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모란시장

작성자
vi*****
작성일
2024-10-10 10:27
조회
645

끝자리 4,9일 마다 열리는 성남5일장...  모란시장...   수도권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없는게 없었고.. 따라서 사람들도 많았다..  모처럼 북적이는 인파 속에 활기찬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눈여겨 보다보니.. 대충 감으로 알 수 있었던게...   국산이라고 명기되어 있지 않은 상품들은 모두 중국산이라 여겨졌다..    대다수 공산품을 비롯 또.. 대다수 농수산물의 경우 중국산의 비중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직접 재배했거나 채취한 국산 농산물의 경우 국산임을 강변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꽤 힘있게 울려퍼지곤 했다..   일부의 경우에는 물론.. 국산이 아님에도 버젓이 국산으로 명기해 놓은 곳도 몇 곳 있기는 했다..  

어느덧 우리 먹거리 들도 중국산으로 도배되어 지다시피 하는 세상...   대세가 이러하니 중국산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수만은 없지만...   중국산 임에도 국산으로 둔갑하여 판매를 하고 있는 몇 몇 상인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충분하였다..

평소 보기 힘든 구찌뽕을 구입하고. 깐 더덕..  그리고 몇가지 콩류.. 표고버섯, 이름모를 어포 종류 등을 구입하면서 그래도 정량에서 더 얹어주는 덤으로 받는 양이 그리 적지 않아..  도심 속 5일장이지만 그래도 시골장의 인심은 남아있는 듯한 느낌은 들었었다..  나름 섹터별로 품종 구분이 되어 있는 듯 한...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넓어 안에서 길을 찾아 가기란..  왠만한 눈썰미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상황.. 

한켠에 무리지어 떨어져 나와있는 순대 관련 전문 식당가는..  지나면서 한 눈에 보기에도 그리 위생적으로 보이지는 않아서..  선뜻 앉아서 음식을 청하기엔.. 다소 어려워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바글바글 앉아서 순대에.. 국수에.. 막걸리며 소주를 기울이고 있었다..  

나야 머..  찝찝한 기분으로 음식을 먹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아서 이내 다시 되돌아 나왔다..   

시장을 벗어나 나오는 길목에 수많은 화초와 화분들 속에 눈에 띄는 아이가 하나 있었으니..  일명 괴마옥.. 별칭 파인애플 선인장이라는 아이였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 조그만 아이가 귀신을 쫓는 효험이 있다 한다...  ㅡ,.ㅡ?? ..  왜 뜬금없이 이 귀여운 아이가 귀신을 쫓는 능력을 갖추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냥 지나치면 눈에 밟힐 듯 하여 작은 아이 하나를 5천원에 구입하였다..  다육이 종류인지라 물은 한 달에 한번 정도만 주라는 주인장의 당부가 있었다..  

이런 5일장에서 먹는 꽈배기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소소한 재미 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서 구입한 꽈배기는.. 솔직히 맛이 없었다...   ㅡ,.ㅡ ..  불티나게 팔리는 핫도그가 우선인지라..  꽈배기를 만들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렸다 샀음에도 불구하고...  대신에 오랜만에 눈에 띄어 구입한 국화꽃 모양의 풀빵은 팥으로 된 앙금이 달콤하니.. 맛있었다.. 2천원에 7개 던데... 사실 5백원짜리 동전 만한 크기라.. 따지고 보면 가격 대비 가성비는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는 편...  

돌아다니다 보니.. 체감되는 물가의 상승폭이 꽤나 높음이.. 느껴지긴 하는데..  예외적으로 표고버섯의 경우에는 단돈 5천원 어치를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보따리를 주는 바람에..  조금 놀랍기는 했다..  동네 마트에서는 100g 단위로 3~4천원대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에....  

정갈하고 깨끗한 대형마트에서의 장보기와..  다소 어수선하고 소란스런 그리 깔끔한 환경도 아닌 5일장에서의 장보기는..   서로 다른 특색이 뚜렷하다..  흥정하고..때로는 대화를 나누면서..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나는 시장의 분위기는 대형마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   나는 가끔 그런 분위기가 좋아서 즐겨 시장이나.. 5일장을 찾고는 한다...   

만만치 않아 보이는 상인 아주머니 앞에..  못지 않게 기쎄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붙어 콩 한 줌을 더 내놓아라.. 못준다..  흡사 싸우듯 흥정하는 모습이 그렇게나 재밌게 보일 수가 없었다..    서로 너무하네.. 야박하네...  혼잣말인 듯 대놓고 들으라고 하는 말인 듯.. 그렇게 팽팽한 말의 화살을 서로에게 쏘아 대다가..   말로는 안된다고 으름장 놓듯이 눈에 힘을 주어 말을 하시던 상인 아주머니께서 은근 슬쩍 .. 한 줌은 안되어도 반줌정도 되어 보이는 양을 집어 넣은 비닐봉지를 냅다 줏어 들면서.. 그래도 끝까지 뭐라 뭐라 그러면서 5천원을 내미는 기쎈 아주머니의 모습...   옆에서 보고 있노라니.. 나는 그저 재밌기만 했다..   그냥 목소리만 높은 것이 아니라.. 그 대화 면면을 살펴보면...  서로 상대를 어르고 달래는 연륜이 묻어나는 짜릿한 말의 기술이 가끔 보이기도 해서...   사실 내가 직접 흥정을 할 때에 비해 비교불가한 그 무엇이 그들의 대화 속에는 있었다..   

그러다 보니 .. 지나다 어디서 흥정이라도 붙을라치면.. 쪼르르 쫓아가 옆에 서서 구경하는 재미가...  마치 누가 두는 바둑이나 장기판 옆에 붙어 감내놔라 콩내놔라..훈수를 두는 어르신들을 구경하는 것 만큼이나 재미가 있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이런 시장에 오는 재미는 어쩌면 가격.. 보다는 이런 삶의 한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아울러 지나치면서도 내게 훈수를 두시는 할머님들...  지나가다 내가 사과를 보고 홍로?.. 괜찮을까?.. 라고 갸웃해 하자 어느 틈에 들었는지.. 뒤쪽에 계시던 어느 할머니께서..  "아녀~ 아녀~ 홍로 사지마~ 제철 지났어요~ 서걱서걱해~~" 라며 내게 찡긋 표정을 지어보이시고... "아..(깜짝이야) ㅋㅋㅋ 네~ 감사합니다~" 라고 하자 쿨하게 내 옆을 지나쳐 가셨다.. 

시장에 오면 이런 재미들이 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전혀 낯선 이의 도움을 받게 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조언을 얻어 듣기도 하고....  

강화도 쪽에도 큰 5일장이 있다하니.. 다음 번엔 그 곳으로 가보려 한다...  또 다시 만나게 될 일상의 재미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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