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넉자 잉어..

작성자
vi*****
작성일
2024-11-03 21:41
조회
872

몇 번 미루고 미뤄지다.. 안균이 녀석이 그렇게 노래 노래를 하던 낚시를 갔다..

녀석이 낚시장비 일체를 구비하고 첫 출조...    날은 화창하니 정말 좋았다.. 화성시 소재 가까운 저수지를 찾았는데.. 오랫만이라 그런지 소풍가는 듯 마음이 상쾌했다..

출발한지 30분 쯤 못되어 도착을 하고..  낚시터 인근 낚시방에서 몇가지 물품을 사고 노지 좌대에 짐을 풀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낚시대를 꺼내었는데....       이런 닝기리...   모든 장비가 원초적인 상태 그대로다.. 즉, 낚시대 끝 초릿대에 낚시줄은 안매어져 있고 따라서 봉돌이며 낚시 바늘이며.. 낚시줄이며..  그냥 포장도 안 뜯은 공장 출고 상태 그대로.... 아.. 멘붕...

"얌마.. 이게 뭐야? @.@" ..    "뭐?"  "야.. 낚시대에 최소한 줄은 달고 바늘도 달려있고 그래야지 이게 뭐야?"   "난 니가 사라는대로 사기만 했지... 내가 뭘 아나?"

...  헐...    이 시끼가..  꼴새를 보아하니 택배 온 그대로 그냥 들쳐 업고 온 모양... 

ㅡ,.ㅡ;;; 

아.. 이거 대략난감한 상황이 펼쳐졌다..  하아...    "야 시끼야.. 너 핸드폰 줘봐 유튜브 검색하게.. 내껀 데이터가 얼마 없어서.." 

그렇게 녀석의 핸드폰을 받아 그 자리에서 폭풍검색을 했다.. 초릿대 매는 법.. 봉돌 다는 법..  낚시바늘 매는 법..   등등... 

떡밥을 개고 물속에 낚시 바늘을 던져 넣었어도 수십번은 던져 넣었을 시간에 그렇게 유튜브를 검색해.. 어떻게 어떻게 낚시대 끝 초릿대에 낚시줄을 달고.. 봉돌을 달고.. 바늘달고...    이제 남은건 찌의 부력을 맞추는 찌맞춤 작업인데...  이건 머 내가 할 줄 알아서 ..   몇 번 물 속에 넣었다 뺐다하며 중간 중간 니퍼로 납으로 된 봉돌을 잘라가며 결국 찌맞춤을 맞출 수 있었다..

그렇게 2시간여의 시간이 훌쩍 지나고...   

첫 미끼를 달고 첫 낚시대를 드리울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긴 했다.. 낚시터에 와서 줄달고 바늘달고.. 찌맞춤 하는 쌩초보들은 진짜.. 우리밖에 없을 듯 해서....  ㅡ,.ㅡ;;; 

10분 쯤 지났을까.. 녀석이 내게 뭔 큰일이라도 난 것 마냥 뭔가를 물어왔다..

"야.. 근데 저거 찌가 이상해.. 아까 저기 있었는데 지금은 여기에 와있어~.. 떠내려왔나봐.. 이러면 안되는거 아냐?"

"당연히 안되지..  넣은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지... 이상하네?  아까 찌 부력은 봉돌하고 다 맞췄는데??.. 음..   야 낚시대 빼봐"

그렇게 녀석이 낚시대를 들어올리자.. 난.. 단박에 그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아... 어리버리한 시끼....  

"아..놔..   야..  수심에 따른 찌 높이 조절 해야 한다고 했어 안했어?"

그제야 녀석도 뭐가 잘못되었는지 감이 왔는지..  수심에 턱없이 낮게 달린 찌를 보더니...  "아..   찌높이를 안맞췄네... ㅋㅋㅋ"  다시 물 깊이 만큼 찌를 올려 찌맞춤 할 때 보였던 손가락 한 마디 만큼의 찌높이가 보이게 조절을 하고 다시 미끼를 달아 던져 넣었다..    

"야..너 진짜 개념이 있는거냐 없는거냐?.. 적어도 낚시대 한번은 살펴보고.. 낚시줄도 매고..  찌도 맞추고.. 뭐 그래서 들고는 와야.. 최소한의 예의지... 닝기리..$$$%^&&...#@#$..." 그렇게 녀석에게 한참 동안 잔소리를 쏘아 대고..... 

가을이라지만 그래도 뜨거운 한 낮의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서 뜨거운 오후3시 즈음..  슬슬 입질없는 찌의 움직임에 지쳐..  옆 나무그늘 속으로 파고들었는데... 

"어..어?" 하더니 녀석이 펼쳐놓은 3대의 낚시대 중 제일 짧은 낚시대를 향해 쏜살같이 뛰어 갔다..   낚시대를 들어올리는데.. 활처럼 휜... 그것도 양궁도 아닌 국궁처럼 거의 영문자 U처럼 휜 낚시대가 .. 예삿놈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뜰채~ 뜰채~" 하며 급하게 녀석의 낚시가방을 열어보니.. 다행히 있다..

"야.. 무리하게 끌어 올리지 말고 그냥 지그시 당기고만 있어~  잘못하면 터져~"

라고 흥분한 녀석이 무리하게 물고기를 끌어올리는데에만 열중할까봐 주의를 주고 뜰채로 건져 올렸다..  올리면서 보니.. 족히 4자는 됨직한 큼지막한 잉어 였다...

ㅡ,.ㅡ;;..   한 시간에 한 두번씩 저수지 가운데에서 뛰어오르던 은빛 영롱한 대물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녀석이지 싶었다..  

4자 이상의 대물 잉어를 잡고.. 녀석도 맥이 풀려가던 동공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첫 출조 주제에..  허풍하면 빠질 일 없는 여느 조사님들 처럼..  그 짧은 시간의 거한 무용담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야 시끄러.. 됐고 임마..  어망이나 가져와~"..

내가 볼 때...  잉어가 미친거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대물이 나올 수 없는 벌건 대낮에.. 그것도 이제 갓 장비를 사들고 첫 출조한 초짜.. 조사가 펼쳐놓은 낚시대를 물다니...   

사실..  바늘을 달 때..이런 대물을 잡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은 안했었기 때문에 그저 손바닥 만한 붕어 몇마리 잡아서 재미나 좀 볼 수 있으면 보라고..  7호 짜리 작은 낚시 바늘을 달았었다...   즉, 뻥긋 거리는 잉어 주둥이가 500원짜리 동전 만한..이런 큰 대물이 물기에는 너무도 작은 낚시 바늘이었다...    그랬는데...  참...   신기하네...  이런 것도 될놈 될... 인가?...

아무튼 녀석은 이렇게 큰 대어를 들고 입이 귀 밑까지 찢어졌더랬었다..

아래 이 자리가 이 대물이 나온 자리...

저 멀리 20분에 한번 씩은 지나는 고속열차의 굉음이 적잖이 소란스럽고...   수면에 반사되어 얼굴에 와닿는 오후의 햇살은 뜨거웠고...  

가만히 드리운 찌 끝에 살랑이는 바람은.. 때때로 시원하기도 했었다.. 

잉어가 잡힐 때.. 갑자기 찌가 물속으로 쑤욱.. 들어가더라며..  감격에 겨워 반복해서 토해내는 친구 녀석의 사자후 같은 반복 또 반복... 재방송으로 보고 들으며...  그래도 뭐라도 하나 잡아 다행스러운 우리의 첫 출조는 마무리 되었다.. 

해가 빠져.. 어두울 무렵 낚시대를 걷고..  장비를 치우고.. 아까 잡은 내 친구만큼이나 어리버리했던 넉자짜리 잉어를 다시 풀어주고..  주변 청소를 하고.. 귀가를 위해 차에 올랐다...    이 밤에도 저 멀리 밤낚시를 위한 여러 조사님들의 밝은 불빛과 찌끝에 매달린 초록색으로 빛나는 케미의 불빛이 기백여개.. 이상 눈에 들어왔다..

"야..  근데 이거 낚시 좀 했다고 되게 피곤하다야.. 근데 저거라도 잡아서... 어쨌든 재밌었네~"  첫 출조에 대어를 낚은 녀석의 이바구가 피곤하다면서도 끊임이 없었고...

문득 내가 물어 봤다.. "야 넌 몇 시에 잠들어?"  .. "나?.. 어릴 때부터 항상 11시 전에는 자지..왜?" ..   "으응..  난 불과.. 한 한달 전? 그 때 쯤부터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일찍 잠이드는 습관이 생겼거덩"  

"그래? 그럼 그 전에는?"

"보통.. 밤 12시에서 새벽3시?.. 머 그 사이 정도?"

"이야... 근데 최근에야 일찍 자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깨지는 않고?"

"응.. 그렇게 일찍 누워 잠들면..  일찍 일어나긴 하지.. 새벽6시..나 7시 쯤?"

"야.. 너 그거 복받은거야~" 

"뭔 소리여?"

"내 주변에 우리 나이때 사람들 중에..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디게 많어~.. 새벽2, 3시 쯤 중간에 깨서 잠이 안와서.. 말똥 말똥 밤새는.. 그래서 그게 힘들어서 수면제 처방받고 신경정신과 진료 받고.. 그러는 사람들 많다고...  근데 넌 안그렇다며?"

"응.. 그냥 쭉.. 자는데?"

"그니까.. 그게 좋은 거라고.. 나이 먹어서 안그런 사람들 많다고~"

녀석의 말을 들어보니..  그렇게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사실.. 나는 불면증이 아니라 자는걸 싫어 해서..  늦게 늦게까지 쓸데없이 노는걸 더 좋아해서... 일부러 안자는 스타일이었었는데... 

일찍 자버릇하니... 사실 요즘엔 9시만 좀 넘으면 그 때부터 슬슬 하품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딱히 별일 없으면 10시에서 아무리 늦어도 11시 전에는 잠에 들고는 한다..  예전과 달라진게 또 하나 있다면.. 요즘엔 누우면 바로 잠들어 버린다는 사실...

전전반측 누워서 아둥바둥 30분이고 1시간이고.. 헤매는 시간이 없다.. 거의 머 머리만 바닥에 닿으면 잠에 빠져드는 편...  ㅡ,.ㅡ 

그 덕분에 내 아이들이 내게 붙인 별명도 '10시의 요정' 인데...  낚시하느라 피곤했던 어제는 9시 조금 넘어 기절하듯 잠들었었지....   확연히 달라진게 느껴지는 세월의 변화..   요즈음의 내겐 수면부족이란...  없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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