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싸구려 만년필

작성자
vi*****
작성일
2026-07-21 10:42
조회
35



쿠팡에서 싸구려 만년필을 하나 샀다..  단돈 13,000원...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내 맘에는 쏙.. 들었다. 플라스틱 펜이거니 했었는데.. 묵직한 쇠로 만든 만년필..  응? 뭐야? 만듦새가

괜찮은데? 하고 달려있는 잉크컨버터를 빼고 함께 온 잉크 카트리지를 끼웠다. 

노트를 펴고 글씨를 적어보니... 왠일로 생각보다 부드럽게 끊김없이 잘 써지고.. 만년필 특유의 서걱 서걱 대는 느낌이 좋았다..

'그래..이거지..'  나름 혼자 만족스러워 종이 한 장 끝까지 이것저것 글씨를 써 보았다.. 속담도 쓰고.. 노래 가사도 쓰고...

내 이름으로 싸인도 해보고...   음..  10개의 카트리지가 서비스로 달려왔으니 이 정도면 1년?.. 이상은 무난하게 쓰겠다..싶다.

자그맣고 날렵한 양은 철제(?) 보관 케이스도 왔는데..  역시나 싸구려 케이스 임에도 나는 마음에 들었다..  가볍고.. 생각보다

튼튼해 보여서..  

만년필 케이스 통째로 가방에 넣고 사무실에 출근해서는 매일 한 페이지씩..  글씨를 써 보고 있다.. 만년필이 부드럽게 잘 

써진다고 해서 글씨 모양이 예뻐지는 것은 아니지만..  딱.. 초딩 글씨같은 내 글씨가.. 왠일로 예뻐보인다.. 

글씨를 이렇게도 적어보고 저렇게도 적어보고.. 하면서 느낀건데...  참.. 글씨라는게 그 모양을 바꾸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닌

것 같다.  오랜 세월 손 끝에 묻어 있는 습관이 한 자 한 자 정서를 하면서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휙~.. 글씨를 날리고...

아.. 그래 ..내 글씨가 원래 이렇지.. 싶게.. 금방 그 본 모습을 드러내게 만들고야 만다..  ㅡ,.ㅡ;; 


오랜세월... 글씨가 악필이라는 핸디캡에 시달린 고정 관념이..  방금 쓴  글씨를 다시 보면서.. 또 다시 자괴감에 빠지게도 한다.

'이런 닝기리..  글씨가 참....'

문득, 가만히 생각해 본다. 미래에는 저절로 글씨가 잘 써지는 만년필이.. 볼펜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하고... 

손만 갖다대면 저절로 글씨가 써지는데.. 한석봉 부럽지 않은 명필로 써지는 그런 펜이 나오지 않을까?  

그 때가 되면 아무리 고가에 판매가 된다 해도...음..  나는 그런 펜 하나 구입하고 싶은데?...   잡고만 있으면 저절로 명필이

되는 펜...  음.. 쓸데없기도 하고.. 불가능한 상상을  했네...  ㅡ,.ㅡ



요즘이.. 상반기 6개월의 사업실적을 신고하는 달이다 보니.. 참..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한다.. 주로 사업자와의

대화에서 발생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참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다.. 

두 가지 업종을 병행하는 사업자인데.. 한 업종은 수익과 비용이 발생하고 있었고..  다른 업종은 비용은 발생하는데 수익 측정이

안되어.. 연락을 했다..   "사장님 ..어쩌구 저쩌구.. 이거 뭐에요?"  "아..그거..제가 이렇게 저렇게 해서 받는거요~"

"아.. 그럼 이 비용에 대응하는 수익을 계상해야 되요~ 과세관청에 포착되는 증빙이 없다고 해서.. 이대로 비용만 계상하고 그냥

지나가면 나중에 큰 일 날 수 있어요~"  ... 대충 설명을 하고.. 그에 따라 늘어나는 납부금액이 얼마 얼마다.. 라고 얘기를 하자..

뭐.. 어쩌고 저쩌고...  세금 내느라 등골이 휜다는 둥.. 빠진다는 둥..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내가 내 돈 받으려고 이러는거 아니지 않냐..   정 그러면 네가 원하는대로 그냥 그렇게 하겠다만은.. 나중에

책임질 수 있겠니?..  라는 식으로 어르고 달래서..  일정 금액 신고에 반영하는 것으로 일단락을 지었다.. 


통화를 끊고나니..  살짝.. 불쾌감이 밀려 온다..  씨바..  결국엔 나중에 저 잘못될까봐.. 정도를 걷자..고 권고한 것 뿐인데... 

세금이 많니 어쩌니 불평을 왜 나 한테 늘어놓는지...   에휴..씨바 내가 참자..하고 좋게 좋게 어르고 달래고 해서 종결은 

지었다만...    세상 살기가 어렵다보니.. 별 놈이 다 있네 싶다... 

세금..  아직도 사람들의 인식은 그냥 뺏기는 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국가예산에 반영되어서 사회기반사업과.. 국민을

위한 복지 정책에.. 어쩌구 저쩌구는..  이미 안중에도 없다..  실질적으로 크건 작건 그 혜택을 양으로 음으로.. 받고 있으면서도..

정작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어떻게든 움켜 잡으려고만 하는 것이다..    한 국가의 국민의식과 그 수준은..  절대적으로

납세 의식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  아무리 케이팝이 어떻고.. 반도체 수출이 어떻고...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네 마네..  떠드는 것과 상관없이..  아직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납세의식은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허긴.. 아직도 내 직업을 세금을 줄이는 자.. 로 이해하고 있는 무리들이 있는걸 뭐... ㅡ,.ㅡ;;; 

그런 사람들을 대할 때 마다 나는 자신있게 얘기한다..  세금을 줄이는 사람이 아니고 정확하게 계산을 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ㅡ,.ㅡ

그나저나.. 돈 만원짜리 싸구려 만년필인데.. 눈 앞에 두고 보니..  거 괜히 기분이 좋고.. 흐뭇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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