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가을이지 않을까..싶었던 내 생각과는 달리.. 아침에 문을 나서서 맞이한 계절의 기온은 겨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
확실히 썰렁한 아침.. 오늘은 날이 맑아 햇빛이 화사한데.. 얼마전까지도 느꼈던 따스한 온기는 없다.. 대신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와 닿고
비로소 가다듬는 마음의 다짐.. 이제부터 겨울이구나...
다행인건 목도리와 장갑을 준비하라던 뉴스에서 떠들던 호들갑 만큼 춥지는 않았다는 사실.. 어딘가엔 첫 눈이 올 수도 있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글쎄.. 아직까지 첫 눈 내린 소식은 듣질 못했다.. 다시 또 내리는 눈을 맞이할 계절이 되었구나.. 시간 참 빠르지?.. 그런 생각..
문득.. 아침에 일어나 내다 본 창 밖으로 모든 세상이 하얗게 덮여 있던 광경이 떠올랐다... 내리는 눈을 실시간으로 직접 보는 것보다..
일어나 눈을 뜨고 첫눈에 들어온 하얀 눈덮힌 세상이 ..마치 깜짝쇼 처럼 놀래키던 기억이.. 겨울에는 더 인상적이기는 하다..
종종가던 모 대학 내 카페 옆 캠퍼스를 걸으며.. 하얀 양탄자 같은 그 고운길에 뽀드득 발자국을 남기던 기억...
아.. 그 때는 모든 것이 불확실했고...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했던 때라 그런지.. 그 눈길을 하염없이 걸으며 다가올 미래와 지난날의 회한과
번민으로 괜히 울적했던 것도 같다.. 하얀 눈 위에 햇빛은 부서져도 눈은 부시고.. 불어오는 칼바람에 뺨은 시리고... 두껍게 걸쳐 입은
패딩안으로 느껴지는 온기에만 포근해 하며 때로는 무념무상으로.. 그저 걷기만 했던 기억..
인생의 어느 때고 시련은 있고.. 때로는 넘어질 때도 있지만.. 그 때는 .. 그래.. 넘어진김에 쉬어가자.. 라는 생각 조차 너무 사치스러워 할 수
없었던 시절.. 넘어지고 나면 그래 쉬었다 가자 보다는 어떻게든 일어나 보려 애쓰게 되는 조급함이 서서 볼 때와는 또 다른 쓰러져 누운채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의 또다른 모습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지..
그 눈길을 걸으며 나는 조급함을 버렸던 것 같다.. 불안도... 불쾌도.. 그렇게 그 때는.. 그래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느긋함을..
모든 불안과 번민을 버리고 나서야 느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대책없는 긍정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다.. 고 믿는다..
돌이켜 보니.. 살면서 때로는 근자감 - (근거없는 자신감) - 도 필요하다고.. 때로는 그런 막무가내 정신이 그래도 다시 제대로 살아가게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무 근거가 없는 그저 긍정적이기만 한 생각을 무책임한 희망 이라고 한다면.. 그런 무책임한 희망은 어느새 점진적으로 책임을 갖추도록..
근거를 갖추도록.. 부지불식간에 작용하는 것 같다..
얼마전 다시 보기 하였던.. 톰행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Catch Me If You Can' 에 나왔던 짤막한 이야기.. 두 마리의 쥐가
우유통에 빠졌는데.. 절망하고 포기한 한마리 쥐는 그대로 익사를 하였고.. 끝까지 포기않고 발버둥 친 또 다른 한마리 쥐는 우유가 버터가 될
때가지 발버둥을 치고 ..젓고 또 저어.. 마침내 굳어진 버터 위를 통해 탈출할 수 있었다고...
그 한 마리 쥐가.. 우유를 휘핑하면 버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리 없다... 그렇게 희망이란.. 내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초래
하기도 한다...
비록 영화속 이너 스토리로써.. 이솝우화같은 허구의 스토리 임을 모르진 않으나.. 그 두 마리 쥐 이야기를 통해 배울 점은.. 깨달을 점은 있다고
느껴진다.. 이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들려지는 이유는.. 분명 있을테니까...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편적인 교훈이.. 이 복잡한 세상에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으로..그리고 획일적으로 적용되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될지 모르겠다고 주저앉히는 이야기 보다는 백배 낫다는 생각이다...
올 겨울에 다시 또 눈이 내려.. 세상이 하얗게 덮히면.. 몇 년 전 그 카페 인근 옆길에 발자국을 남기며.. 다시 또 지금 가슴에 쓸어모아 담고
있는 온갖 불안과 불쾌를 버려보려 한다.. 뽀드득.. 소리에 하나를 묻고... 또 하나를 묻고 그렇게...
정신없이 분주하고 때로는 숨차고 헐떡이고.. 괜히 바쁜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문득 세월이 흘렀음을 자각하고 아.. 하고 탄성에 젖게하는
계절이.. 겨울 만한 계절은 없는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지금 나는. .. 첫 눈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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