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너무 더워 낚시철이라곤 할 수 없는 시기에 충남 예산군에 있는 예당지라는 저수지로 1박 낚시 출조를 하였다.. 물 위에 뜬 원룸 하우스(?) 좌대를 예약하고.. 낚시 장비도 모두 대여 예약..
즉, 먹을꺼리만 들고 간 셈.. ㅡ,.ㅡ 낚시에 쓰일 미끼는 개별준비라 가는 길에 낚시점에 들러 떡밥을 샀다.. 운영 중인지 미심쩍었던 허름한 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행히 영업 중.. 낚시 용품점 사장님도.. 잘 모른다고 이것 저것 물어보는 내 질문에 무척이나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셨다.. 단, 지렁이는 쓰지말고 떡밥만 사용할 것을 추천해 주셨다.. 아 그래요? 그래서 그냥 떡밥만 하고... 야간에 쓸 케미 몇 개와 조그만 랜턴 하나 추가.. 도합 35,000원 결제...
점심을 먹고 12시 좀 넘어 도착하였는데.. 입실까지 2시간여가 남은 시간이었지만 상관없다고 친절하신 사장님께서 배로 태워다 주심.. 냄비와 불판, 집게, 가위 까지 무료로 대여받고 입실..


좌대에 대여받은 낚시대 하나를 펴자마자.. 수면에 비친 하늘과 구름이 너무 예뻐 사진 한 장을 찍었다. 피사체가 된 풍경이 흡사 먼 나라 어디 관광지인 양 이국적인 느낌마저 드는 사진이 예쁘게 한 장 촬영되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핸드폰을 야간촬영 모드에 두고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 아.. 요즘 핸드폰의 기능이 엄청나다.. 2~3초 쯤 움직이지 말라는 문구 이후에 찰칵~ 하는 소리를 내며 사진이 찍혔는데.. 부족한 광량 탓에 오히려 몽환적인 분위가 난다.. 멋지다..
방안에 에어컨이며 냉장고 , 전자렌지 , TV , 화장실... 다 있는데.. 내가 잠시 간과한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화장실이 있길래 당연히 세면시설과 샤워시설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없더라.. ㅡ,.ㅡ;;; 아.... 이 곳으로 오기위해 배를 탈 때.. 흔히 약수터에서 보이는 20리터 커다란 물통을 3통이나 주시는 이유를 그 때서야 알았다.. 머 일반적인 조리수와 식수, 간단한 세면용으론 부족함이 없는 분량이지만.. 이 더운날.. 한 바가지 이상 땀을 쏟고도 샤워를 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음을 미처 예약할 때는 알지 못했었다...
아무튼 기왕 입실했으니 어쩔 수 업고.... 성능 빵빵한 에어컨 아래 몸을 식혀가며 들락 날락 낚시를 하였다. 그늘 아래 가만히 있어도 .. 땀이 줄줄 흐르는.. 혹서의... 오후....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농사를 위해 물을 빼는 시기라.. 1년 중 가장 낚시가 안되는 시기라 하더니 역시나.. 입질이 시원찮다..
그래도 가끔 올라오는 블루길과 살치.. 혹가다 손바닥만한 참붕어를 잡아 실로 오랫만에 낚시대의 울림을 통해 전해오는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한 여름의 달궈진 열기는 도시의 아스팔트 위든.. 저수지의 수면 위든.. 변함없이 위력을 과시하고 .. 그에 따라 숨 막히는 더위 아래... 끊임없이 채비를 갈아끼워 물에 던져 넣는 부지런함 만큼 많은 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케미를 달고 밤낚시를 이어가던 정경... 마찬가지로 육안으로는 안보이던 풍경이 핸드폰 야간 촬영모드 아래에서는 이렇듯 초저녁 모습인 양 찍혀 나오는 게.. 무척이나 신기하다 싶었다...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이라곤.. 찌 끝에 꽂은 형광 야광 케미 3개... 카메라가 잡아낸 모습은 눈으로는 볼 수 없던 풍경.... 눈 앞에 커다른 검은 천을 두른 듯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 모습이 낮에 본 풍경과 다름없이 여전히 이런 모습으로 지금 내 눈 앞에 있구나... 시각적 정보에 너무 매몰되어서도 안되겠구나.. 대충 머 그런 사색도 해 보고....
깊은 밤.. 새벽 2시 무렵.. 마지막 잡아올린 물고기를 끝으로 입질이 뚝 끊기다 시피하자 급 밀려오는 졸음에.. 비로소 취침에 들러 갔다... 소중한 물 두 바가지 만으로 시원하게 등목을 하고...

아침이면 좀 더 나을 거라는 사장님의 말씀과는 달리 오히려 더 입질이 없다.. 살치 한 마리.. 블루길 한 마리... 가 끝이었다..
대신에.. 떠오는 태양아래..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부신 물비늘을 한동안... 넋을 잃고 감상하였다.. 떠오르는 생각도 뭣도 없이 그저 그렇게.. 반짝 반짝이며 살아있는 듯 수면에 흐르는 물비늘을 보며... 그 옛날 피리부는 사나이의 피리소리에 온마을 어린아이들이 넋을 잃고 쫒아 갔듯이.. 나의 눈도... 알록달록한 물비늘을 끝없이.. 쫓았더랬..다....

낚시하는 낮과 밤.. 내내 나의 신경을 건들였던 아이... 백로라고 한다.. 그리고 얘 친구 왜가리...
불과 20여 미터 풀 숲이나 나무 위에서 어찌나 푸드덕 거리고.. 어찌나 시끄럽게 떠들던지... 무심코 들으면 술취한 주정뱅이가 악쓰는 듯한.. 거 이상하게 흉칙하고 듣기 거슬리는 울음소리 때문에.. 줄기차게 대략난감... 이기는 했었다..
처음 알았다.. 백로와 왜가리가.. 잠도 안자고 미친놈 마냥 밤새 술주정 부리듯 떠드는 존재 라는 사실을... ㅡ,.ㅡ++
아울러.. 진화론적 입장에서 공룡들의 조상이 포유류가 아닌 조류.. 라는 사실을 백퍼 수긍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백로와 왜가리의 그 기괴한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 공룡의 조상에 관한 의구심은 싹 사라졌다...
다시 반대로.. 그 옛날 선조님들은 뭘 보고.. 고매하고.. 지조높은.. 우아한.. 그런 쪽으로 백로.. 들을 칭송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옛 시조 중에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라며 까마귀의 검은 속내에 물들기를 경계하는 내용을 쓰셨던 정몽주선생의 어머님도 계시고... 반대로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다하고 속조차 검을쏘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라며 백로를 까는 시조도 있는데.. 나는 후자가 정확히 맞다고 본다. 고려말 충신 정몽주선생님의 어머님은 백로를 잘 모르셨던 거다.. ㅡ,.ㅡ;; 백로가 얼마나 .. 양아치 같은지... 그냥 백옥같이 흰 외모만 보고... ㅡ,.ㅡ.. 하여간에 얘..백로.. 진짜.. 거품이 많이 낀 애라는 사실을 새로이 깨닫게 되었다..

새벽 2시경.. 하늘에 구름이 걷히자.. 잠시 나타난 별무리가 근사해 보여 밤하늘을 찍은 모습이다. 비록 날이 그닥 좋지는 않아서.. 자주 볼 수 있는 유성우..하나 못 보았지만..

오전 조업은 꽝이다..라는 생각에 일찌감치 퇴실을 결정하고.. 배를 부른 후.. 막간을 이용해 찍은 어제, 오늘의 조과.... 얼핏 20여수.. 붕어, 살치, 블루길.. 이 3가지종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아. 근데.. 당초 원 낚시대 끝에 매어져 있는 바늘은 1봉 9호 쯤? 되는 약간 큰 바늘.. 이 정도면 30cm급 이상 대어가 물어도 터지지 않을 수준이긴 하지만... 보아하니... 죽었다 깨어나도 이 상황에 저런 큰 바늘을 물어 줄 대어는 없을 거라는 판단에 그 보다 2단계 쯤 작은 2봉 7호 바늘로 바꿔 달았는데.. 이거 만큼은 제대로 된 판단 적중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나마 저 정도라도 잡았지.. 처음 바늘 그대로 였다면... 아마 다섯 마리도 채 못잡았을 것 같다... 물론 낚시 종료 후 퇴실시 모두 방생... (성질급한 블루길들은 이미 모두 무지개다리 건너들 가신 상태... ㅡ,.ㅡ but 블루길은 생태계교란종 지정어류로서 방생 금지 어류.. 어차피 방생시 과태료 부과 대상인 바, 생명이 끊긴 점은 안타까우나... 어쩔 수 없었음.. )

물 위에 뜬 수상 가옥 형태... 외국의 어느 수상 마을이 연상되더라...
낚시 출조 결과... 몇 번의 짜릿한 손맛은.. 기분좋은 추억이 되었고.. 햇빛에 타 벌겋게 달아오른 손과 발의 쓰라림은 남았다... 올 가을 쯤에 다시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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