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서울 나들이...

작성자
vi*****
작성일
2025-01-15 10:47
조회
632

오랫만에.. 서울 나들이 가는 길...

나 때문에 모임 위치를 사당으로 잡았다는 정중한 협박(?) 때문에 못간다 ..말을 차마 못하고...   지하철을 탔다.. 소요시간 대략 47분..

간만에 4호선을 타고 가려니.. 그닥 길지 않은 시간 임에도 좀이 쑤신다..  양 옆과 전방에 모든 승객들이 백이면 백 전부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그런건 내 체질이 아니라 그저 멀뚱멀뚱 여기저기 눈알을 굴리며 구경만 했다..  맞은 편에 엄청난 거구의 사나이..  어림 짐작으로도 150kg는 나갈 듯 보이는데...  얼굴은 미남형이다.. 음 그렇군.. 하는데 그가 폰을 들어 통화를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발음이 무척이나 가볍고..  까..따..삐..꼭.. 등등...

아하.. 태국사람인 듯 했다...  그의 낭랑한 목소리가 지하철 덜컹 거리는 둔탁한 소리와 화음을 이루어 마치 노랫소리 처럼 들려오는 듯한 느낌.. ㅡ,.ㅡ;;

사당역 10번 출구 근방에 예약된 식당을 금방 찾을 수 있었고..   역시나 .. 도착은 내가 1등...    서울에서 만나는데 서울 사는 것들이 항상 늦게 온다... 는 불편한 진실...  ㅡ,.ㅡ 

"아.. 형 아니면 나는 여기 사당에 올 일이 없다니까요?"  라고  서울에서 서울로의 불편한 이동을 투정하는 것인지..  너 때문에 사당으로 잡았다며 생색내는 소리인지.. 알듯 모를 듯..  귀여운 항변을 차례로 듣고....

근데 보는 사람마다..  왜 이렇게 피부가 좋으냐고.. 여기 오기 전에 사우나 갔다 왔냐고...  한 마디씩 해서.. "뭔 사우나?" 라고 하고 생각을 해보니.. 음...  다이소 코스메틱이.. 효과가 있긴 있나보다..  느껴지긴 했다..  또 사다 놓아야 겠따... 다이소...

8명 중..  지난 번 보았을 때 보다.. 부쩍 이마가 넓어진 녀석이 보였다..    "오잉? 쟤 왜 저래?" "ㅋㅋㅋ 그런게 있어 형.. 쟤 요즘 약도 먹고.. 약 바르고.. 바빠 형..ㅋㅋ 근데 형은 흰머리만 늘었지 그대로네?" .. "나야.. 쟤처럼 잔머리 굴리느라 진을 빼지는 않잖아~" 라고 하자..

부쩍 이마가 넓어진 녀석이 "잔머리? 어쭈 형 많이 컸네?"..  "뭐? 어쭈? 디질래?"... 그렇게 초딩같은 대화가 오고 갔다... 

이제 겨우 불혹 후반인 동생 녀석이 우리를 보고 있다가..  "이야...  어쩜 그렇게 나이를 드셔도 애들 같으실까요?ㅋㅋㅋ  이 다음에 환갑..고희가 닥쳐서도 이렇게 대화를 하면 얼마나 재밌을까요?^^"  라며..  남주와 나.. 우리 둘을 일타쌍피로 한방 먹이는 듯도 했다.. ㅡ,.ㅡ 

그건 그렇고..  나와는 그닥 잘 맞지 않는 싸가지였던 검은머리 외국계 회계사 동생 녀석은 왠일로...  나를 보자마자 반갑다고 포옹을 해오고...  헤어질 땐 또 격하게 포옹을 해오고... ㅡ,.ㅡ??  ..  나 얘랑 친했었나? 순간 헤깔리기도 했었다..   듣자하니 녀석은 외국 국적으로 대출받기가 곤란하여 국적회복을 하고 코리안이 되었다는데...    대출 받을 땐 언제고.. 이제와선 괜히 외국 국적을 버렸나 보다.. 투덜 투덜...     하여간에 외국물 먹은 것들은...ㅡ,.ㅡ+

회비 걷어라.. 했던 내 말대로 두당 3만냥씩 충당된 회비로 1차는 해결을 하고..  2차로 향한 곳은...  가볍게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었으나.. 가는 곳 마다 여의치 않았던 관계로.. 인근의 낙지집으로 향했다..   밥먹고 뭘 또 낙지?..  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아주 나이스한 선택이었다...  술이 들어간 후 먹는 연포탕과 낙지찜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 곳에서 또 한바탕 수다 전쟁을 치르고...  나 때문에 사당으로 오는 불편을 감수한다는 여론이 신경쓰여 2차는 내가 계산을 했다...  지들 회사카드 쓰면 된다는 동생뻘 회계사 녀석에겐..   사적인 만남에 뭔 공금회령을 하려고 하냐고.. 찌릿 찌릿 눈총을 보내고...     활짝 웃으며 잘 먹었노라고 하는 인사를 듣고.. 10시 쯤 헤어져 다시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올랐다.. 

가는 길 보다는 오는 길이 빠른 것 같다..   모처럼 만의 서울 나들이가 노곤해 눈꺼풀이 무거워질까 말까 할 무렵..  하차를 했다.. 늦은 밤이라 그런지 전철 안에 사람들도 별로 없고.. 서울에서 시골로 다가올수록 들고나는 사람들의 숫자도 확연히 줄었고...   번잡하지 않은 대중교통을 탈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론 시골사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밤 11시 11분...  집으로 향해 걷는 길에.. 어느덧 인적이 없다..   차가운 밤공기를 맞으며 걷는 상쾌한 기분..  이 추운 계절에.. 다들 잘 지내고 있음에 감사했고..  여전한 말장난 실력들에 재밌었고...     그저 까맣게만 보이는 흑백의 거리를 걸으면서도..  총천연색으로 채색된 또 하나의 재밌는 추억을 간직하게 된 것 같아 추워도 춥지 않은 밤이었다.. 

음.. 근데...  서울 아파트 월세 3백만원을 어떻게 견디나 몰라...  대단한 녀석들일세 그려...    가만히 듣자하니.. 정작 본인들은 서울사는 매력을 잘 알지못하는데.. 그 배우자와 아이들이 아파트 커뮤니티 혜택을 누리면서 꽤나 만족해 하는 것에...  만족해 하는 것 같더라구... 

아.. 어쨌거나.. 서울....  당분간 또 서울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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