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세차장..

작성자
vi*****
작성일
2026-03-06 13:52
조회
191

어제..  오랫만에 세차장엘 갔다.. 손세차장으로..

"안녕하세요? 세차 좀 맡기려구요~"

"아.. 오늘 영업 접었어요.. 좀 있다 비온데요 다음주에 오세요~"

"아..  네?.. 그래요?.."

"네, 그래서 저도 지금 문닫을라고 그래요. 다음주에 오세요 다음주에~"

"아하..네 알겠습니다~~"


그러더니.. 아닌게 아니라 한 두 시간 후 부터 진짜 비가 왔다..  저녁 내 비는 내렸고..   양심적인 세차장 사장님 덕분에 세차비 5만원 굳었다..

근데 가면서 보니 옆 다른 세차장에는 세차하는 차들이 즐비하던데....    그 곳들은 이 사장님 처럼 일기예보는 안보시고들 계셨나 보다... 

비오는 날 세차하는 거 만큼 돈 아까운게 ..잘 없긴하다.   

10여년 전..  손세차장에 차를 맡기고..  다 끝나갈 무렵부터 비가 왔다.. 그날은 또 평소와 다르게 추가금을 내고 왁스칠까지 부탁했었는데... 

세차하시던 분들도 오잉? 싶으셨는지..  내리는 비에 어이가 없으셨는지 차를 닦다 말고 나를 보고 .. 웃으셨었다..     ㅡ,.ㅡ;;  

그렇게 비오는 날 세차해 본 기억은 그 날 말고도 여러번 있기는 했다....  셀프세차를 하고 나와 뿌듯하게 반짝거리는 본넷을 보며 달리는 

와중에 후두두둑~  소나기가 오기도 했었고...  

근데 뭐.. 비오는 날 세차했다 한들.. 완전 무의미하다고 만은 할 수 없는게... 세차를 하고 나서 비를 맞으면.. 그나마 덜 지저분해지니까... 그렇게

위안을 삼을 뿐이다...  잠깐 깨끗하고 내리는 비에 다시 얼룩덜룩해진 상태로 ..   그렇게 또 타고나닌다..  세차한 효과 ...1도 ..없이.... 

어제는 '진짜 비오네? 오~ 세차장 사장님 덕분에 돈 굳었다 아싸~'  이런 생각을 하며 차를 달렸다...  


늦은 밤 10시 무렵.. 서울에 친하게 지내는 동생 뻘 회계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밤늦게 죄송하지만.. 어쩌고 저쩌고.. 내용을 보아하니.. 

자기 밑에 여직원이 3일까지 제출했어야 할 지급조서 전자제출을 누락하였더라고...   어찌했으면 좋으냐는....   

"이자, 배당? ...응 가산세가 얼만데? .. 머?.. 아.. 5백만원?  OO씨가 내~  돈 많잖아~~ "   잠시 후..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아..뇨..제가 돈 많으면 .. 이러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무슨 돈이 많다고.. ㅜㅜ"

"설마...  2년전인가? 3년전인가? 그 때도 누락했던 모 여직원...   이번엔 그 여직원 아니....지? "

"에... 아.. 그러..니까...  네, 맞아요 그 때 그 여직원..ㅎㅎㅎ"

"뭐? 아...ㅋㅋㅋ  에구...   거..머 방법있나...   쫒아가서 담당자님께 넙죽 엎드리고 서면제출로 처리해달라고 읍소해~ ..  그 정도는 해줄꺼야~
아주 제출을 안하겠다는것도 아니고.. 그깟 가산세 몇 푼 더 받아서 뭐하겠다고....  내가 뭐 어떻게 도와줄 방법은.. 없네...   그 쪽 지역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

"아.. 아녜요.. 지금 말씀만으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내일 바로 쫒아가서 담당자 뵙고 부탁을 드려 볼께요.. 그거면 됐죠~"

"그래~  그 정도는 야박하게 안된다고 .. 그러지는 않을꺼야..  나는 그 보다 더한 것들도 다 받아주고 그랬었어~"

"아 네~감사합니다. 내일 거기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 얼굴이나 뵙죠 잠깐 들를께요~"

"그래 그래 내일 봐~" 


전화를 끊고 문득 생각하니..  20여년전..  내가 현직에 있을 때.. 관내 큰 모업체에서.. 경리담당이 이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 신랑이었는데.. 

이와 같은 내용으로 제출을 누락했었어서..   회사 전무와 득달같이 달려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입사한 지 6개월도 안된 신규직원이라고....

가산세율 자체가 낮긴 했지만..  제출금액 자체가 엄청난 고액이었어서..   금액이 컸다..  당시 금액으로 1억여원이 훌쩍 넘어가는 금액이었으니까

회사에서 얼마나 닦였는지..  고개도 못들고 얼굴이 벌게 져서는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젊은 청년 하나와...  어떻게 안되겠냐고... 상기된 표정으로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연로하신 전무님...   두 사람 모두 너무 딱해 보여서...  계장님께 말씀을 드렸었다..

저기 쟤네들 보이시죠? 그니까.. 이차 저차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어서 오늘 부랴부랴 쫒아 온건데요...   아  글쎄...  입사한지 6개월도 안지났고.. .. 결혼한 지.. 어쩌고 저쩌고...   이거 가산세 나가면..   쟤 바로 퇴사는 커녕... 어쩌고 저쩌고..   그렇데요 글쎄...

듣고 계시던 계장님이 피식.. 웃으시더니..  "그래.. 봐줘.. OO반장이 입력해주면 되잖아?..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머.." 

흔쾌히 그러자 해주신 계장님 덕분에 .. 알았다고 서류 주고가시라고..  연신 고맙다고 굽신..하는 두 사람을 돌려보냈다... 

그 일 이후... 전무님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전화 한 통 왔었고..   그 죽을 죄를 지은거 마냥 다 죽어가던 신입 담당자로 부턴 연락 한 통이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젊은 신입의 실수가 아니었을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왜 사람이 인지상정이라고...  그 정도로 

미안하고 고마운 일 같았으면.. 하다못해 빈말이라도 담당자가 전화 한 통이라도 했겠지..  전화 한통 없는거로 봐서..  내 느낌엔.. '아... 얘 실수가

아니었구나...  내부에 누군가 지보다 고참 직원이 실수한건데..지가 신입이라는 사유로 뒤집어 쓰고 억울하게 끌려온거 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초보이고.. 어리숙하고.. 아직은 미숙한 신입이 실수한거다..그러면 .. 마음이 좀 누그러지고.. 측은지심이 들고..

머.. 그러는게 있으니까...   근데 그런 점을 악용이라면 악용했다고 보이는  그 전무님 이하  나머지 직원들에 대해선.. 사알짝..  불쾌감이 들기도

했었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할 것이지..  애꿎은 젊은 직원 하나..  병신 만들어?.. 이런 생각이 들었어서....  


어쨌거나 어제의 통화를 듣고.. 불현듯..   까마득한 오래전의 그 날 그 일이 떠올랐었다..   그 때가 2004년 이니까... 헐 벌써..  22년 전이네... 

지금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르고 나면.. 마치 어제 겪었던 일 마냥 기억에서 다시 새롭게 각인되고는 한다.. 

어디가서 누구에게 "있잖아.. 어제 그런 일이 있었어~" 라고 말을 꺼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지나고 나서.. 이제와 다시 생각해 봐도...  그 때의 나나.. 그 때의 계장님이나...  참 잘한 일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은 베풀 수 있는

자리에 있을 때에는 너그럽고 여유롭게 베푸는게 맞는거다.. 라는 생각과 함께...  

음.. 근데 지금의 나는?...  음... 나는...음...   그 때 많이 베풀었으니까..  나는 지금은 안베풀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머 베풀만한 지위나 자리에

있지도 못하거니와 .. 머.. 그럴 꺼리도 없고..  ㅡ,.ㅡ;;; 

 

충정도 모 관서에서 볼 일을 보고 올라가는 길에 들르마 ..했던 OO씨가 3시 반 넘어 사무실에 도착을 했다...    갔었던 일은 잘 해결되었다고.. 

그래..다행이네.. 그래 그 정도는 해줘야지.. 잘 될 줄 알았어~  라고 하자.. 요즘 안그런 곳도 있더라고...  작년에 모 회계사는 그런 문제된 건이 있

어서 상당한 금액을 .. 손해를 보았노라고...  ㅡ..ㅡ ...   음 .. 그래?..헐...    

그건 그렇고.. 응당 빈 손으로 왔어야 할 친구가..  와인 두 병을 사들고 왔다..  "응? 뭐야 이거? 와인?..  나 술 안먹잖아~

OO씨 도로 가져가 이거~~" 하자..  또 깔깔대고 뒤로 넘어간다.. 

"와...인...   꼭 마실 필요는 없구요.. 머 요리할 때나... 머.. ㅎㅎㅎ"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늘에서야 정확한 나이를 물어봤다.. 

아하 40초.. 였구나... 

아니 왜 나이는 그렇게나 기억을 잘 못하시나요..라고 묻는데..  내가 생각해도.. 나는 남 나이는 잘 기억을 못한다...  ㅡ,.ㅡ;;;  

왜 그런가 모르겠다.. 나이는 들어도 까먹고 들어도 까먹고...  (궁금해서 Ai에게 물어보니까.. 그 간의 직업적 특성에 기인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주민등록번호 처럼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숫자는 잘 기억하는데.. 나이는 어차피 내년이면 또 변하니까.. 무의식 중에 뇌가

기억 저장에 투자를 안하는거라고.. ㅡ,.ㅡ;;  .. 아 그렇구나.. 나도 몰랐던 나의 특성을 Ai가 찾아줬다 )

요즘 부쩍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는 Ai관련으로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이 친구가 도착해야 할 곳이 서울인지라 퇴근시간과 맞물리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이제 가보라고 등을 떠밀고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항상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넘치는 친구인지라.. 

이 친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났음에도..  피곤에 지쳤던 내 마음에도 다시금 활력이 도는 것 같았다..    항상 긍정적인 친구는 언제 보아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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