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때가.. 20대 초반 시절로 기억한다. 그 전까지는 술과 마찬가지로.. 먹으면 배도 아프고... 머 그랬던 터라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 터였다..
그 때 부터 하루 한 두 잔 먹기 시작했던 커피가.. 언제부터인가 꽤나 늘어 있었다..
오늘 건강검진결과를 들으러 방문한 병원에서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하루 한 잔도 안되나요?"
"네~ 가급적이요"
위벽에 약간의 염증이 있는 것이 술을 마시지 않는 나로서는.. 커피 탓인듯 하다며 의사쌤께서 커피를 금지하는 발언을 하신 것이다...
나머지.. 대장에서 떼어낸 조그만 무엇인가는 작은 용종에 불과하다고 크게 신경 쓸 것은 없으나 혹시 모르니 3년 마다 내시경 검사는 받아 볼 것을 권고하셨다..
병원에서 술 먹지 말란다고 궁시렁 거리는 지인의 하소연은 많이 들어봤었는데.. 나처럼 커피 마시지 말라고 했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은데.. 참... 웃긴다..
술도 아니고.. 커피를 마시지 말라니.. 원.... 어디가서 누구한테 말 할 꺼리도 못될 것 같다... 병원에서 술 마시지 말래.. 그러면 어~ 글쿠나 건강이 어디가 안좋은가보네... 할테지만.. 병원에서 커피 마시지 말래.. 라고 말한다면.. 뭐? 커피를? 장난해? 라고 하거나.. 아니면.. 뭘 얼마나 커피를 처마셨길래.. 커피원두를 숟가락으로 퍼먹고 살았냐? 라고 마치 하루종일 밥대신 커피만 먹어댄 사람으로 오인하지 않을까 싶다.. ㅡ,.ㅡ;;
아무튼.. 마시지 말라하니.. 이제부터 커피는 어지간해서는 마실 일이 없을 것 같다..
의사 쌤이 하루에 커피 몇 잔이나 마시냐 하길래 솔직히 몇 잔 먹노라고 말했더니 대번에 "아.. 그래서 이럴수 있겠구나.." 하더니 지금의 위궤양과 일부의 협착증의 원인을 모두 커피로 돌리더라구.. 그러면서 대번에.. "커피.. 드시지 마세요~".. ㅡ,.ㅡ
나이가 드니..참... 식성도 많이 변하고.. 자연스레 가리고 안먹게 된 것도 많아졌는데.. 거기에 더해 이제는 커피도 마시지 말라 하니... 난 심심할 때 뭘 마셔야 하나?.. 갸웃 갸웃 하게만 된다... 근데 머.. 사실.. 내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그저 습관 탓일 뿐인 경우가 99%이긴 했다.. 그리 유별난 커피 애호가도 아니었을뿐 더러.. 커피를 못 마신다고 금단증상에 손을 떨.. 그런 애착이 있는 기호식품도 아니긴 하다.. 그래서 마시지 말라하니.. 안먹음 되지 머.. 하고 별 타격은 없긴 하다..
그냥.. 갑자기 커피를 끊어내니.. 커피를 홀짝 거리면서 지루함을 달래던 시간을 이제부턴 어떻게 떼워야 할 지.. 다소 갑작스러워 당황스러움이 조금 있을 뿐...
생각해 보니.. 아마도 술 먹지말라고 금주령을 선포받은 사람들의 상태나 심리가 지금의 나와 좀.. 비슷하지 않을까 .. 싶다.. 딱히 생명유지장치에 별 영향은 없으나.. 술 안먹으면 그럼 뭐하지? 그런 기분이.. 지금의 나와 같은... 즉, 커피 안마시면 뭐하지?.. 이런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뭐... 어쨌거나... 오늘 결제한 몇 만원의 병원비 처럼.. 몇 년 전에 결제했던 몇 만원이.. 생각도 못했던.. 내 목숨값으로 둔갑했던 기억이 있던 터라.. 그 뒤로 병원의 지시에.. 나는 불응하는 경우가 잘 없게 되었다.. 그래.. 뭐. 커피 안마시면 되지 머... ㅡ,.ㅡ
그나저나 오늘 처방전을 들고 받아온 위염 약은.. 한보따리다.. 누가보면 중환자인 줄 알겠네... 닝기리... 뭐 이리 알약이 많이 들어있는지.. 매 끼니마다 알약만 먹어도 배부르겄넹... 니미.... ㅡ,.ㅡ+
커피... 그러고 보니.. 뜨거운 커피 한 잔이 주는 낭만도.. 이제는 아디오스.. 인 것 같다.. 커피.. 이게 머라고.. .. 왜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드는지 .. 모르겠넹..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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