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큰아이의 꿈....

작성자
vi*****
작성일
2025-02-25 09:31
조회
575

퇴근 길에 김밥.. 생각이 나 마트에 들렀다..  김밥재료를 사고...

뚝딱 뚝딱..  2시간이 채 안걸려 10줄의 김밥을 쌌다..   총 48,000원.. 한 줄 당 4,800원....   한우를 갈아 넣은 탓에 상당한 원가 상승요인이 있었다..  한우를 뺐더라면 한 줄 당 3천원 꼴.. 정도 쳤을 것 같다..    이렇게 만들고 보니 .. 시중 김밥천국 등지에서 한 줄 당 4~5천원 받는 가격이 이해가 되긴 했다..   막연히 비싸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그 정도는 받아야 원가 제하고.. 인건비 제하고... 머.. 좀 남는게 있겠구나..  그제서야 생각만큼 비싼 것은 아니었구나 깨달음이 왔다..    김밥 한 줄에 2천원 정도 하던 때가 언제였더라?  한 10년 전 쯤 이려나?..   그간 물가가 올라도 참 많이 올랐구나 실감도 되었고....    이제는 요리에 금손이 되었다며 아이들이 뭐만 만들면...  매번 만들어 팔자는 소리를 한다...    뭐를 얼마에 사고 뭐는 얼마에 샀느냐며 뜬금없이 꼬치꼬치 케 묻더니..  알고보니 원가 계산 및 적정 판매가 계산을 하는거였다.. ㅡ,.ㅡ;;;   나도 그래서 알았다.. 아이들이 계산해 보는 소리에...   근데 사실 김밥은...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재료손질의 귀찮음과 번거로움..  그리고 시간투자 때문에 편하게 사다 먹는 간편식이다 보니..   전국 어느 곳의 김밥이라 하더라도.. 아주 특별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은 아닌 것...  마치 라면처럼 어느 정도 정형화된 보편적인 맛이 정해져 있는 음식이라 볼 수 있는 바,  아무리 지금 만든 김밥이 맛있다한들.. 그래 김밥집이나 하나 차려볼까?..  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없기도 하다..  
그렇게 아이들이 웃자고 던진 소리에 죽자고 심각히(?)...  생각을 해 본 바..   그냥 ... 먹고 싶을 때 만들어 먹고 치우는 것으로...   ㅡ,.ㅡ 

큰 아이의 JPT 시험 결과가 나왔다..   790점..   740점만 넘기면 되는데 50점이나 오버했다고..  전화 상으로 기세가 등등하다...  지난 번 시험에서 680점으로 고배를 들더니..  불과 몇 달 만에 110점을 올렸으니...   뭐 그만하면 기세등 등할 만도 한 것도 같고...     근데 이게 핑계인지.. 구라 인지....  초등학교때 부터의 친구로부터 불쑥 전화가 와서는 큰 아이가 분홍색 솜사탕으로 만든 마차를 타고 금의환향하는 모습을 꿈에서 보았다며..   너 무슨 시험 치른거 있냐고 했다고...   그 핑계로 통화된 김에 만날 약속을 잡고...  며칠간을 그저 닐리리야.. 하고 있다..   ㅡ,.ㅡ;;;  
"너.. 솜사탕의 특성 알지?  쉽게 녹아내리는거..   솜사탕 녹으면 툭~  떨어져서 에고 에고 하게 되는거야 알지?"  라고 한 마디 해주려다가... 참았다..
지 딴에는 피눈물(?) 쏟아가며 죽자살자 열심히 공부했다는데...   그 며칠 흥청거리며 또래가 누렸을 즐거움을 만끽하는 편한 시간을 괜히.. 간섭할 거 뭐 있나 싶어서...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큰아이 학교 선생님이 집으로 전화를 했었다고.. 웃겨 죽겠다는 듯이 깔깔 거리면서....  ㅡ,.ㅡ? ....  아이가 선생님과 면담 중.. 지 아빠가 저한테 한 말을 고대로 옮겼단다..
선생님..  "OO아, 넌 ..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 저러쿵..."
큰애..   "우리 아빠가 저보고 하신 말씀이 있어요~"
선생님 .. "응?  뭔데?"
큰애..  "OO아~ 넌 아침마다 거울 보면서 느끼겠지만..꼭 매번 굳게 다짐을 해..  공부 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요..."
그 얘기에 교무실 내 선생님들이 모두 배를 잡고 웃으며.. 아이에게 다가와서는 "아니야.. 너 예뻐 ㅋㅋㅋ  아빠말씀 믿지마...ㅋㅋㅋ" 했다고... ㅡ,.ㅡ 
전화 통화로 아이와의 면담내용에 덧붙여 이 얘기를 전하면서도 선생님은.. 계속 큭큭 거리고 웃으셨다.. 한다...  ㅡ,.ㅡ 
글쎄...  그 때 이후로 아이가 매번 거울을 볼 때 마다 항상 굳은 다짐을 했는지..  다행히 지 앞가림은 곧잘 하는 편이어서..   매번 전교 1,2 등을 다투지......는 않고 거의 1등을 놓아 본 적 없는 아이로..  그렇게 성장을 하고...   지가 바라던 대학에 들어가서는 2학기 연속으로 4.5점 학점 만점을 받아 뭔 리스트 .. 무슨 무슨 리스트..라는  소위 명예의 전당에 이름도 올리고 했는데...   
이제는 지가 그토록 열심히 살았던 결과를 보기 위해..  또 다른 힘든 길을 걷고 있다..    기특하고.. 대견하지만.. 안쓰러운 마음도 있다...  나를 돌이켜 보면 한창 먼지나게 ..신나게 뛰어 놀기만 했을 나이에...  ㅡ,.ㅡ;;  
큰아이가 한참 수험생활을 할 때.. 그 때에는 형편이 좋지 못해서.. 남들 다 보낸다는 학원... 도 못보내줬었는데...   지가 보고 느끼는 경각심 내지는 깨달음이 있었는지..  지 혼자 아둥바둥 뭔가를 늘.. 항상.. 열심히 했던 아이...    지금도 돌이켜 보면..  마음 한구석에 늘 미안함은... 남아 있다... 
딱.. 한번.. 큰 아이에게..  조언인 듯 아닌 듯.. 내 경험 혹은 내 이야기를 편지로 적어 전해 준 적이 있었다..   큰 아이가 고1때 쯤...  
나는 니 나이 때에.. 진짜 생각이 없었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 주는 이도 없었지만...  뭘 하고 싶은지... 미래의 목표는 무엇인지...    앞 날에 대한 꿈이 없었다고...  미래에 대한 꿈이 없으니.. 목표의식이 없고...  목표의식이 없으니...   오늘의 계획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그저 시간 흐르는대로 그냥 살아낸 것 같다고...   그게 인생에 있어 얼마나 큰 마이너스 인지 돌이켜 바로 잡을 수 없는 이제서야 느끼고 깨달았다고...   너는 나와 달랐으면.. 한다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니가 하고 싶은거...   니가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정말 내가 원하는 뭔가를 성취하며 살아갈 때 비록 그것이 풍족한 물질적 보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 해도...  거기에서 얻는 기쁨은 돈으로 보상받는 그 가치 이상의 값진 거라고.... 
물론 그렇다고해서 나는 네가 가난하게 사는 것을 원하진 않지만... 그보다 더 원하지 않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그저 살아가는 거라고.... 
내가 전했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작은 반향이 있었는지..  흘려듣고마는 이야기에 불과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후로 녀석은 또래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라떼(?)에는 없었던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고 있다..   비록 대통령이나 장관..처럼 원대한 꿈은 아니지만..  녀석이 원한다는 소박하고(?) 그치만 쉽지만은 않은 목표를..   끝내 이뤄내기를 바란다...  
나는 가끔 녀석에게 틈날 때마다 주지시키고는 한다.. 너와 내가 한 집에서 함께 할 시간은 이제... 채 10년도 남지 않았다고...  어쩌면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다고...  네 곁에 내가 없을 시간이 더 길다고...   
아니 머 벌써 그런 소릴 하냐고 궁시렁 거리면 나도 지지않고 한마디를 더 거들고는 한다.. "야..너.. 요만~ 할 때 이 다음에 시집안가고 아빠랑 산다고 그렇게 약속을 하더니 머?...  지금은 언제 그랬냐고 펄펄 뛰면서..  이 배신자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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