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노오란 밤..night..

작성자
vi*****
작성일
2025-11-28 11:45
조회
246

약속된 시간보다 십여 분 쯤 이른 시각..   예약이 되어 있다는 횟집에 들어섰다..   "6시 반 아무개 예약자요~".. 응대직원이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네? 그런 예약자명이 없는데요?" 한다..  ㅡ,.ㅡ  

해서 알아보니..  예약했던 친구가 네이땡으로 예약을 하면서 예약 확정을 확인하지 않아 자동 취소 되었던 것...   이런..닝기리...  

..."이차저차... 어쩌구 저쩌구.. 알았다~ 전화 끊어봐 이 근처에 알아보지 머~"  하고 몇 군데 식당을 돌아다녔는데...  경기가 불황이라는 소리에

무색하게 업장마다 빈 자리가 없다..  겨우 가까스로 당초 약속했던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빈자리가 많은 곳이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톡을 돌렸다..   이윽고 하나 둘 예정됐던 인원들이 도착을 하고..  음식을 시키고..  술 한잔 주고 받는 사이...  "어? 여기도 괜찮은데? 맛있는데?"

.. 그 중에 한 명은 "나 사실 처음 잡았던 장소 별로였어~ 시끄럽기만 하고 맛도 별로고..."   나도 "그러게 여기 괜찮네.. 갑자기 온 곳이긴한데도.."

하자.. 나랑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하는 남주녀석이..  "어... 이거 OO형이 일부러 저기 취소시키고 여기 잡은거 아냐?.. 여기랑 모종의 이해관계가

있는거 아냐? 한다..   사람들은 빵~ 터져 웃고...  예약불찰로 살짝 기가죽어 기어들어가던 영식이 녀석은 비로소..  "아.. 그쵸?  제가 예약 한두번

해본 것도 아닌데.. 뭔가 좀 이상하다 했어요~" 너스레를 떨며 웃는다...    

1년 만에 사당에서 만난 인연들과.. 서로의 근황을 묻고..  고민을 듣고...  때론 알고 있어도 쓸모는 없는 잡담을 나누고...   

 

당초 몸이 아파 못 올 것 같다던 남주 녀석은..  내가 지하철 타고 올라가고 있는 동안 전화를 걸어왔었다..  몸 상태가 안좋아 못갈 것 같다고...

이 상태로 모임에 갔다가는 죽을 것 같다고...   ㅡ,.ㅡ 

"그래? 어디가 안좋은데?..   아.. 그렇구나.. 아하...  음.. 글쿤...   근데.. 안오면 내손에 죽어~..  그냥 와서 죽어~" ㅡ,.ㅡ+

그랬었는데...  못오겠거니.. 했었는데.. 꾸역꾸역 모임에 나왔다..   그간 몸이 아팠던 이유를 병원에서도 모른다고 한다.. 다만, 지나친 과로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야~ 건강관리 잘해.. 아무리 돈이 좋아도 요단강 건너가면 아무 소용없는거야~ 그리고 쓸데없이 지금 죽어서

부고장 날리지 말고.. 나 돈 없다~"  하자 녀석이 "형 나 죽으면 조의금 얼마 할라고 그랬어?'..  "글..쎄..?..  지금 형편이라면.. 한.. 17,850원 정도?"

"아니 뭔...  백만원 정도는 해야지~"  ㅡ,.ㅡ...    "너...  무슨 병이었는지 나는 알겠다~...  너 정신병같애~"  " 아놔~ ##$%%%~~"

  

문득 영식이가 그랬다..  여기 계신 형님들이 지가 처음 입사해서 봤을 때는 너무나 어렵고 대단해 보여서..  대하기가 편하지 않아 힘들었었다고..

음.. 그래?.. 가만히 듣자하니.. 이런 소리겠거니 싶어서 옆에 앉은 창호회계사한테 넌지시 얘기를 했다..  "그렇게 어려워 보였었는데... 지금 지가

그때의 우리 나이가 되고 보니.. 머 별거 아니었네..  지금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뭘... 괜히 쫄았었네... 이런 소리 같다고..." 

"맞아 맞아 형.. 내가 듣기에도 그렇게 들리네~"  ..   두 손으로 크게 손사래를 치며 극구 아니라고 당황해 하며 웃는 영식의 얼굴이 보였다... 

오늘의 모임에서 가장 큰 희소식을 들고 온게.. 바로 영식씨였다..   법인을 세우고..크게 사세를 확장했으며 조만간 대표이사 자리에도 앉게

된다고..   워낙에 성격도 좋고.. 실력도 있지만 ..  붙임성이 좋은 친구라 잘되는게 당연한 친구...    나하곤 내 오랜옛날 근무지가 고향인 관계로

친해졌던 친구..    난 사실 이 친구의 나이를 모른다.. 몇 번 들었지만 몇 번 까먹어서.. 지금도 나보다 몇 살이 어린가...  모르고 있다.. ㅡ,.ㅡ;;

이렇게 사회에서 만나 친해지게 된 친구들하고는...   생각해 보면 서로의 나이를 속속들이 알고 있을 필요가... 사실 별로 없다...   대충 크게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의 구분만 잘 하고 있으면 그만...  

어림짐작으로는 한 15년? 16년? 쯤 차이나지.. 싶은데...   잘 모르겠다...   ㅡ,.ㅡ..   나이가 중요하지 않은 사회적 관계이다 보니....

 

그렇게 웃고 떠들며 몇 시간이 지나고..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닌 남주가 한 시간 정도 먼저 귀가를 하고...  우리 나머지들도.. 집이 먼 나 먼저

일어나보겠다 했는데.. 다들 같이 일어나..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 중간 누군가 내게 물었다 "형~ 사당 보다 더 위로 올라오면 안돼?" ..  "응? 안돼긴 왜 안돼?  되지~" 

"그럼 4호선 라인 기준 올라올 수 있는 최북단이 어디여?" ...  "음..  종점이 당고개 아닌가? 당고개사이 어디든 돼~~" 

"음.. 어째.. 만일 충무로, 서울역.. 머 이래 버리면 안올라올려고 그러는거 아냐?" 

"에헤이~ 무슨..  온다니까..  사당이나 거기나 머...  ㅡ,.ㅡ" ...  (음..  사실 내심의 의사는 그런 의사가 없지 않아 있었는데..  현장에서 바로 딱

걸려버린 듯 하다.. 이것들이 눈치는 빨라 가지고... ㅡ,.ㅡ++)

아무튼 다음 만남은 몇 달 후가 될지 1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지하철 역사 안에서 2호선 인원과 4호선 인원으로

나눠지며 작별 인사를 했다..  

밤 10시 15분...  평소 같으면 누워 잘 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을 기다리며 승강장에 서 있는데  눈꺼풀이 무겁게..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늦은 밤에도 이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들 가는걸까??...   눈 앞에 휘청거리는 묘령의 아가씨 한 명...  보아하니 거나하게 취한 듯

한 모양새다...   비틀비틀 왔다갔다 하는 모습에..  윈도우스크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아가씨 뒤에 서 있던

대학생 쯤..보이던 남학생은 눈치를 채자마자 뒷걸음질로 두어걸음 물러나 잘은 모르지만 뭔가 스스로의 안위를 보호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출발 할 때도 바람불고 겁나 춥더니...   도착해 내려서 천변을 따라 걷는 동안에도 매서운 찬바람이 세게 불었다..   자연스럽게 움츠러들어

목을 숙이고..  땅바닥을 보며 걸었다..   제법 겨울다운 한 밤의 추위...   이런 날은 걷다가 어디 군밤, 군고구마 파는 리어카라도 만났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걷다보니 그런건 없고.. 여기 저기 보이는 무슨 무슨 커피의 노란 간판들...    2025년 어느 때 까아만 밤을

물들이는 색은 군고구마의 속살 노란색깔이 아닌..  환하게 불 밝히고 있는 커피집 매장에 걸린 노오란 간판이었다...  

  

먼 훗날 ... 지나고 나면.. 어느날.. 오늘 이 때의 정경을 또 머릿속에서 그려볼 날이 있지 않을까 모르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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