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대감과 통화를 하다가.. 재밌는 소식이라며 들려준 이야기가 있었다. 듣고보니 사실 재밌지는 않은...
내 전 직장의 모 기관에서 발생한 일이라는데.. 현직에 있는 직원이 퇴직하고 나간 직원을 돕기 위해 그 직원이
퇴직 전 만들어 두었던 모 데이터를 외부 이메일을 통해 전송한 사건이 발각되어 난리가 났었다는 이야기였다..
하필 그 데이터가 요즘같이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이슈가 된 마당에 해당되는 특정 다수의 개인적 정보였어서
현재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분위기던데...
사실 그 데이터의 방대한 양에도 놀랐지만.. 그런 자료를 아무리 전직이라고는 해도 퇴직한 외부인이 현직에게
부탁해 전송받을 생각을 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아무리 퇴직 전 지가 만든 자료라고는 해도...
그런 자료가 외부 유출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고 또 설사 그렇다 해도 그럴꺼 같으면 지가 나갈 때
지가 갖고 나가던가... 내가 만든 자료 파일이니 좀 보내달라... 는 건 또 뭐고...
음.. 물론... 그런 부탁을 해온다해서 그 부탁을 별 생각없이 들어준 직원도 일차적 잘못은 있지만.. 내 생각에는..
경솔하게 그런 부탁을 해서 부탁을 들어준 이에게 피해를 끼친 그 퇴직 직원이 더 나쁘다는 생각이다..
우연찮게.. 그 현직은 내가 알았던 사람이기는 한데.. 뭐.. 알았던 사람이라 한들 나와는 유쾌하지 않은 일화들이
많았던 사람이기도 한데... 그치만 그렇다고해도 좋은 마음에 선배를 도와주기 위해 그랬다가... 그렇게 되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딱하다...는 감정이 앞섰다.. 나하고의 사이가 좋았던 적은 없었던 직원이라 한들.. 사적인 감정을
빼놓고 보자면... 내부 감사 중 발견한 사실이었다는데.. 굳이 외부공표를 해서 언론보도에 오르내리게 했다는
부분에서는 살짜기..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에잉.. 그냥 내부적으로 징계만 주고 말지.. 하는 생각도...
순간 든 생각이 ... 검찰 조직같은 경우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 쪽 조직은 진짜..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제 식구 감싸기에 적극적이고.. 혈안이 되어 있는 조직이다 보니.. 그게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어떤 면에서는 부럽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같은 국가기관이지만.. 저쪽에 비해 내 친정되시는 기관은 예전부터 각박하고 냉정한.. 진짜 얄짤없는 기관특성이
있기는 했었다.. 문제가 되면 어떻게든 이슈를 덮고 내 새끼 보호할라고 외부의 화살을 조직이 맞아주면서까지
열심인 그런 기관에 비해.. 이쪽은 문제가 되면 어떻게든 꼬리 자르기에 혈안이 된 모습들을 늘 보아왔었기
때문에.. 언제나 무언 중에 강조하는 바는 늘 한결같았다.. 조직의 문화와 상관없는 순수 개인의 일탈이다..
당연히 엄벌에 처함은 물론 필요하다면 즉각 도려내겠다... 항상 이런 태도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그 직원과의 개인적인 추억(?)은 제쳐두고.. 일단 씁쓸하고.. 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뭐.그랬다..
그 직원이 잘못한것은 백번 천번 맞지만.... 더군다나.. 사무관승진의 영광을 누린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해임
처분예정이라는 보도기사를 보자.. 더더욱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ㅡ,.ㅡ;;
"공대감.. 거.. 지 선배 돕겠다는 마음에 저지른 잘못인데.. 해임은 좀 딱하잖아? 견책이나 감봉으로 해줘~"
농담반 진단반으로 우리가 얘기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얘기를 건넸다..
옛 생각이 났다
내 초임시절이었다.. 그 때 첫 사수로 모시게된 차석님이 내게 그랬다.. 세상에 제일 나쁜 놈 중에 나쁜 놈이
같은 직원 부탁 안들어주는 놈이라고...상사의 부탁은 거절해도 같은 직원 부탁 거절하는건 사람새끼 아니라고..
지금 생각하면.. 문제(?)의 소지가 없지않은 발언이기는 했으나.. 첫사랑..이 소중하듯이.. 첫 사수로 모시게된
분의 말씀이다보니... 그 뒤로 그 말씀을 나는.. 가슴에 새기고 살았었다... 당연히 옳지 않음을 알지만 서도
직원 부탁이니까..하고 무리한 요구를 들어준 적도 사실... 있다... 많지는 않고..한 두번 쯤? 왜냐면 직원끼리는
서로 내용을 알기 때문에 절대 무리한 부탁을 하지도 않거든... 근데 그 부탁이 좀 무리한 내용이다 싶은거는..
그 만큼 그 직원이 절박하다는 소리이고.. 거기에 나는 옳고 그름의 잣대를 일단 제껴두고.. 그 직원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었거든...
나는 운이 좋았던 부분도 있었어서... 상급자나 또는 어떤.. 형식에 의한 절차에서 문제가 되었을 때...
같은 직원 부탁을 어떻게 거절하냐고.. 솔직히 불어서 별 탈없이 넘어갔던 적도 사실 몇 번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왜이렇게 했냐고 다그치던 분이.. 내 대답을 듣고.. 잠시 멍...하게 바라 보시더니.. 담배 하나
피우러 가자고.. 같이 나가서는..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고 하는 요지의 정신교육만 받고 지나간 적도 있었다..
물론, 아주 아무 이상없이 그냥 지나간건 아니고.. 그렇게 혼낼 때는 큰일이라도 낼 것처럼 디지게 뭐라 그러더니..
정작 처분할 때는 예상 외로 아주 부드럽게(?) 처분을 해주셨더라구...
옛날 얘기다.. 지금이야 택도 없는.... ㅡ,.ㅡ
언젠가는 어떤 일에 대한 결제를 받을 때.. 당근 무리한 결정이었어서 계장님이 태클을 걸었었다.. "이...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아무개씨 부탁이라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계장님.. 피식~
그 다음 결제권자 과장님 앞에서.. 과장님이 태클을 거셨다.. "이....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이차 저차 내용을 들으신 과장님께서 의자를 앞으로 당겨 앉으심과 동시에 크게 웃으며 한마디 하셨었다.
"니가 책임질 일이면 난들 무사하겠니? 같이 책임지는거지.. 그래.. 알았다~" 하시면서 도장 꾹~.. 찍어 결제를
해주셨었다..
그게 옳은 건 아니지만... 그 때의 난 그게 조직원간 의리이고 뭔가 끈끈한 정이고... 그렇게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 후로 세월이 흐를 수록.. 업무는 투명해져만 가고.. 의리고나발이고 잘못된 건 잘못된 거.. 잘된건 잘된 거..
그런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옛날이니까 가능했던 이야기... 요새 사람들은 이해를 못할..그 나사 한 두개 쯤 빠진듯한 허술한 그 옛날 시절이..
또 문득 .. 그립다..
아.. 이번의 그 직원은 어쨌거나 안타깝다.. 옛날이었으면 사실.. 별 일 아닌 일 일수도 있었는데.. 에휴.. 어쩌겠나..
시대를 잘못 만난 탓인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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