. ㅡ,.ㅡ;;    

근데 이 유료잡이 낚시터의 물고기들이.. 정작 잡아서 가져가는 사람들보다 손맛만 보고 놓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그에 따른 경험의 결과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낚시바늘에 걸려 얌전히 따라오던 아이들이 건져내려고 뜰채만 보이면

눈이 커지더니 있는 힘을 다해 휙~하고 도망치는 모습을 정말 여러번 보았었다..  처음엔 그저 내 느낌이려니.. 했었는데..

뜰채만 갖다대면 죽을둥살둥 도망치는 녀석들을 보면서..이거 뭔가.. 있구나.. 얘네들도 뭔가를 아는가 보네.. 그러지 않고서야

.. 라는 생각을 했었다.. 



별 긴장감 없이 비교적 손쉬운 상대(?)들로 인해 잠시 낚시가 시들해 질 무렵..  저무는 하늘가로 구름이 예뻐 보여서 낚시터

주변 산책엘 나섰다..  낚시터 뒷길로 길게 이어진 시멘트 포장길이 있었는데...   맞은편 개천 너머 시멘트 길로 이어지는

부분에선 개천에 놓여진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   그 외지고 한적한 물가 .. 웅덩이 한가운데에서 마침 하얗게 서있던

백로 한마리가 우리를 보고는 황급히 날아 자리를 옮기었다..   이 음습하고 음침해 보이는 이곳에서 녀석은 무엇을 하고

있던걸까? 하고 물 속을 보니 손가락 크기만한 작은 물고기들이 많았다... '아하..  식사 중이었구나..'  살짝 미안한 마음을

안고 길 위로 올라서자..



한마리 용 같기도 하고..  붓으로 멋지게 그린 것도 같은 구름이 예쁘게 노을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 한적한 길을 걷는

시간 동안.. 한 대의 농촌트럭과.. 한 대의 택시가 지나갔다..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길래 택시가 지날까?'.. 궁금하기도 했다.

지나는 길에.. 보이는 커다란 포도밭..  사람이 살까 싶은 농막 앞에 깨끗한 SUV 차량 한대가 서있어.. 아.. 사람이 있기는

있나 보구나.. 생각은 하였지만..  눈을 크게 뜨고 둘러 보아도..  눈에 들어오는 시야의 최대한 범위 내에..  보이는 민가는 

사실.. 대여섯 채 남짓...   이거..요새는 사람 구경이 더 힘들겠구만.. 하고 걷는데 중간에..  초등학교 건물이 보였다.. 

순간 갸우뚱.. 갸웃 갸웃..  '이런 곳에 과연 초등학생이 있기나 할까??'  그런 생각 밖에 들지 않았어서... 


산책을 마치고...  밤 10시가 되자.. 밀려오는 피곤함에 고기를 잡는 열정도 다 물리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늘어지게 자고 난 다음날 아침 .. 어제 잡았던 20여수 물고기들은 모두 다시 놓아주고 일찌감치 퇴실준비를 마치고 오전 10시경..

낚시터 주인장에게 잘 놀다간다는 인사를 남기고 길을 나섰다..  전화 예약 후 첫인상부터 엄청 낯가리는 극 I 의 성격임을 

능히 짐작케 했던 주인장은 .. 좀 의외이긴 했다..  장사를 하는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얌전하다(?) 싶어서...  ㅡ,.ㅡ  

시설은 정말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고..  편의성에서도 어느 하나 부족한 점이 없는 곳이지만..  딱 개인적으로 쪼매..

껄쩍지근한 한 부분은..   너무 양어장 분위기라는 거...   ㅡ,.ㅡ 그래서 물고기들과 치열하게 수싸움을 하면서 잡히느냐 마느냐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는.. 덕분에 너무나 부족하고..  잡히고 풀려나고가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또 풀려날건데 머..하고 쉽게

낚시바늘을 삼키는 조금은 무기력하고 겁도 없는 물고기들을 상대로.. 나 혼자 거창한 전투인양 시간을 보낸듯 ..그렇게 

느껴져서..  다소 피식..하고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는 것..  그런 점이었었다...   보편 타당한 대개의 낚시꾼들이 상상

하는 것은..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그와 유사한 꿈을 꾸기 때문에...  비록 이번 출조는

내내 즐겁기는 하였으나..  칼과 화살로 맞서는 원시인들을 향해 드론과 탱크로 대적한 듯한.. 그런 싱거운 전투로.. 내내

기억될 듯 하다...  흡사 그런 기분도 들었었다.. 우리가 오기전에 주인장이 물고기들 모아놓고 교육도 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야, 너네 2번부터 14번 붕어까지는 일 이십 분에 한번씩 낚시바늘 차례로 물어주고.. 향어 너네 둘은 시간봐서 

적당히 지루해 하면 그 때 한번씩 물어줘.. 알았지?" 이렇게...  ㅡ,.ㅡ;;;


돌아오는 길 중간에 춘천박물관에 들렀다.  한 번 쯤 볼만 하다는 평들이 많았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일정 시간마다 엄청나게 큰 스크린에.. 아마도 가로길이 20여미터 높이 2미터 쯤 되어보이지 싶은데..

거기에 정기적으로 어떤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재밌는건 그 스크린까지 이르는 계단과 바닥에도 스크린 장치가 되어 

있어 바닥에서도 그림이 나온다는 사실..

이렇게...  저 계단에의 영상은 위에서 쏘는 방식이 아닌 밑에서 백라이트를 밝히는 방식인 듯..  계단을 세게 밟거나 뛰지 말라는

주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전시물 중에 3백 나한상..인지.. 5백 나한상 인지.. 하여간에..  많은 나한상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 있었다..  표정이 제각각

다르고 의복도 다르고...  장신구도 다르고...   설명문을 충실히 읽지 않고 눈으로만 보고 지난 탓에 이 많은 나한상들을 

왜 만들었다는지..  음.. 나는 알지 못한다..   



내 불자는 아니지만..  고요하고 정적이지만.. 뭔가 온화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모습에 찍은 좌불상의 모습이다...   

아들 녀석은 좌불이 만들고 있는 손가락 모양을 따라서 해보느라고 정신이 없고... ㅡ,.ㅡ 



춘천박물관을 나서서..박물관 직원이 추천해준 로컬맛집에서 옹심이칼국수를 먹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제이드 가든이라는 곳..

이 곳은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내가 혹해서 찜했던 장소였는데...   결론적으로 한여름의 방문지로서는 매력지수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는 곳.. 되시겠다..    ㅡ,.ㅡ..   왜냐면..  봄 가을과 달리.. 한여름엔 꽃이 없다...   짙게 우거진 녹음과

이끼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수목원 특유의 분위기를 띄우는데 최고의 요소인 꽃..이 없다시피 하다 보니까...  가든 내 산책하는

동안 영 심심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쇠그물로 만들어진 녹슨 말의 모습..  아마도 봄 가을이면 이 말 자체도 뭔가  담쟁이 넝쿨같은 그런걸로 또는 꽃으로 초록초록

하게 덮여있었을 법 싶은데...   



산책길을 따라 오르는 중에..  유일하게 동화적 풍경을 보여주던 장소였다..   간밤에 내렸던 비 탓에..  조금은 습하고 후덥지근

한 숲속 한가운데에..  마치 일곱난장이들의 집으로 이르는 길 같은 느낌이 드는..  많은 전등들... 

인공적인 실내가 아닌..  자연이라는 야외에 백열전구가 걸린 모습은  동화적 상상을 하기에 충분할만큼 충분히 예뻐보였다..



산책로 중간에 작은 매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서 팔던 다람쥐빵(3,000원)이다.   안에 뭔가 앙꼬가 들긴 했는데...

내 입맛에는 달기만 하지 별로 였는데.. 아들놈은 맛있노라고 엄지 척...    애들 입맛에 맛는 빵...이었던듯 싶다..


내가 인터넷에서 보고 '어랏? 예쁘네?' 혹하게 되었던 예쁜 포토존 장소가 바로 여기였다..   평소에는 야외 예식장으로 쓰이는

장소이기도 하더라...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볼 때는 뭔가 성같고.. 좀더 그럴듯한 장소를 상상했었는데..   내 생각과 약간

미스매치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예쁘다고 사진을 찍고.. 문득 보니..  이 제이드 가든 윗쪽 산쪽으로 뭔가 엄청 크고 깔끔한

건물과 시설들이 보였다..   저 곳은 뭐하는 곳일까? 알 수는 없었지만..  매표소에서 티켓구입을 하고 찍힌 티켓의 발행처가

한화그룹 계열이었던 것으로 보아...  한화그룹의 필요에 의한 시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었었다..   어쩌면 오너 일가를 

위한 별장이 아닐까..싶기도 하고...  (찾아보니.. 골프장 클럽하우스 건물이라 한다..)  

아무튼 제이드 가든을 끝으로 본격적인 귀가길에 올랐는데...   가다 보니.. 내가 지금 달리고 있는 이 길. .즉, 서울로 향하는 길

반대편.. 중앙선 너머 차량의 정체 행렬은...  안녕히가세요 강원도.. 팻말에서부터 춘천으로 향하는 서울 인접 톨게이트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서울에서 춘천까지 이르는 근 100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고속도로가 주차장

이나 다름없던 상황...  월요일까지 연휴인 탓에 길을 나선 사람들이 엄청 많구나.. 짐작은 되었지만...  내 평소 지론대로..

평일에 출발해 나와 토요일에 귀가하는 흐름이 진짜 탁월한 선택이구나 다시 한번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흡사 명절 귀성길 정체와도 같았었는데..  그 사람들..  날이 바뀌기 전에 춘천이든 .. 목적지에 도착은 잘 했나들 모르겠다...

ㅡ,.ㅡ  

아.. 근데.. 이번에 1박2일을 움직여 보고 절실히 느낀게 있다.. 역시 여행이든 뭐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돌아다녀야 한다는

것...   다리 떨릴 때 돌아다니지 말고 가슴 떨릴 때 돌아다니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명언이다.. 생각이 들었다.

.. 집에 도착한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밥먹는 중간 시간 빼고.. 진짜 그 나머지 시간들은 정말로.. 시체처럼

잠을 잤다..  자도 자도 피곤해서....  ㅡ,.ㅡ;;; ..반면에.. 젊은 아들놈은 쌩쌩했었다..  쩝...   나이들면 노는 것도 힘에 부친다..

문득 생각나는 노래..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ㅡ,.ㅡ  정말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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