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꽃차

작성자
vi*****
작성일
2025-03-10 14:10
조회
542

어제는 날이 좋아 무료했던 오후에 예전에 자주 가곤하던 카페를 찾았다..   

휴일에 햇빛도 따뜻한 겨울의 끝자락이자 봄의 초입이라 그런지..   그 넓은 주차장이 거의 만차인 상태..  

그 앞에 서기만 하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스토리의 주인공처럼 "열려라~ 참깨~" 를 외치고 싶은 유혹이 드는 커다란 회전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 카페가 생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화가 없는 내부...   그 때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많지 않았었는데... 



사실.. 특별할 것 없는 이 곳에..  그래도 가끔 오게 됨은...   오래전..  마음이 울적하거나 스산할 때.. 즐겨 찾았던 기억 때문... 

잠시 와 커피 한 잔을 하고.. 바람을 쐬고 가는 것으로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도 같다.. 

그 때도.. 이 구석진 곳까지 차를 몰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신기해 하기는 했었다..   아무래도 집 주변의 조그만 카페 보다는 아는 이 마주칠 일

없는.. 이런 한적한 장소의 대형카페를 선호하는 마음이..  인지상정으로 다들 같았기 때문이리라..  추측은 든다.. 

생각컨데...  우리나라 만큼 이러한 대형카페들이 날로 날로 번창하는 나라는 또 없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커피 대신에 따뜻한 한라봉차 한 잔에 코코넛빵 하나를 먹고 찻집을 나섰다..    주차장을 나서는 차는 두 대 뿐인데.. 밀려 들어오는 차는

대여섯 대 인 것을 보고...  '이야.. 장사 잘 되네..'  생각을 하였다... 


오는 길에 요즘 말 많은 홈플러스에 들러 지금 신고있는 운동화와 교대로 신을 운동화를 하나 구입을 했다.   39,900원...  워킹화 라더니.. 그래서

그런지..  폭신 폭신.. 발바닥 아래로 약간 물컹대는 느낌이 좋다..  

집에 와 이제는 제법 때가 많이 타 보이는 하얀 운동화 상피를 약간의 세제를 이용해 닦아내고 물티슈로 닦아 베란다에 내 놓았다..   이렇게 해보고..

그래도 깨끗해 지지 않으면 그 때 세탁소에 맡기려고....  


오늘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자 마자..  둘째 처남 아주머님이 준 베트남 꽃차를..   텀블러에 담아 우려 보았다.. 


아주머님이 베트남 사람인 관계로..  가끔씩 이렇게.. 신기한 베트남 물품을 종종 주시고는 하는데....    꽃차... 는.. 우리나라에서도 안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베트남 꽃차는 조금 특이했다..   꿀차 같은 달달한 맛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아무래도 베트남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하는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주신 유명하다는 베트남 커피도 무지하게 달았거덩..     그 당도에 적응하기만 하면..  베트남 커피가 진짜 구수하고

맛있기는 한데...     단 음식을 별로 반기지 않는 내 입장에선..  베트남 커피도... 베트남 꽃차도...  시시때때로 즐기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ㅡ,.ㅡ 

지난주 윤이가 왔을 때 들고 오셨던 베트남 과자도..  맛있기 이전에 너무 달아서..  채 다 먹지도 못하고 식탁 위에 아직도 방치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옛날 과자들이 이렇게 달디 달았던 것 같은데.... 아닌가?...  


근데 이 꽃차는.. 티백에 넣어 우리는 것 보다...   그냥 통째로 큰 머그잔에 쏟아 붓고..  꽃잎이..  이름모를 알록달록한 열매가.. 그대로 둥둥 떠 보이는

상태로 우려내는게..  눈으로 보는 재미가 있어 더 좋다..    노랗게 우러난 차를 마실 때의 불편함이 문제이긴 한데...    

왠지 티백에 넣어 우려내면..  꽃차의 요소 요소가 잘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그저 먹기위해 우려내는..  낭만도.. 감성도 없는.. 간소한 요리(?)에

불과해 지는데 반해...  그냥 털어 붓고..  꽃잎 하나 하나의 모습과..  열매 하나 하나의 모습을 보다 보면...  예쁜 것도 예쁜 거지만...   뭔가...  

특별한 감성이 담기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 좋다..    우러날 동안 눈으로 예쁜 꽃잎들을 감상하는 기분...    어떤 맛이 날까..  꽃잎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도 같네...  이러면서....   

그 옛날 우물가에서 물을 찾는 목마른 선비에게 한바가지 건네며 급하게 먹지 말라고 버들잎 몇 개 따 넣었던 어느 낭자의 배려와 사려깊음을

떠올리면서..   그 선비라도 된 양...  입으로 호호 불어 노랗고 붉은 꽃잎을 밀어낸 틈새로 차를 마시는 건..  왠지 재미도 있었다..  

바짝 다가선 눈 앞에 마른 꽃 하나가 뱅그르르...  입김에 날려 도는 모습을 보며 마시는 재미.....   


어쩌면...  우리에게 또는 나에게...   낭만이란...  어여쁜 감성이란...   편한 것, 간편한 것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 커피에 열심인 매니아들..

그 사람들이 직접 커피열매 로스팅을 하고... 분쇄기에 갈고...  거름망(?) 같은  ... 또는 기타 등등의 추출기를 이용해 어렵게 어렵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잉? 간편한 캡슐 형태의 커피 머신도 많은데 뭐하는 거지? 싶어서 이해를 잘 못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때로는 느림과 불편하다는 것이...   빠르고 간편한 것에서는 찾을 수 없는 묘한 매력과..낭만...   그리고 그 어떤 감성을  우리에게

안겨줄 수도 있는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을 감수하며 그 과정을 즐기는 것...   진정한 즐거움.. 기쁨은...  어쩌면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여행의 목적지에서

보다.. 그 여행의 목적지로의 여정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발견하기도 하는 것처럼...    

그래서 생각컨데...  내 인생이 하나의 여행이라고 보면..  인생의 목적지 그 끝다다름에서의 어떤 깨달음과 느낌 보다..   지금 좀 불편하고..  지금 좀 거추장스런 오늘 하루 하루가...   어쩌면.. 내가 진짜 알아보아야 할... 알아채야 할...   즐거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여행은 어딘가에 닿는 것

..이라기 보다는 어딘가에 닿는 그 과정이지.. 싶다...   음... 그러고 보니.. 즐거운 여행?...  음...   오늘부터가 즐거워야 할 것 같다...  

이제부터.. 가능하면..  매일 매일.. 즐겁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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