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곱등이...

작성자
vi*****
작성일
2024-11-18 12:21
조회
550

부쩍 추워진 날씨..  자연스레 난방기를 찾게되는 날씨다.. 

어렸을 때 아마도 이맘 때 쯤에..  엄마를 도와 방 한가운데 연탄난로를 설치하고 은빛 함석 연통을 달아 유리창 밖으로 꺼냈던 기억이 있다..    연탄난로 주변에는 굵고 튼튼한 철사로 된 사방 보호망을 세우고.. 

대충 그려본 방안의 모습은 이랬었다..  늘..  매 겨울마다...   

단칸방에서 방이 2~3개 쯤으로 늘어난 집으로 이사가기까지 추위가 시작할 무렵이면 항상 방 가운데를 이렇게 연탄난로가 떡하니.. 자리를 잡았었고..  이른 초봄의 꽃샘 추위를 지날 때까지 장장 4~5개월 쯤은 그 좁은 방의 한가운데를 연탄난로가 차지하고 있고는 했었다.. 

훗날 거실이라는 공간이 생긴 시절 즈음..   그 때는 연탄난로가 사라졌느냐?.. 그렇지 못했었다..   요즘처럼 건축기술이 좋지를 못해서인지.. 아니면 원가 절감 탓인지.. 겨울이면 거실이 냉골로 변했고.. 따라서.. 부득이 거실의 한가운데를 또 연탄난로가 장악을 했었다...  

겨울이면 3백장, 4백장..  연탄이 배달되어 오던 기억..  그렇게 지하실이 아닌 대문앞 어딘가에 쌓인 연탄을 엄마와 함께 지하실로 나르던 기억... 

공동지하실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띄엄 띄엄 연탄이 무리지어 쌓여 있었고 그 무리 하나 하나 마다 소유하는 집이 달랐다..  

어떤 때는 입구에 자리를 잡지못하고 지하실 안쪽에 자리잡은 연탄을 꺼내러 갈 때면..  그 어두컴컴하고.. 눅눅한 습기 가득한 공간의 주인들.. 즉, 곱등이 들이 놀랬는지 노했는지 펄펄 뛰어 오르는 바람에 아주 매번 학을 떼었던 기억도 .. 있다.. 

진짜.. 큰 놈은 왠만한 호두알 만한 녀석이 그 징그러운 긴 뒷다리로 튀어 올라.. 내가 배송해야 할 연탄 위에서 그 가늘고 긴 더듬이를 움직이는 모습을 볼 때면...  어린 마음에 거의 기절하기 일보직전일 때도 있었다...  

먹을 것도 없는 그 축축하고 어두운 공간에 뭔 곱등이들은 그리도 많았었는지...

수백마리 개체 수 중에서 일시에 수십마리가 길길이 날뛰는 모습을 볼 때면... 이것들이 이 안에서 뭐 농사라도 짓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어언.. 곱등이 한 녀석을 보지 못하고 지내온 세월이..  모르긴 몰라도 한 30여년은 지난 것 같다... 

연탄가지러 갈 때 마다 그 어두운 공간 어디에선가 들려오던 귀뚜라미 소리와.. 그리고 대따 큰 곱등이들이 뛰어대는 바람에 들려오던 뭔가 찰지게 착지하는 소리...

가끔은 한껏 찌그러진 눈 앞으로 후다닥..  쏜살같이 날아가던... 쥐새끼... ㅡ,.ㅡ;;; 

요즘에는 모르겠는데.. 우리 때는 지금의 고양이 만한 쥐들이 살고 있었고..  걔네들은  지면을 스칠 듯 낮게 날으는 제비처럼..  땅 위로 닿을 듯 말 듯 날라다녔었다...

또 얼마나 영특했냐면..  "어? 쥐다~"...  소리와 "어?. 어~어?".. 소리에 대한 반응이 달랐다.. 뭔 소리냐면..  우리 때의 쥐들은 지금의 한류열풍 이전에 이미 한국어를 습득하고 있었어서..  쥐다..라는 말을 알아 듣고.. 잽싸게 도망을 다녔었다..  

정말이다.. 지하실 한 쪽에 웅크리고 있는 쥐를 발견했을 때... 나도 모르게 "어..어~"
할 때 까지는 미동도 않고 죽은듯 움직이지 않던 녀석이.. "으악..쥐다~" 라고 하니 알아듣고 재빨리 도망을 갔었다..   ㅡ,.ㅡ ;; 

라떼는...  쥐들이 정말 똑똑했었다...   언젠가 어느 책에선가.. 인류가 멸망하고 나면 차세대 지구의 주인은 설치류.. 그중에서도 특히 쥐들이 될꺼다..라는 글에.. 나는 정말 전적으로 동의를 하게 되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난게...  국민학교 때.. ㅡ 또 다시 재연되는 라떼는..ㅡ    ㅡ,.ㅡ;;;   학교에서 쥐 잡는 숙제를 냈었다..   그것도 시골도 아닌 서울 신림동에서 국민학교를 다닐 적에...    학교에서 쥐약도 나눠줬었고...    다행히 잡은 쥐를 들고가서 검사받는 일은 없었지만..   

어느 날.. 부엌 어딘가에 숨어있는 쥐 한마리 잡겠다고.. 엄마와 부엌 출입문을 차단하고.. 갖은 물건들을 들어내고...  부산스럽게 여기저기 들 쑤시는 와중에...  부엌 천장 어딘가에서 떨어져 내린 쥐새끼 한 마리에 놀래서..  거의 머 돌아가실 뻔한 기억도 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그런말이 있던데.. 그건 정말이다.. 사실이다..  엄마와 내가 합세해 궁지에 몰린 쥐새끼 녀석이 코를 실룩거리며 한참 동안 우릴 쳐다보며 실갱이를 벌이더니.. 어느 순간.. 정면돌파를 선택한 듯 우리에게 돌진해 왔었다.   그런거 보면..  하다 못해 쥐도 궁지에 몰리면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덤비는데...   누구든..  궁지에 몰아서는 안될 것 같다...  도망갈 길을 터주고 쫓는 게 어쩌면 진짜 현명한 방법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 이거 뭐 .. 춥다고 난방 켰다가.. 옛날 연탄난로 생각에... 곱등이 생각에.. 쥐잡던 생각까지... 또 두서없는 횡설수설이 되어 버렸네... .. 이런게.. 소소...한... 일...상.....이 맞는건..가 모르겠넹..닝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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