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오전 5:40분... 애매하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자니.. .. 사실 잠은 안오고 누워서 멀뚱 멀뚱...
에라.. 일어나자.. 베란다로 나가 간밤에 화분들은 잘 있었는지 하나 하나.. 눈 인사를 하고 시들은 잎은 없는지.. 벌레 먹은 잎은 없는지... 뭐 부족하다고 찡얼대는 놈은 없는지 살펴보고...
깨알만한 조그만 알약 한 알과 물 한잔... 공복 상태에 시원한 물이 들어가자 잠은 더 홀라당 깨어 내친김에 샤워하러 들어갔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은 시원한 물줄기가 부담스럽다. 꼭지를 돌려 미지근한 온수로 바꾸고.. 머리에 샴푸를 바르고.. 몸에는.. 음 비누칠을 할까... 바디샤워를 할까.. 잠시 고민... 샤워 후 잔여물이 남은 듯 약간 미끈거리는 바디샤워 젤의 느낌을 그닥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 비누칠을 할까 했었지만.. 내가 오이도 아닌데... 하루 종일 내 몸에서 오이냄새가 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은 듯 해서.. 그냥 향기로운 바디샤워젤로 거품을 내고 샤워타월로 구석 구석 깨끗이 씻는다...
아침 샤워 끝에 온 정신이 맑게 점등이 되고...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고.. 아.. 오늘은 화요일 재활용 버리는 날... 부엌 베란다 한 켠에 종류별로 모아놓은 재활용 폐품 뭉치 서너개를 한데 뭉쳐들고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 부지런한 경비원아저씨들이 벌써부터 재활용 분리 수거에 바쁘신 현장.. 상냥하게 주고 받는 아침인사로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분리해도 되는데 굳이 내 손에 든 한 뭉치를 건네받아 대신 작업을 해주시는 아저씨...
"이거 다 플라스틱이죠?"... "아.. 아뇨 캔 하나 있어요~" 하고 서둘러 손을 넣어 캔 하나를 집어드는데.. "뭐 쏟아 놓으면 나오겠죠 머~" 하시는 말씀에 아침부터 서로 마주보고 웃고 말았다..
"수고하세요~" "네~ 잘 다녀오세요~".. 라며 마치 출근하는 길 임을 알고나 있다는 듯이 건네온 인사말을 들으며 발걸음도 가볍게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에 정체모를 애기 주먹만한 푸른 열매가 떨어져 있다.. 뭘까? 싶어 유심히 보고 고개를 들어 보니.. 아마도 작년에 열린 모습을 보았던 감이 아닐까 싶다..
아.. 벌써 감이 달리기 시작했구나... 감?.. 아 그러네.. 작년에 감을 깎아 말려 맛있는 곶감을 잘 먹었었는데.. 올 해도 감이 익을 무렵이면 둥시감을 주문해서 또 곶감을 만들어 봐야지...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괜히 오늘 아침이 재미있다...
아파트 1층 화단에 열린 과실은 1층 입주민의 소유인데... 작년엔 누가 그걸 따가는지.. 따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여러차례 나왔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8층에 사시는 어느 할머니.... ㅡ,.ㅡ ... 사실 연령 상 할머니라도 요즘에 할머니는 옛날의 꼬부랑 할머니는 아닌 관계로 무척이나 젊어 보이기는 한다.. 그 할머니가 못따게 한다고 1층 아주머니와 대판 싸웠다고 한다.. 급기야 거친 언사에 노랗게 질린 1층 주인장 아주머니가 오히려 기가 질려 돌아섰었다고.....
사실 쫌 안타깝다.. 왜 나이들어서도 사소한 욕심에 그렇게나 휘둘리는지... 내 것이 아닌 물건을 얼굴 벌겋게 싸워 뺏은 열매가 달고 맛있을 리.. 없지 않을까 .. 싶은데...
남의 집 감을 따느라 화단도 밟고 가지도 꺾어 놓고... 그런 것에 속상할 1층 주인장의 심정이 십분 이해 되는 바.. .. 상식없는 사람들의 처사가.. 나와 관련이 없음에도 공분이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땅에 떨어져 있던 설익은 감 열매 하나 때문에... 생각의 나래를 쓸데없이 폈었는데...
달리다 보니.. 차창으로 어느덧 빗방울이 떨어진다.. 감응센서 덕분에 자동으로 빗물을 닦아내는 와이퍼가.. 열번도 안 움직였는데.. 그쳤다.. 비가.... ㅡ,.ㅡ;;; 이런....
이 정도 비의 양은... 자동차가 얼룩덜룩 먼지로 지저분하게 물들기 딱 좋은 만큼의 양... 즉, 세차를 해야 맞겠는데.. 그러자니 뭔가 아까운.. 얄밉게 내린 비다... 전국의 세차장과 비구름이 손을 잡으면.. 모르긴 몰라도 . . 아마도 세차장 주인들은 매일 매일 룰루랄라 할 지도 모르지... 그런거 담합?.. 이라고 하는건가?.. 아무튼.. 짜고치는 고스톱 마냥 얄밉게 떨어진 빗방울이 방울 방울 맺혀 채 다 마르기도 전에 사무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후끈후끈하다... 차체에 골고루 맺힌 물방울들이 딱... 건조되기 좋을 만큼.... 이 물기가 마르면.. 퇴근 무렵 물방울의 궤적대로 먼지가 남은 한층 지저분해진 내 차가 나를 반겨주겠지..
마치 어릴적 코흘리개 동네 꼬마가 반갑다고 웃어 주듯이.... 아.. 요즘엔 왜 코흘리개 아이들이 안보이는 지... 모르겠넹.. 깔끔하고 단정하고.. 품위있는 꼬마 신사들만 보이는걸 보니.. 이런 것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같이 변하는가 보다.. 이런 것도... 진화..일...까?.. 문득..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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