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장거리 운전길에.. 네비가 막히는 길을 피해 알려준 국도를 달렸다.. 달리다 보니.. 외암민속마을이 보이고.. 피나클랜드.. 영인산 자연
휴양림 표지판이 보이고.. 완연한 가을 덕에 제대로 단풍이 든 호젓한 1차로 국도를 따라 달리는 동안.. 자연스레 단풍구경이 절로 되었다..
차창을 열고 시원하고 상쾌한 가을 공기를 들이키니 확실히 나 사는 곳과는 공기의 냄새가 달랐다. 은근 풀냄새도 넘어 들어오고.. 가끔씩은
소키우는 냄새도 들어오고..
드라이브 코스로 여기 괜찮다 싶어서 외암 민속마을을 기억해 두었다.. 다음 번에도 위아래를 오갈 일이 있으면 중간경유지로 삼으면 좋겠다..
싶어서... 추수가 끝난 논이 보이고.. 산등성이 경사진 밭에도 한 해의 수확이 끝났음인지... 황토빛 맑은 기운이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었다
중간 중간 달리는 도로변 옆으로 싱싱하게 삐쭉 솟은 대파들이 보이고... 저 멀리 듬성 듬성 한옥과 양옥의 시골집 마당에는 꼭대기에 감 몇 개
남은 감나무와 늘어져 누운 시고르자브종들...
시골길이라 한산한데.. 가끔 농작물인 듯 가득 실은 1톤 트럭이 도로를 횡단하여 이 쪽 들에서 저 쪽 들로 넘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곤 하였다..
운전자가 노쇠한 농부이신지라.. 그 트럭의 움직임도 굼뜨기만 한데.. 지금 달리는 이 도로가 사실은 그네들이 주인이었던 길인지라..
군말없이 잠자코.. 조용히... 다 건너가실 때까지.. 그저 서서 기다릴 뿐... ㅡ,.ㅡ 트럭이 들어선 비탈길 윗쪽으로 여염집 몇 채가 눈에 들어
오긴 하는데.. 인적이 없어.. 사람사는 마을이 맞긴 한걸까?.. 갸우뚱 하게 된다.. 조용하고 ..고즈넉하고.. 좋으나.. 사람사는 활력이 빠진
그 풍경이.. 왠지.. 쓸쓸했다... 풍경에서 사람이 빠지고 없으니까.. 그렇게나 심심해 보일 수가 없네... 이 곳에서의 하루는.. 무척이나 길게만
느껴지지 않을까?... 특히나 산너머로 해가 넘어가면 일찍 찾아온 긴긴 밤에.. 심심하지는 않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ㅡ,.ㅡ
주말.. 보쌈수육과 겉절이 김치를 내 놓으라는 막내넘 성화에.. 마트에서 배추 한 포기를 2,980원에 구입하고.. 통삼겹살과 돼지앞다리살을
구입하고.. 배추를 씻어 잘라 소금에 절이고.. 수육을 삶았다..
절임시간 포함 3시간 만에 모든 것이 완료되고.. 양념이 잘 된 겉절이 김치와 고기를 내 놓으니... 눈 깜짝할 새... 게눈 감추듯 없어졌다..
헐... 이대로 두면 나는 맛도 못 보겠다 싶어.. 몇 점 집어 먹으니.. 없다... ㅡ,.ㅡ;;
이번에는 또 식혜타령.. 식혜를 만들어 달라기에 고슬고슬 살짝 덜익은 밥을 짓고.. 엿질금 팩을 넣고 보온밥솥에 식혜를 담았다.. 4시간 뒤...
설탕을 넣고 한소끔 끓여낸 식혜가.. 다 식기도 전에 녀석이 얼음을 넣어 마시더니.. 엄지 척... ㅡ,.ㅡ
이제 간편 엿질금팩을 다 썼으니.. 조만간 또 사다 놓아야겠다.. 원래 식혜는 내가 심심할 때 홀짝 홀짝 먹던 음료였는데.. 어느 틈에 이것들이
나보다 더 잘먹는 음료가 되어 버렸으니.... ㅡ,.ㅡ+ 만들어 두고.. 놓고 먹는 여유는 없어진지 오래다... 쩝....
언제부턴가 내가 아끼던 이어폰이 모습을 감췄었는데.. 온 집안을 이잡듯 뒤져도 안보여서.. 아따 모르겠다.. 언젠가 어느 구석에선가는 나오
겠지 머.. 하며 그렇게 지나온 기간이 한 7~8개월 쯤 되었는데.. 어제는 둘째아이의 침대매트를 뒤집어주던 차에.. 그 아래에서 내 이어폰이
나왔다.. @.@?? .. 이게 왜 여기서 나오지?.. 이거 말고도 머리띠부터 온갖 잡다한 물건이 소복한.. 먼지 가득한 그곳에서 이어폰을 발견했고..
순간.. 이거 이거.. 여기... 혹시.. 소소하게 물건 집어가는 요정이라도 살고 있는 장소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10원짜리 동전부터..
딱지..스티커.. 레고블록 몇 개의 부품과 작은 의자.. 슬리퍼 한짝.. 수면양말 한 짝.. ㅡ,.ㅡ?? .. 정말 요정의 살림살이라도 되는거 아닐까..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며 오랫만에 들어낸 매트 아래 먼지와 쓰레기를 싹~ 다 치우고.. 물티슈로 깨끗이 닦아 내었다...
청소하다 보니.. 문득 웃음이 났다... 둘째 아이가 뭔가가 없어졌다며 투덜 투덜 불평하던 사소한 물건들 중 일부가 그 안에서 나왔다..
생각해 보면.. 사람이 사는 공간에.. 평소 쉽게 손이 안닿는 작은 틈에.. 항상 뿌연 먼지 외에 많은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고는 하는데..
순서없이.. 뒤죽박죽인 그 쓰레기 요정의 살림살이들을 보노라면.. 이런게 왜 이곳에? 또는 진짜 신기하네 이게 왜.. 어이가 없네. 하는 물품들도
종종 보이게 된다..
어제도 청소하며 가만히 그 물건들 하나 하나를 살펴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데 있을 리가 없는 이런 물건들이 이 속에서 나왔다는건
.... 정말 엉뚱하고 기발한.. 장난끼 가득한 요정 한녀석.. 진짜로 있는게 아닐까.. 하는... 손닿지 않는 어두운 구석과 틈 사이 사이가 주로
녀석의 은신처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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