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고맙지만...선물...

작성자
vi*****
작성일
2025-01-16 13:58
조회
572

엊그제 서울에서 오랫만에 만났던 지인들 중 하나인...  회계사 녀석...   만나고 헤어질 때 포옹으로 유난스레 반가움을 표해줬던 나보다는 젊은 친구로부터 뜬금없이 갑자기 설 선물이 도착했다...  투뿔 한우셋트...    하..  이런거 받아도 괜찮을 정도로 개인적 친분은 없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고마움 보다는 사실 미안스러움과 부담감이 먼저 들었다..    나보다 동생 한테 귀한 선물을 받고 잘먹겠노라고 인사 만으로 때우기는 입장 난처하고..    

해서..   나름 고른 과일선물셋트를 답례로 보냈다..  설 명절 잘 보내라는 인사와 함께...   원체 사근사근했던 친구도 아닌지라..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짧은 답장이 왔다.. 

얘가..얘가.. 내가 안본 몇 년 사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베푸는 인정이 생겼나 싶어..   남주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어 형 왜?"

"야..  XX회계사 있잖아.. 걔가 갑자기 뜬금없이 설 명절 잘 보내라고 뭔 선물을 보내왔더라?"

"아..ㅋㅋㅋ  무슨 과일선물셋트 왔지?.. 우리한테도 가끔씩 보내.. 그래서 우리도 가끔 보내주고 그랬어"

"아..그래? 근데..  얘 생각하는건 외국스타일이라... 이런거 잘 없지 않았었나?"

"그치..근데  지도 나가서 사업해 보고 그러다 보니까.. 사회생활을 뭐..좀 배운거겠지..  그거 땜에?"

"웅~..  좀 희한하다 싶긴해서..."

"ㅋㅋㅋ 그 형 잘 보면 마음 따뜻한 사람이야.. 은근 정도 많고... 걔한테 잘해줘 형~" 

"으응.. 그려.. 알았따~~"

몇 마디..  기존 회사에 남아 있는 내 고등학교 후배 관련 이야기로..  잠시 더 수다를 떨고...  전화를 끊었다..

고등학교 후배 녀석은.. 똑똑한 녀석인줄 알았는데.. 최근의 일련의 사태에서.. 지 발등 지가 찍는 결과를 초래했더라구...   안타까웠다... 전형적인  당장의 욕심을 챙기다 화를 면치 못한 케이스...     서울대 출신이면 다 똑똑한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 보네...  걔가 어떠니 저떠니 해도 고등학교 직속 후배였던 터라... 안타깝고 씁쓸했다.. 

"형이 XX고등학교.. 맞나?"

"글치 그래서 XX이가 내 후배지"

"ㅋㅋㅋ 아...  형 걔 말고 형 동기도 여기 하나 있잖아?..  근데 가만 보니까..  XX고 출신들이 영 똑똑하게 처신들을 못하더라구? ㅎㅎㅎ"

"고뤠? ..  글쿤...  에잉.. 할 수 없지머..  후배도 그렇고 동기녀석도 그렇고.. 그렇게 욕심에 눈이 멀어 결국엔 지발등 지가 찍는거야.. 뭐..어쩔 수 있나..  남 탓 할 일도 없고.. 머.. 그런거지..."

"됐어 형.. 걔네들 우리보다 훨씬 돈도 많고 잘 살아.. 사는데 걱정없는 애들이야 신경쓰지마셔~~"  

"그건 나도 알지.. 신경쓰는게 아니라...   우리 나이에 그렇게 주변에서 인심을 못 얻으면..  그게 딱해서 그렇지 머.. 내 주제에 뭔 걔들 걱정을 늘어지게야 하나..."

"됐어 형.. 그냥 다 자업자득이야..  신경쓰지마~"

"그래 그래 알따~~" 

통화 중 기억나는 다른 동기 녀석의 근황...    마찬가지로.. 기분이 썩 상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머.. 나름 능력있다고 잘 나가는 녀석이니..  잘 하겠지 머...  ㅡ,.ㅡ  

같이 근무할 때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동기 녀석 또한 서울대 출신인지라..  똑똑함에 부족함이 없는건 익히 알고 있었다.. 

후배와 동기.. 걔네들과 같은 고딩 출신이라는 사유로 모여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를 통해 내가 보고 들은... 그리고 느낀 모습은...  사실 똑똑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었다..  그냥.. 걔네들보다 머 하나 잘난 것 없는 내 개인적인 느낌이려니.. 그저 흘려버리고 말았던 느낌이었는데....

무척이나 계산이 빠르고.. 사내 정치 소식에 빠삭한 편들이었다는거...   따라서 생존력 내지는 전투력 만빵인 그들임을 쉽게 알 수는 있었지만.. 그게 곧 어질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느낌으로는 이어지질 못 했었다..  반대로 말하면... 약삭빠르고 닳고 닳은 느낌..  그랬던 기억이 남는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위치와 물질적인 것.. 등등을 보면서도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그 뭔가의 사유가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그랬는데....   어언 세월이 흘러...  예전과 같지 않은 그들의 위상을... 남주로부터 듣고나니..  다시 한번 깨우쳐지는 바가 있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풍족함 속에서도.. 늘 고심이 많고 고민이 많았던 그들의 모습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면서...   무릇 사람이란 욕심에 매몰되어..  욕심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되겠구나..하는 생각...   

원래 정상대로라면.. 그 전 보다 더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때의 그들보다 더 가진 것 많고 더욱 풍요로워진 그들을 부러워해야 맞는 일이겠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그들을 부러워하지도.. 하다못해 시샘하는 마음조차 들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과 나의 세상을 사는 방법...추구하는 바..  나아가는 바가 확실하게 다름을 여실히 ...  깨닫게 된다..  

언제였더라?.. 언제인가 저녁을 먹으면서 동기 녀석의 고민꺼리에 관해 이야기를 듣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넌 돈이 많잖아.. 가진게 많잖아..라고 위로 할 수 없었다..  단순히 돈과 물질로 해결이 안되는... 할 수도 없는...    돈과 물질을 쫓았던 삶에서 연유되었던.. 그런 ... 마치 인과응보 같이 파생된 고민에...  뭐 어떻게 위로도 조언도 할 수 없이 그저 막막하게 듣고만 앉아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랬었나 보다... 그 뒤로 오늘까지도 그들은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추구했고...  그에 따라.. 삶에서의 어떤 일면을 손해 보더라도 그들이 지키고..추구하고 싶은게 있었고...      원했던 모든 것들을 다 가질 수는 없는..   그런 오늘이 되었나보다...    내게 없는 것이 그들에게는 있듯이.. 당장에 그들에게 없는 것들이 내게 있을 수도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 무엇이 되어 사느냐.. 보다는.. 무엇 임에 연연하지 않는 삶이..  나름 더 인간적인 삶이 아닐까.. 깨달음이 오는 것도 같다... 

옛날 가요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노랫말이 있는데...   무엇이 되든 아니든.. 다시 만나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식해 주는.. 그래서 무엇으로 남는 관계가.. 진정 참된 관계가 아닐까....   이렇게 횡설수설..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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