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추워질 모양이다.. 거센 바람에 날려오는 차가운 빗방울이.. 심상치 않다...
곳에 따라서는 첫 눈을 보게되는 지역도 있을 수 있다 그랬는데... 오늘은 어디 쯤에서 첫 눈이 내렸을런지...
어릴적 연탄난로 앞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얼핏 내다 본 유리창 밖으로 몽울 몽울 떨어져 내리는 흰 눈의 그림자가 스쳐지나가던 순간...
"와~ 눈이다~~~" 라며 급한대로 내복 위에 대충 바지를 입고 웃도리 하나 걸치고 뛰어 나갔던 기억... 눈오면 깡총대는 강아지 마냥 그랬던 시절... 그렇게 뛰어 놀다 양말이 다 젖어도 안춥다며 젖은 신발을 신고 마냥 놀다가.. 감기에 걸리기도 했던 기억...
그래도 가만히 회상하다 보니.. 그 때가 그립네... 그 때를 아십니까..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오늘.. 문득, 창 밖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니.. 첫 눈이 아닌 첫 우박이 쏟아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하얀 결정들이 바람에 날려 갈짓자로... 거리를 휘젓는 모습을 본다..
과녁에 꽂혀진 화살처럼 몇 안남은 나뭇잎을 때리는 얼음덩이에.. 노랗게 물들었던 나뭇잎이 떨어져.. 거리를 어지럽히고 있다...
바야흐로 때는 스산한 겨울... 딱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레 처럼.. 하얀 우박은 쏟아지는 폭죽이 되어 아스팔트 위에서 터져 올랐다..
이 겨울에도 생과 사는 여기저기에서 시작하고... 마감하고...
사는게 대단한거 같아도.. 사실 별거 없다.. 진짜 별거 없다... 사무실에 홀로 가만히 앉아.. 소란스러운 본격적인 겨울의 초입에서.. 내게도 닥쳐올.. 몇 안남은.. 마감을 위한 겨울을 생각해 본다..
문득 드는 생각은.. 그래...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라는 노랫말처럼.. 하얀 겨울에 떠나지기를... 상상해 본다.. 모든 생명이 움트는 찬란한 봄빛 아래 말고.. 온 세상이 무채색으로 덮힌 하얀겨울이라야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산다는 것.. 그리고 마무리 한다는 것... 별거 없다..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또.. 남고... 그냥 그런게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가 시대의 영웅인 양 했던... 혼자만의 착각 속에 우쭐거리던 세월을 보내고.. 이제 햐얗게 다 타버린 재로 남은 연탄처럼.. 그런 가슴 속 하얀 기억들을 끌어안고.. 어느덧 다가올.. 그 때를 기다리는게 인생이지 싶다..
생로병사..희노애락.. 중에 그렇게 혼자 뛰쳐나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부처님은 도대체 뭘.. 깨달으셨다는걸까?... 하찮은 중생인 탓인지.. 머리 깨지게 궁리해 봐도 도저히 모르겠다... 보리수 아래 가부좌 틀고 앉아서.. 이 지독하고 혹독한 인생의 정수를.. 그 해답을 깨달았다고?.. 니미.. 말같은 소릴 해야지... ㅡ,.ㅡ
가만보면.. 왜 왔는지.. 왜 사는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었다... 이제는 알고 싶지도 않고.. 그냥 차라리.. 이럴꺼면.. 하얀 겨울에 떠나자.. 단지 이렇게 마음만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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