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동기녀석들..

작성자
vi*****
작성일
2025-04-29 16:16
조회
437

약속했던 동기 녀석들과의 만남이 있던 저녁...    녀석들의 주활동 무대인 사무실 근처 어느 삼겹살 집에서 만났다..  

아직은 좀 이른 퇴근시간 무렵..  약속장소로 향하는 도로에는.. 벌써부터 차가 많았다..    네이버 지도를 통해 미리 살펴본 도착지까지의 예상소요

시간이...  어쩜 그리 정확한지..  네이버 지도 녀석이 내게 알려준 43분의 소요시간에서 불과 1~2분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혹시나 모를 러쉬아워 정체를 대비해 20분 쯤 먼저 출발한 덕분에 약속시간 보다 19분 쯤 빠른 6시 조금 넘어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때마침 도착해 주차 중이던 동기녀석의 차가 보이고...      짐짓 모르는 척..  주차 빨리 하라고 손을 들어 재촉하는 제스춰를

취하니..   멀리 차량 전면 유리창 너머 ...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하는 듯한 동기 녀석의 불만섞인 눈빛이 보이는 듯 했다..

잠시 후.. 이윽고 나를 알아 본 녀석이 어이없음과 반가움의 묘한 웃음이 뒤섞인 표정으로 .. 입이 근질근질한 듯... 씰룩이면서 차에서 내려

내게 다가왔다..   

"이야~~  오랫만이네~  잘 지냈어?~~" 

"야~  뭐.. 주차도 삐딱하게 하는 주제에.. 뭐 그리 버벅대?" 나도 따라 함박 웃으며 핀잔아닌 핀잔을 장난으로 던지고... 

"아, 내가 그래~ 나이를 먹으니 폭감각 거리감각도 줄어서...  ㅋㅋㅋ 미안허다.. 됐냐?"

조수석에서 내린 또 한녀석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야~ 근데 얘는 왜 하나도 안늙었냐?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대론데?" 

"아냐 아냐 많이 늙었지 머..   흰머리 봐봐~"  

"흰머리? 어디?" ㅡ,.ㅡ? ..  찬찬히 녀석을 살펴보니 옆머리에 사~알짝..  희끗희끗 새치가 보이긴 보이는데....  

"이거?..  염색한거야 너?"

"아니이~~"

"얌마~ 그럼 이런 건 흰머리라고 그러는게 아니야.. 그냥 새치지 새치~...  흰머리는 무슨 건방지게..  나봐라 짜샤~"

또  한 녀석은..  "나는 염색한거야~  안그러면 백발이라서... "

녀석을 보니..  음식점 입구 조명빛을 받아 살짝 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라? 이게 이게...   갈색으로 했네?  ..  정부미가 그래도 돼?..  야..이거 얘.. 감찰에 얘기 좀 해라.. 품위손상이라고~~"

그렇게..  으레 그 옛날 .. 교내식당 앞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와 웅성웅성 모여서서 쓸데없고 ..  실없는 농담을 나누듯.. 그렇게 한동안 

영양가 없는 뻘소리로...  서로가 서로를 희롱한 뒤...  식당  안으로 입장을 했다... 


'아.. 이 집.. 이거 언제야...  한 15년 전에도 여기서 과회식을 자주 했었는데..  그 때랑 별반 달라진게 없네... '  ..    실로 오랫만에 들어가본 내부

모습이...  참 감회가 새로웠다...  

삼겹살.. 갈비살..  그 때에 비하면 1.5배 내지는 2배 쯤..  더 가격이 오른...  그리고 가격이 바뀔때마다 바뀐 가격만 덧붙여 놓은 듯한 오래된 

메뉴판이 보이고....    자리에 앉기까지..  어렴풋한 그 옛날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서....  눈에 익은 모습.. 그 어느것을 무의식 중에 찾았다... 

우연히.. 건넌 방 좌식의자에 앉은 인원들.. 구성원들이 얼핏 눈에 들어왔었는데...     마찬가지로 전직장에서 마주친 기억이 있는 낯익으면서도

낯선 얼굴들...    다행히.. 나는 알아보는 그들이 ..   나는 알아보질 못하고...  

옆 방에 앉은 누구들도...   다가가서.. 누구 아니냐고.. 나는 아무개라고...  인사를 건네면..   아~!.. 하면서 알아 챌 것만 같은...   그런 타인 아닌

타인들과 섞여 앉은 묘한.. 오늘의 자리....   혹시나 알아볼까... 살짝 긴장의 끈을 부여잡고..   목소리를 낮췄다.. 


한 녀석은 지 말로는 승진의 마지막 마차를 힘들게 올라탔노라고..  얘기를 하였다..   오호~  이야~ 고생 많았다~  이제라도 축하한다~~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건네고...   그래도 얘보다는 나와 좀 더 친한 또 다른 녀석에게 눈길을 돌리며  물었다   "너는?" 

"아..그... 나...나는.. 그니까...."   쭈뼛쭈뼛.. 한참을 버벅이던 순진한 친구 녀석은..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예전에 술먹고 운전했던 전력...

때문에...  아마도 힘들지 않겠느냐는.... 고백을 하였다.. 

이 놈의 공장이..  저런거는 참 가혹해..   이중.. 삼중의 처벌을 주저하지 않는단 말이야... ㅡ,.ㅡ++  잠시 녀석의 입장에 빙의되어.. 이구동성...

너무한거 아니냐고..하릴없는 넋두리를 같이 하였다...  

그건 그렇고...   최근에 승진하였다는 곰탱이 녀석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진중하고.. 듬직한 모습 그대로다..  다시 한번 녀석에게 변한게

없다고.. 덕담(?)을 건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쩜 너는...  그 모습 그대로니?..   너.. 우리 학교 다닐 때..  모습이 지금 니 모습 그대로거덩?...  그 때는 니가 우리 중에 제일 노안이었는데.. 

지금은 야.. 니가 제일 동안이다 야.."

그 때도 이랬다는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며 갸우뚱 해 하는 녀석을 보며..  한층 선하게 내려 온 눈꼬리에 녀석이 그래도..  덕있는 사람으로

잘 살아왔구나..하는 모습이 보여..  참 보기에 좋았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꺾어진 중년의 아재들이 모이면.. 늘 나누는 대화..   너 아무개 아느냐..  왜 걔 있잖아.. 걔... 하면서 지난 날의 우리의 추억을

공유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이따금씩은 뜻밖의 소식에 깜짝.. 깜짝.. 놀랠 수 밖에 없기도 하였다...  

종성이형..   돌아가셨어..    황OO..  걔 암으로 수술받고 한참 고생했어..  내지는.. 아무개..   걔는 이러저러하게 지금 상황이 안좋아.. 등등...  

.... 오래전...  활기차게 강의실을 오가며.. 마치 전우같은 기분이 드는 그들과 잠깐 잠깐씩 나누었던 에피소드 들이 떠올라...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아.. 돌아가셨구나...   또는  아..  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구나...  한숨처럼 내어뱉는 소리에..  그들의 환하게 웃던 얼굴이 오버랩 되어...  

눈 앞에 놓인 맥주잔.. 소주잔이...  더 쓰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살아 있는 오랜 친구를 만날 때의 반가움...   명을 달리한 오래전 친구의 안부를 들을 때의 놀라움....      살아남은 자들의 대화 속에서 불리워지는

실로 오랫만에 불러보는 이름의 주인공들은..  이제는 세상에 없음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밤이었다... 

친했던 친구도.. 친하지는 않았던 친구도...  무릇 친구란...  각각의 그리움의 존재가 되는 존재들이구나...  깨닫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소주를 이빠이 먹고도.. 멀쩡했던 친구 한 놈과 작별 인사를 하고...   똑같이 소주를 이빠이 먹고 정신줄 놓은 친구 한 놈은 녀석의 관사로 데려다

주었다..  .. 근데 이 시키가...  사실 개띠도 아닌 녀석이..   들어가는 현관 옆 화단에 쉬야를 하는 통에..  난데없이 주위에 목격자가 있지는 않을까..

망을 보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이 쉐리..이거 딱 걸렸어...   마침 차량내 블랙박스도 녀석의 뒷모습에 꽂혀 있었겠다..   이걸 물증이랍시고 

녀석을 놀려먹을.. 껀수 하나 잡았네...   ...  근데 생각해 보니.. 이 쉐리 이거 내 친구라메?...  ㅡ,.ㅡ ...   음.. 요번 한번만 봐주기로 한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장난끼 가득한 녀석이.. 취했음에도.. 장난끼는 발동을 해서..  녀석을 내려주고 돌아가는 내 옆 창문에 대고...  "데려 ㄷ ㅏ 주셔

ㅅ ㅓ...감..사 함..미..ㄷ ㅏ.. 선..새...ㅇ...님~~" 하며 90도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며 집으로 향했다..

"야~~ 하지마 짜식아~ 평소에 그렇게 하던가~~"   "네ㅂ~ 아..겓..슴미...ㄷ ~".. 꼬부라진 혀로 다시 90도 인사를 하며 비틀거리는 장난꾸러기

녀석에게 ..    됐고~~  빨리 들어가기나해~...  내가 출발을 해야 녀석이 기어들어가겠구나 싶어서 서둘러 나왔다..  

 

돌아오는 길...   까아만 밤은 그 옛날이나 여전히 변함없이 까맣고...   이미 북망산 갔다던 친구들도..  방금 만나고 돌아서는 길 인양... 돌아오는 내내

가슴속에서 모락모락 떠오르던 밤이었다...     하지만.. 문득  내가 이렇게 그들을 기억해야 함이.. ... 못내 아쉽고..  쓸쓸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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