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서브웨이

작성자
vi*****
작성일
2024-10-29 15:08
조회
1271

한번 가 보고는 유일하게 거의 가지 않는 패스트푸드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서브웨이...

샌드위치 전문점이기는 한데..   천편일률적으로 획일화된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개인별 식성에 최적화된 개별 주문이 가능한 곳이다..  즉, 뭐는 빼고 뭐는 더 넣고.. 소스는 이거 저거..뿌려주고.. 빵은 어떻게 해주고 등등...  세세한 주문이 가능한 곳...

내가 여길 처음 갔을 때... 내 주문사항 보다 직원이 물어오는 문의사항이 더 많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빵 종류는 어떤걸로 드릴까요?"  ....  '응? 빵도 종류가 있어?' ...

"사이즈는요?"  ..   '뭐..뭐..?... 빵 크기도 다른거야?'

"빵은 속을 파드릴까요?"  ... '잉? 뭐라고??'

"치즈는 어떤 종류 원하세요?"  ...  '아.. 아무거나 넣지..'

"야채는 어떻게 할까요?" ...    ' ... ?..아.. 그....게....... '

"소스는 어떤걸로 할까요?"  ..    '아.. 자꾸 물어봐..머리아프게...'  ㅡ,.ㅡ;;;

등등...

종종 먹던 이삭토스트 처럼..  "OO하나 주세요~~" 그러면 "네~~" 하고 뭔가 뚝딱 뚝딱 만들어져 나오곤 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가만히 생각하면.. 내 입맛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최상의 판매 방식이지만...   대량생산된 공산품 마냥 개인별 기호를 전혀 반영할 수 없는 주문 방식에 익숙했던 터라..  나에게는 그것이 진짜 영.. 어색한 경험이 되었고..  그 뒤로 그런게 불편하다는 사유로...  귀찮다는 사유로 다시는 서브웨이에 가지않는 이유가 되었었다.. 

어느날인가..  맛있게 먹어 본 공차를 먹기위해 공차매장엘 갔었다..  하...  여기도 그랬다..  토핑을 고르고...  원하는 당도를 퍼센트로 말해야 하고..  얼음의 양도 어떻게 원하는지 이야기 해야하고.. 등등..  마찬가지로 주문한번 할라치니 물어오는 질문이 너무도 많았다..    즉 불편했다... 

그 뒤로 공차에도 가지를 않았다...  일일이 대답하기 귀찮다는 사유로.... ㅡ,.ㅡ 

이렇게 소비자에게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선택권을 많이 부여한 체인점의 경우.. 오늘날의 대세인 키오스크 도입이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다 한다..   그나마 절차가 좀 덜한 공차는 모르겠는데 서브웨이의 경우 묻고 대답할 것이 평균적으로 9~12가지에 이른다는데..  이걸 키오스크에 구현하기가 녹녹치 않을 뿐더러.. 설사 구현 한다한들 하나 하나.. 주문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도 오래 걸리는 바,  사람이 일대일로 대면하여 주문받는 것에 비해 비효율적이라고...   그래서 아직까지 서브웨이에는 키오스크가 없다고 한다.. 

오늘 근 십년 만에 서브웨이를 가 보았는데..  들어가면서부터 키오스크를 찾으니 안보였다... ㅡ,.ㅡ;;;  아.. 역시..아직도.. 하며 느낌이 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냥 단순화된 주문 메뉴는 없다...   오늘도 이거는요? 저거는요?.. 하며 거의 열 번에 가까운 질문에 대답한 끝에 주문을 마칠 수 있었다..    8년 전과 마찬가지로..  피곤하고 귀찮았다... ㅡ,.ㅡ;  

내 입맛에 맞게 고르라고?..  아니.. 난 그냥 주는거에 내 입맛을 맞추는게 더 편한 세대인 것 같다.. 

8년 전에.. 서브웨이를 처음 경험해 보고.. 그 당시. 이거 이거 오래 못가겠는데?..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직까지도 매장이 살아있는 것을 보면...  장사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나만 그런걸 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한국사람들은 세세하게 요구사항을 셋팅해서 주문을 하는 것보다 그냥 단순하고 간편하게.. 그래서 빠르게 나오는 것들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전에 티브이에서 보니까.. 미국의 스타벅스에서 어메리칸 들이 커피를 주문하는 형태도 서브웨이에서의 주문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긴 하던데..  커피는 어느 원두로.. 시럽은 무엇으로.. 얼음은 어쩌고..  크림은 어떻게..  우유는 몇cc만 넣고 등등...  점원에게 주문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호를 한참을 설명을 하더라구... ..   그 많은 요구를 일일이 기억했다가 주문에 반영하는 점원들의 반응도 신기하긴 했었지만...   

개성이 강하고.. 마땅히 존중되어야 당연하다는 미국식 사고방식과..  개성은 머 개뿔..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그게 그건데 주는대로 먹지 머 하는 한국식 사고방식과..  의 갭에서..  어느 것이 맞냐.. 는 고민을 잠시 했었다..   

그치만....

그렇게 세세하게 주문을 해서.. 재료의 믹스 농도에 따른 차이를 구분해서 음미할 만큼 나는 예민한 혓바닥의 미식가가 아니기에...    아직도 키오스크가 없는 서브웨이나 공차...  가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은 여전히 들지 않는다.. 

내 생각은 아직도..  '맞춰먹긴 뭘 맞춰.. 그냥 줘봐..  맛있으면 또 오고. 맛없으면 안올라니까'...   여기에 머무르게 되는 것 같다..   아울러 '나한테 물어보지말란 말이야 니가 자신있는걸 보여줘봐'.. 이렇게 되는 것 같다..     ...    꼰.... 대..다......     그렇다.. 나는 꼰대다...  그치만 뭐 어쩔? .. ㅡ,.ㅡ 

오늘 서브웨이를 나서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 아.. 니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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