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META 1976

작성자
vi*****
작성일
2024-12-16 09:59
조회
655

주말 사이 또 장거리 운행...   김천엘 다녀왔다..  간 김에 영욱이를 호출하여 복집에서 만나 저녁을 사주고..  커피 한 잔을 하고... 아.. 난 커피가 아니라 딸기 에이드를 녀석은 토마토쥬스를 먹었구나...


META1976.. 이라는 카페 였는데 고속도로 변 딱히 활용도가 모호할 수 있는 땅 위에 커다란 카페가 들어서 있었고 거의 논밭 한가운데 우뚝 선 유리건물이 눈에 띄는 탓인지 많은 손님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김천은 좁은 지역이라.. 때마침 그 곳에서 동창회(?) 같은 것을 하고 있는 십여명 남짓 한 무리가 있었고.. 영욱이의 고교 동창들이 섞여 있었다..    여기선 오다가다 만나는게 다 친구들이고 동창들이라며 영욱이 녀석은 멀리서 손짓으로 인사를 나눴다..   몇 번 인가 그쪽에서 큰소리가 나는 탓에 내가 깜짝 놀라 돌아 보고.. 돌아 보고.. 하니..  싸우는거 아니라고 여긴 원래 대화가 저렇다며 영욱이 녀석은 나를 보며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아.. 그렇지.. 여기 경상도지...   오래 전 여기에서 몇 년을 살아봤음에도.. 경상도 특유의 싸우는 듯 큰소리의 대화방식에는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ㅡ,.ㅡ;; 
이런 저런 사소한 얘기와 옛날 얘기를 나누다 녀석과 헤어진 시각이 밤 9시경...    횡한 들판인 탓에 몰아치는 찬바람을 피해 서둘러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그렇게 나혼자 카페를 벗어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이 곳은 그 시간이면 돌아다니는 차도 없고.. 차도가 한적해서.. 운전에 관한 스트레스가 없어 좋았다..  시내 어디든 아무리 멀다해도 30분 이내 안 닿을 곳이 없었고...    늘 북적거리는 수도권에 비해 이런 곳이면.. 음..   살 만 하겠는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유로운 도시.. 시골의 장점이 이런데 있지않나 싶다...  나중에 꼭 산중이 아니라도 이렇게 터 넓고.. 한가한 곳에서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생각해 보면 굳이 지금의 나 사는 곳을 고집할 이유도 없고...   영욱이 한테 물어보니..  그래도 소도시 인지라 완전 깡촌은 아니어서 텃새고 뭐고 그런거 없다고 대답을 한다..   그래? 거 듣던 중 다행스런 소리네.... 

그 곳에서의 볼 일을 다 마치고.. 다음날 귀가하는 길..  자동차에 매립된 네비게이션은 경부고속도로를 안내하고.. 스마트 폰에 네이버지도앱은 새로생긴 부여 평택간 고속도로를 통하는 길을 안내해 주는데...   아무래도 실시간 교통상황이 반영되는 네이버 앱을 따르는게 낫겠다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적중을 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탔으면 구간 구간 정체의 흐름을 따라 지리하고 더딘 귀가길이 되었을텐데..  덕분에 귀가시간을 거의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가량을 앞당길 수 있었다..  오다 보니 새로생긴 고속도로라 그런지.. 차량 맵에는 논밭으로 뜰 뿐.. 도로 검색 자체가 안되더만....  그렇게 한번도 정체됨이 없이 씽씽 달려 김천을 출발한 6시로부터 2시간 만에 집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경부를 타지 않아 거리는 좀 돌아왔지만..  장거리 운전이 피곤할 땐 기름을 아끼는 것 보다는 시간을 아끼는 것이 훨씬 나은 바...  
하룻새에 5백여 킬로미터의 장거리 운전은.. 역시 내 나이에 비해 엄청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9시도 되기 전에 쏟아지는 졸음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   서둘러 세수하고 발 닦고..  쓰러져 누웠다 눈을 뜨니.. 오늘 아침이었다..  그래도 간만에 영욱이하고 즐거운 수다로 재밌었던 영향 탓인지..  꿈 속에서도 나는 즐겁고 유쾌한 꿈을 꾸었다..    거 뭐야.. 유치원생들이 타고 노는 조그만 자동차..  그런걸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기도 하고...  전혀 음침하거나 으스스하지 않은.. 호러도 애로도 아닌 마냥 즐겁고 밝은 내용의 꿈을 꾸고 상쾌하게 기상 할 수 있었다...  간만에 꾼 기분좋은 꿈...  가능하다면 오늘밤에도 그 곳을 한번 더 방문해 보고 싶네...  

아침에 일어나니 톡이 와 있었다.. 서울사는 친구녀석...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점심을 같이 하고 싶다고...  ㅡ,.ㅡ ..   이 짠돌이 녀석의 습성을 너무도 잘 아는지라 뭔가 물어볼 일이 있나 보다.. 짐작은 되지만.. 오늘과 내일 그리고.. 적어도 모레까지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던 터라 다음주에 오라고 답을 하였다..  ...  급한 일은 아니라고 알았다고..  답이 왔다...  
근데 김천의 카페에서... 영욱이 녀석이 아는 체를 하는 이의 모습을 보니..  녀석보다는 댓살은 형뻘로 보이긴 했다..  그래서 "니 친구... 맞..아?.. 너보다 댓살은 더 많아 보이는데?" 라고 하니...  "ㅋㅋㅋ 그거야 니 눈에 내가 익어서 그런거고... 우리랑 동갑이라~" 라고 녀석이 말했다...  아.. 그렇구나... 서로의 모습이 그래도 눈에 익었다고 덜 늙어 보이나 보다...   아마도 그 친구가 영욱이를 만난다면 지난번에 너랑 같이 있던 나이 많아 보이는 형님은 누구시더냐...고 물어 볼 수도 있겠네...    음... 그렇구나...   아니 근데..  하얗게 새고 듬성듬성한 머리..  주름진 얼굴...    나나 영욱이보단 훨씬 나이들어 보이던데...  아닌가??..   걔네들 눈에는 나도 그리 보이려나?..  음...   허긴 뭐 .. 우리 나이에 이러니 저러니 해봐야 도토리 키재기 일 뿐이지... ㅡ,.ㅡ   그렇게 또래의 모습을 보며 지금의 내 모습을 자각하는 일...   종종 경험하며 지금의 내 모습을 직시하는 일...    꼭 필요한 일이다.. 싶었다..   그런게 없으면 지 모습은 알지도 못하면서 철딱서니 없이.. 경거망동 할 수 있거덩...    영욱이나 나나 대화 중 공통된 내용은..  우리의 시대는 다 갔다...는 거였다..  뭐 한번 제대로 멋지게 피어보지도 못한 인생이지만..  우리는 이제 저무는 시대라는데.. 공감을 하고 동의를 하고..  마치 정상회담의 의제로서 상호 인정하는  서명 날인 하듯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때가 저물었음을 .. 확약하였다..     녀석이 그랬다 .. 지 마음도 아직은 청춘이라고.. 나도 그랬다.. "나도~ 나도~" 라고...  하지만..  우린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머리카락에 하얗게 눈이 내린 듯한 모습 그리고.. 이제는 서로의 주름진 얼굴을 보며...  내심 '마음만 그렇지..아직도 철이 없어서...' 라는 무언의 동의로...    서로 마주보며.. 그저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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