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눈덩이.. 돌덩이..

작성자
vi*****
작성일
2026-09-23 13:18
조회
26

9월의 늦더위

요즘..  9월의 중순을 훌쩍 넘었건만..   아직도 한 낮의 태양은 뜨겁고, 따갑기만 하고 오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다시 또

늦더위가 찾아들고 있다.  아침나절 잠시 서늘하고 다시 뜬 태양 아래 뙤약볕 받아 뜨거워진 이 도시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더미 사이론 뜨거운 열기가 복사열이 되어 피어 오르곤 한다.

 

아, 덥다.  지금도 덥다.  아... 이 무슨 지랄맞은 날씨더냐..  문득 어이가 없네. 쩝... 

 

프록시를 끄다..

어제 밤, 갑자기 이 사이트와 또 다른 사이트가 접속이 빨랐다가.. 하염없이 느렸다가 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만히 보니 또 그 밤에 클로드랑 손 붙들고 사이트 여기저기 들여다 보고 DNS 레코드 들여다 보고나서야   

그제야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나스나 인터넷 통신사의 문제도 아니고.. 결국은 Cloudflare 사가 제공하는 ip대역 자체의

문제였던 것.  프록시 서버가 저 동남아시아 심지어 미국 어느 주까지 우회하여 신호가 들어오는 바람에 상당한 접속지연

현상이 벌어졌던 것이었다.  클라우드플레어의 무료사용자 입장에서는 해결책이 없었다. ㅡ,.ㅡ;;

할  수 없이 프록시를 끄고 네임서버만 경유토록 했다. 잠시 후 전파가 끝나자마자 다시 사이트 접속 속도는 정상 속도를

회복했다. 

 

겨울을 기다림..

집에서 노나..사무실에서 노나 싶어 출근한 오늘.

너무나 조용하고 덥기는 또 덥고 해서 시원한 바탕화면을 챗GPT한테 만들어 달라했다.

컴퓨터 모니터 바탕화면을 교체하고...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 문득 아주 오래전 예전 추억이 떠올라 왔다.

나도 저렇게 아이들과 썰매를 타고 눈싸움을 하면서 뛰어놀았던 기억들이... 

 

눈덩이 속 돌덩이

언제였더라?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또는 5학년 때 쯤이었을거다.

신림동 언덕 위 연립주택에 살 무렵  전체 8채 연립주택 입구 나즈막한 비탈길 아래에는 커다란 빈 공터가 있었고

눈이 오면 그냥 널찍한 눈밭으로 변하곤 했었다. 

거기에서 아이들과 편을 나눠 눈싸움을 하고 놀았는데...   그 때 나보다 한 살 어렸던 송xx 이란 아이가 던진 눈덩이에

내 눈덩이를 정통으로 맞은 적이 있었는데..  이상하다 싶을 만큼 너무나 아팠다.  자칫 눈알이라도 튀어나오는거 아닐까

싶을 만큼 통증이 몰려왔다. 

하도 이상해서 방금 내 눈덩이를 강타하고 발밑에 떨어진 눈덩이를 주워들어보니..  이상하리만치 무거웠다.

조각을 내보니.. 헐.. 그 안에 아기 주먹만한 돌덩이가 들어 있었다.  

아 이런... 뭣같은 경우가.. 이건 아니지 않나 싶어서 방금 돌덩이를 던진 그 아이를 불렀다. 그리곤 물었다

너 이거 뭐냐고 왜 눈덩이 속에 돌덩이가 들어있느냐고...  이러다 이거 맞고 누구 다치면 어쩔라고 그러느냐고...

그 아이가 답하길..  지 아빠한테 배운거란다.  아빠가 누구랑 눈싸움 할 때 눈속에 돌덩이를 넣어 던지면 잘 날아가고

잘 맞는다고 했다고 ..   그 당시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욱하는 마음에 멱살을 쥐고 패버릴까.. 제스춰를 취했는데.. 

옆에서 뜯어 말리는 아이들때문에 주먹다짐으로는 번지질 않았고..  이 따위 비겁한 짓을 하는 너같은 새끼하고는

놀 수 없다..다신 안논다 꺼져라 하고 눈싸움을 쫑 냈었다. 

지딴에는 뭐가 분했는지 그 녀석도 얼굴이 붉으락 상기 되어서는 씩씩 대면서 집으로 가고...   나는 한동안 녀석의

뒷모습을 쏘아보며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느냐며 비겁하다는 둥 나쁜 새끼라는 둥...  욕을 해댔던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의 일이라는게.. 마음 먹은대로 그렇게 되나...  어느덧 며칠이 지나 정말 미안했다며 사과를 전해오는

녀석과 나는 그렇게 또 화가 풀어져 그 뒤로 정말 잘 놀았음은 물론이다..  

 

아들아 싸울 때는..

세월이 흘러..  내가 직장생활 10년차 쯤에 접어들었을 무렵 

사무실에서 우연히 후배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초등학생 또래 아들과 통화하는 모양인데..

통화 내용이 이상했다.  아마 아들이 누군가와 주먹다짐으로 싸운 모양인데... 

다소 감정이 격앙된 후배가 전화기 상으로 아들에게 누군가를 효과적으로 때리는 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주먹을 어떻게 쥐고.. 어디를 때리고...    ㅡ,.ㅡ 

아이들끼리 싸우지 말고 친구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아니라..  일단 싸움이 나면

너는 맞지말고 이렇게 저렇게 때려라...  라니.... 헐..  어이가 없기도 하고.. 순간 후배지만 저게 사람인가? 싶은

마음도 들었었다.  

그 후배가 통화를 끊고 나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제 10살도 안넘은 초등학생한테 애비로서 그렇게 가르치는게

맞느냐 물으니..  후배 녀석이 답하기를 뭐가 잘못인지 잘 모르겠다. 맞고 다니는 것 보다는 때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다.  

어허..  이거 이거 얘도 정상이 아니구나..  그 전까지는 꽤나 친했던 녀석인데 그 뒤로 나는 그 녀석과 사이를 널찍이

벌렸다.  나중에는 웬만해선 녀석과 말 섞는 일도 없게 만들었었다. 

그 옛날 눈싸움을 할 때에는 눈덩이 속에 돌덩이를 넣어 던지라 가르쳤던 그 애비나..   친구와 주먹다짐 싸울때에는

인중을 주먹 돌기뼈로 가격을 하라고 가르쳤던 그 애비나..   마찬가지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똥간에서 꽃이?

나는.. 또는 내 아이는...   절대 맞고 다니면 안되고 절대 손해 보면 안되고..  그런 이기적인 마인드를 심어준 아이들이

새나라의 희망찬 새싹일 확률은  옛날 푸세식 뒷간 똥더미 속에서 꽃이 피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싶다. 

그랬던 아이들이 자라서 지금 이 사회 어디에선가 어른으로서 살아가고 있을 텐데... 

그런 싸구려 저질 조기 가정교육에도 불구하고 학교라는 양질의 고등교육을 만나 비겁하거나 졸렬하지 않은 어른으로

잘 성장했는지..  모르겠다.   똥간에서 꽃이 피었을런지....   

  

오늘 겨울을 배경으로 만든 이미지 속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저 아이들이 싸우지 않고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살다 보면 싸울 일도 있고, 억울한 일도 있고, 때로는 맞서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때 누군가가 눈덩이 속에 돌을 넣는 법보다는, 돌을 넣지 않고도 살아가는 법을 먼저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눈을 감으니 문득, 오래전 그 눈밭이 다시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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