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15년 묵은 시계...

작성자
vi*****
작성일
2025-02-15 15:56
조회
579

손목시계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무심코 내가 가진 손목시계들을 찾아 보니..  총 7개에 달하는 손목시계가 나왔다..  고가의 명품시계는 거의 없고..  맘에 들어 온오프라인에서 하나씩 구입했던 것들...  몇 만원에서 일이십 만원에 이르는...  개중엔 비싼 시계도 2개나 있기는 하지만.. 주로 애용하는 시계는 주로 온라인에서 싸게 구입했던 패션시계들...

근데 문득 보호필름도 떼지 않고.. 시계줄도 줄이지 않은 새 시계 하나가 문득 눈에 띄었다..  오잉? 이건 언제꺼지?  하고 살펴보니... 

햇수로 15년전.. 혹은 그 이전 모 기관에서 근무할 때 모 기관장 표창을 받으면서 부상으로 수령했던 손목시계였다..




생각해 보니..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저렇게 부상으로 받은 시계들이 네다섯 개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예닐곱 개는 받았었지 싶은데...  더하여 곰곰히 생각해 보니..내가 저 시계들을 받을 때 마다..  옆 직원들이 달라고 그러는 통에..  그 때 그 때 다 주고..  남은 건 저거 하나 뿐이었다.. 

저것도 그나마 당시 부상품을 준비하는 부서에 근무하던 동생이..  "형.. 그래도 이번에는 예산이 거의 두 배로 늘어서 기존에 주던 것들에 비하면 좋은거야 그니까 또 남주지 말고 형이 써"  그랬던 터에 누가 달라고 하는데도 이번 만큼은 주지 않고 기념으로 하나 남겨 두었던 것인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뭔 시계지? 싶다가 뒷면에  새겨진 글씨를 보고 기억이 났다..  모르긴 몰라도 15년 넘게 처박혀 방치되어 있던 시계가 제대로 작동이나 될까..싶지만 그래도 배터리라도 갈아 보기로 하고..  아.. 그 보다 이전에 우선 시계줄을 내 손목에 맞게 줄이기로 했다.. 

근데...  이 놈의 시계가 시계줄을 줄이기 위해 체인을 빼낼 수 있는 작은 홈(?) 같은 것들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우잉? 어떻게 줄이지?..  손에 들고 이리저리 살펴 보고 해도 대책을 못 찾겠어서 한참을 궁리를 해야만 했다..  

이런류의 시계줄 교체하는 요령이 있을까 싶어 인터넷을.. 유튜브를 아무리 뒤져 보아도..    이런류의 시계줄에 맞는 방법은 찾을 수 없고... ㅡ,.ㅡ;;;

그냥 내가 알아서 나 혼자 해결해야 했다.. 

딱 하나 홈이 있어 빼낼 수 있는 부분에 바늘과 작은 망치(?)를 이용해 두들겨 빼내고...  줄이기 위해 한쪽 당 두개씩 빼내야 할 체인은 드라이버를 이용해 부수듯 비틀어 ..  어떻게든 빼낼 수 있었다..   시계줄 홈에 가느다른 핀으로 고정되어야 할 부분은 양쪽이 빠지지 않게 못처럼 고정되어 있는 바, 그 부분은 니퍼를 이용해 잘라내고...  어찌 어찌 우여 곡절 끝에..  내 손에 맞게 완벽하게 시계줄을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려운걸 해냈을 때의 만족감은...  사실 꽤나 기분좋은 기억이 된다..  

줄은 줄였고..  배터리를 갈아야 겠는데...   뒷판에 아무런 작은 틈 하나 찾아 볼 수 없이 매끈하기만 해서.. 뒷판을 떼어내는 작업이 또 하나의 고된 도전이 되고 말았다..    붙잡고 지지할 곳 하나 없이 매끈한 뒷판을 벗겨내려다가 손을 다칠 뻔 하기도 하고..   결국 생각 끝에 최후의 수단으로 예리한 과도용 칼을 이용해 또 한번의 우여곡절 끝에 뒷판을 떼어내고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었다..   그 다음에 다시 뒷판을 끼는 건 머.. 식은 죽 먹기...  

배터리를 교체하고 나자  십수년간 잠들어 있었던 시계가 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을 맞추고.. 초침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한동안 뿌듯해 하였다..   그래 놓고 손목에 차보니..  이거...   가격에 비해 만듬새도.. 모양새도 내눈엔 예쁘고...   해서 한동안은 이걸 차고 다니기로 했다.. 


다시 초침이 돌아가는 시계를 보면서... 조금 신기하긴 했다..  십 수년 간 멈춰있던 시계가 배터리를 갈자마자 정상 작동이라니..  그것도 고가의 고급시계도 아닌데...   

예전부터 이상하게..  손목시계에 집착이 강한 나는...  핸드폰이 아닌 손목시계를 통해 시간을 확인하는 걸 좋아라 한다..   언젠가는 고풍스런 회중시계를 갖고 싶어.. 한참 동안을 회중시계 검색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든 언젠가 부터는 ..  그 때는 손목시계가 아닌 허리춤에서 끄집어낸 회중시계를 보며 시간을 보지 않을까... 싶..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손목시계를 그토록 좋아라 하는 이유를.. 손목시계만 보면 끌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치만 손목시계에는 왠지 낭만이 있는 것도 같고...  정감어린 머.. 그런 기분도 들고...   

오늘은 긴 세월 잠들어 있었으나 내가 억지로 억지로 깨운 손목시계를 차고..  몇가지 정리할 일을 보고자 사무실로 걸어 나왔다..  

오면서 몇 번인가는 괜히 하릴없이..  손목에 찬 시계를 보며 두번 세번...   시간을 확인하곤 했다..   예쁜 손목시계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내 오늘 하루도 예쁘게 시간이 흐를 것만 같은 기분...    아마도.. 내가 나이를 먹어도 손목시계에 집착하는 이유이지 싶..다....  ㅡ,.ㅡ   몇 백만원.. 몇 천만원..짜리 시계.. 다 필요없다. 단 돈 몇 만원이라도 내 눈에 밟히는 시계를 나는 구입하곤 한다..  

손목시계에는..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신기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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