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워너비..형님...

작성자
vi*****
작성일
2024-12-24 10:52
조회
518

어제는 관호형 전화가 왔다..

"야, 나 조금 이따 가면 점심 사주나?" 

"그럼요~ 시간 맞춰 오셔~"

"그래~ 알따~"

11시 반 쯤..  관호형이 왔다..   퇴직 후 주식투자 또는 골프를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인생을 즐기고 있는.. 진정한 나의 워너비 모델인 형..  

오늘은 혼자 온게 아니고..  동종 업종을 하고 계신 형수님이 같이 가고 싶다고 하셔서 내외가 같이 오셨다..  얘기를 들어보니 벌써 만으로 14년 째라 하신다..  밑에 직원들도 여럿 두고 있고...   근데 요즘에는 생각이 바뀌어 직원들 없이 남편이랑 둘이서만 하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을 하신다고...  조금 덜 벌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고...   시대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직원들 눈치 보는 것도 그렇고..  시시때때로 들고나는 직원들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문제도 그렇고...    나처럼 본인이 직접 일을 하는 타입이라서 이래 저래 대화할 꺼리가 많았다..  평소 궁금했던 것도 물어 보고...   어떤 건 해답을 얻고 어떤 건 내 생각대로 별 뾰족한 수가 없음도 알게 되고... 

오랫만에 본 관호형은..  멀끔하니.. 신수가 훤해 있었다..  뭐 특별히 하는게 있느냐고 물어보니..  딸아이가 3가지 화장품을 사주고는 매일 매일 바르는지 검사를 한다고...   아..  ㅋㅋㅋ..   그거 빼먹지 말고 꼭 꼭 바르라고.. 딸아이 말 잘들으라고 얘기를 해 주었다..  형 지난 번에 봤을 때의 거칠거칠한 느낌 없이 얼굴이며 피부며.. 빤질빤질.. 아주 좋아 보인다고... 

일전에 관호형이 커피 사달라고 왔을 때..  관호형을 차에 실어서 대부도 모 카페로 갔었다는 얘기를 형수님께 하니..   "에? 그래요? 내가 얘기하면 멀리 가는건 딱 질색이라고 늘 가까운 동네로만 다녔어요.."  .. "네, 관호형 성격이 번잡하고 머 그런거 싫어라 하는 성격인걸 제가 알기에..  저는 그냥 말없이 형 차에 타~ 라고 말하고 그냥 냅다 날른거에요..  좋은데 가실려면 그렇게 하셔야 되요.. 어디 가자 뭐 이런 말 하지마시구요~~" 

하니.. 깔깔깔 웃으시면서 몇 십년 같이 살면서도 그 생각을 못했다면서 다음에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좋은거 배웠다고.. 좋아라 하셨다.. 

아닌게 아니라 그렇게 대부도 모 카페를 찾았을 때에도 형은 늑대 두마리가 분위기 좋은 카페가 웬말이냐며 궁시렁 거렸었으나...   내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기에.. 체념하고 따라 온 것이었다..   막상 가서는 좋다고.. 커피도 잘 마시고 그러더만.. ㅡ,.ㅡ 

함께 쭈꾸미 볶음으로 점심을 먹고 내가 결제하려던 차에.. 형에게 뒷덜미를 잡혀 하마터면 넘어질 뻔 뒤로 쫓겨나고.. 결국 계산은 형이 했다..  "아니.. 내가 사준다 했잖여? 이게 뭔 경우여~?"  버럭 하니.. "됐고.. 커피 사~"... ㅡ,.ㅡ;;; 

그렇게 또 커피집에서 1시간여 추가 수다를 떨고 나서야 헤어졌다..   같이 근무할 때는 몰랐는데.. 형수님이 조곤 조곤 말씀을 참 잘하시는 편이다.. 근데.. 의외로 사업자들 하고는 말씀을 잘 못하시는 편이라고...  그게 어렵다고.. 하신다...    그런건 관호형이 전문이니까.. 형님에게 맡기시라고 그러니 안그래도 그러고 있다며 웃으신다..    형수님이 자꾸 관호형 옆구리를 찔러서.. 밥값도 내게 하고.. 그러더니.. 급기야 뚜레쥬르 상품권도 주고 가셨다.. 헐...

개업 후 관호형 통해 늘 얘기만 듣지 한번도 와보지 못한 점이 미안했는데.. 오늘도 갑자기 쫓아 나오게 되는 바람에 아무 것도 준비한 것이 없었노라고...     나야 감사하긴 한데..  한편으론 죄송스럽기도 하다.. 굳이 여기까지 오셨는데.. 내가 밥을 샀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하여간..  오랫만에 만난 관호형과  그 형수님..  그렇게 우리 셋이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수다를 떨며..  세상사는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창하지 않아도 이런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만남이 주는 즐거움이..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갈 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느낌이다...  


둘째 아이가 신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모 교양과목의 점수가 B0가 나왔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과감히 교수님께 이의신청을 했었더라고...   며칠 후.. 아무런 답없이 B+로 바뀌어 있더니..   오늘 연락이 왔다고.. 미안하다고 학생은 A+ 여야 하는데 전산오류가 있었다고... 

첫째아이 말로는 일부 꼰대스런 교수님들 중에는 이의신청시 오히려 학점을 깎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경우는 진짜 드문 경우라고.. 대박이란다... 

내가 생각해도 좀.. 의아하긴 했다.. 전산오류?...    어쨌거나 이 건으로 평균학점이 기대치 이상으로 높아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며.. 둘째아이는 여기 저기 친구들과 노는 약속을 잡기에 바쁘다.. ㅡ,.ㅡ;;   너무 노는거 아냐? 했더니 ..  에이.. 성적이 좋잖아여~ 좀 봐줘요~ 하며 신나게 뛰어 나간다...   그나저나 얘는 가는 곳 마다 같이 노는 무리 집단이 있다.. 여기 저기에...   그래서 늘 바쁘다.. 노느라고...  ㅡ,.ㅡ...  그저 얌전한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무리 중 골목대장 역할도 하며..  나름 무리를 이끌기도 하는 것을 보니....   

오랫만에 집에 와서는 오늘은 또 모 친구네 집에서 몰려 놀다가 같이 자기로 했다며..   보따리를 싸들고 나갔다... ㅡ,.ㅡ ...   이 나이 때의 내 모습과 비교해 볼 때.. 나와는 다른 분주하고 바쁜 모습이 맘에 들어..  하고싶은 대로 다해라.. 하는 편이며.. 그 누구보다 재밌게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둘째 아이이다..   나는 늘 얘기한다.. 너 하고 싶은거 다하라고.. (돈 안드는 거면)... 하고 사족을 붙이면 "아니.. 요즘 세상에.. 어쩌구 저쩌구...$$%&@@.." 녀석의 낭랑한 불만이 온 집안에 울려 퍼지곤 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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