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요즘 아이들..

작성자
vi*****
작성일
2024-08-24 16:25
조회
1309

소위 말하는 '라떼'..와는 확연히 다르다..

오늘 아들놈하고 목욕탕에서 들은 얘기 중에..   중학교 1학년 때..  반에서 어느 키큰 여학생이 아들넘에게 고백을 했더란다..   그러나 이 녀석은 지 동성친구들하고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노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던터라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었다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수업 시간 중... 뭔 자작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애절한 비련의 싯구를 발표했었다고... ^^;;;;    아들넘은 내 얘기 아닐꺼야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애써 태연한 척 하는데..  일제히 쏠리는 여자아이들의 눈동자에 적지않이 당황을 했었다 한다..    난감하고..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 모르겠던 시간이 지나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아들넘도 행동하고..  그 아이도 여전히 별일 없었다는 듯이 말도 걸어오고..  그래서.. 그냥 무난히 한 학년을 마치고 서로 2학년이 되면서 반이 갈렸다 한다..   아들넘이야.. 별 생각없이.. 자연스레 잊고  마찬가지로 또래 넘들과 개구진 하루 하루를 보냈었는데... 

3학년이 된.. 올 해... 그 때의 그 아이와 같은 반이 되었단다.. 그것도 바로 뒷자리로..

안그래도 키가 컸던 아이가 반뼘 쯤은 더 커져서 몇 센치 빠진 6척에 이르렀다는데..

어느날 아들넘에게 물어보더란다.

"OO아~..  남자들은 화장 진한 여자 좋아해? 화장 연한 여자 좋아해?"

"예쁜 여자 좋아해~"

"췟.. 꺼져~"

그리고 또 며칠 후

"OO아.. 나는 어떤거 같아? 화장이 진한거 같아? 연한거 같아?"

"그걸 몰라서 물어? 그냥 딱 보면 알잖아~ 진한거~"

"화장.. 진하면 안좋...나?"

"당연하지.. 학생이 화장을 해도 연하게 해야쥐~~"

"췟.. 꺼져~"

대충 이랬다하며..   아무래도 걔가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한 구석이 있다고 말하는 아들넘 얘기를 들으며...  

요즘 아이들...  어찌나 귀엽고 웃기던지.. 혼자서 한참을 웃었더랬다... 

확실히 예나 지금이나 또래 남자아이들에 비해서 여자아이들이 조숙한 경향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근데.. 다만.. 조금 변한게 있다면 요즘의 여자 아이들은 직설적이고 자신의 의사표현이 명확하다는 거... 그리고 적극적..이라는거....  

"야~  걔 몇 센치만 더 크면 모델해도 되겠다~ 혹시 모르잖아? 친하게 지내~"

"모델도 얼굴이 예뻐야 하는거에요"

"아니야~ 모델은 단순히 예쁘고 말고 보다 개성이야 개성~..  조금만 더 커봐라.. 그 땐 걔가 너 거들떠 보지도 않을껄? " 

"지금부터 그랬으면 좋겠네요~" 

ㅡ,.ㅡ;;;; 

그래도 얘기를 듣다보니.. 요즘 아이들의 그런 모습들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했다..  인생에 다시 없을 10대의 시절에 저렇듯..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고민과 에피소드로 하루 하루를 유쾌하게 보내는 모습이 어찌나 깜찍하게만 보이던지...  내용과 결과야 어찌 되었듯 저렇게 알콩달콩한 고민들로만 투닥투닥 할 수 있는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내게는 그냥 한폭의 알록달록한 예쁜 그림처럼 보이기만 했다..

"야.. 그래도 섭섭하게 하지 말고 말이라도 친절하게 잘 대해주고 그래.. 옛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그랬어~ 짜샤~" 

"걔가 말 걸어오면 대답 잘 해줘요 나는..." 

이성에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철딱서니 없는 사내놈 하나...  또래보다 조숙해 조금 이르게 이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여자아이 하나...    맞부딪 칠 손바닥이 되지 못한 이 언밸런스한 소년, 소녀기를 지나.. 훗날..  장성한 청춘이  되었을 때...  지금의 이 아이들은 이 때를 어떻게 추억할런지..    둘 중에 누가 먼저 이불킥을 하게 될런지... 알 수는 없지만...   이 또한 지나가는 청춘의 한 장 임을...  깨닫는 때를 맞이하게 되겠지...   그 때가 되면.. 이 아이들도..  아.. 그 때가 좋았지.. 하는 그런 순간을 느끼게 될런지도.. 모르지...     앙증맞은 인형처럼 귀여운 이 아이들의 한 때가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혼자 큭큭 웃었다..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아이들...  아공 너무 예쁘다...  

근데  사람이란.. 커 가면서..  때묻고.. 순수함을 잃고 그렇게 살아가게 되는가 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가끔 참석하던 중학교 동창회.. 가 생각이 났다...

남녀공학을 나온 관계로..  동창회에 가면..  으레 시끄러운 동창들을 여럿 만나게 됬었는데..   시끄러운 놈들의 90%는 여자 동창생들이었다. ㅡ,.ㅡ;;;  

나이가 드니 남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한지..  목소리도.. 입담도 걸걸하니..   암수구분이 안되는 난장판.. 딱 그랬다..   이 새끼 저 새끼.. 나아가 들으면 깜짝놀랄 육두문자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이제는 세월이 흘러 일명 돌싱들도 많다 보니..  가만히 듣기 무안한 19금 텔링 스토리도 거침없이 나오고....   희한한 것이...  주로 여자애였던 애들이 저런 이야기를 주도하더라구..  ㅡ,.ㅡ;;;  

- 동창회의 목적 - ...    남녀 돌싱들이 섞여있고.. 개중엔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넘들도 있다보니...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이건 머..  요즘 케이블티비에서 많이 보이는 짝짓기 프로그램처럼..  그런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였더랬다..    사실.. 내가 동창회에 몇 번 나가보고.. 그 후로 나가지 않은 이유가..  저런 모습들 보기가 남사스러워서 였었다..   동창회의 목적이..  학창시절을 함께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공감하고.. 살아온 세월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또 학창시절의 은사님을 추억하거나.. 아님.. 학창시절의 미친개 선생을 함께 안주삼는 머.. 그런걸 예상했다면..  오판도 아주 큰 오판이더라구...  

단언컨데.. 세상 모든 동창회의 목적은 짝짓기다..  적어도 나서서 동창회를 주도하는 몇몇 세력들은 100%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요즘은 연락오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  으레 동창회에 안나오는 애로 낙인 찍힌 듯 하지만..  아주 가끔..  언제 어디서 동창회가 있다고 나오지 않을래냐고 누군가 물어오면 늘 없던 약속을 즉흥적으로 대답하곤 했는데...   

머릿속 동창회와 현실의 동창회의 괴리가 너무 커서...  이제는 동창회..라는 단어도 그저 사전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단어로 ..  각인되어 가는 것 같다.. 

요즘.. 강원도 양양에 놀러가는 사람은 무조건 거르라는 말이 있던데..   동창회도 마찬가지다...   몰라.. 나와 내 주변인들만 불순하고.. 음흉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내게는 동창회의 추억이 꽤나..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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