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보오넨까이

작성자
vi*****
작성일
2025-10-21 10:03
조회
224

보오넨까이..  일본말로 망년회를 이르는 말이라 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한 해의 근심 등을 술로써 잊자.. 라는 의미로 한 해의 끝 마무리 즈음에 연례적으로 치르게 되는

행사..  이와 비슷한.. 아니 비슷해 보일 수도 있는 행사가 우리나라 조선시대 기록에도 납향연..이라고 해서 남아는 있지만.. 그 의미가 사실

많이 달랐다..  한 해의 수고와 풍요를 조상님들께 감사하는 축제의 자리였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 고유의 납향연과 일본에서 유래된 망년회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의 전통 즉, 납향연의 의미는.. 한 해 동안의 수확과 평안을 조상과 신에게 감사드리는 .. 감사, 겸손, 보은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올 해도

이러 했듯이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는 말이 중심이 되는 한편, 

일본의 망년회의 의미는.. 한 해의 괴로움, 실패, 근심을 모두 잊고 새로 출발하자는..  감사 보다는 잊기와 해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그들 문화 특유의 무(無) 사상에 근간한 ... 잊고 새로 태어나는 정화와 갱신의 문화가 중심이 되어있다..

즉, 우리의 문화는 감사하며 이어가는 문화.. 그들의 문화는 정화의 과정으로서 리셋(reset), 단절을 통한 새출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 단어로 축약한다면 한국은 "기억"의 문화, 일본은 "망각"의 문화인 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유구한 세월 이어져 온 이러한 명맥은 어쩌면

한일간 서로 다른 민족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없지 않을 것으로 추측이 되기도 한다..  


뭐.. 어쨌거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연말이면 이 곳 저 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송년회의 유래가 망년회에서 비롯되었으나 90년대 언어순화

운동의 일환으로 송년회라고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다면... 

바뀐 명칭에 불구하고 본래 의미로서의 망년회의 흔적을 깨끗이 지워내지는 못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고유 전통으로서의 납향연의 의미로 이 연말을 해석한다면...  농경사회 그리고.. 왕정사회에서.. 임금과 신하 간.. 

상급자와 하급자 간..  덕담과 감사.. 그리고 인연과 보은을 생각하는 .. 그런 자리가..  현대에 이르러 일반 중생들 사이에서 흔하게 벌일 만큼

의미있을 행사이냐.. 생각해 본다면..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다... 가 맞을 것 같다..  

너나 내나 각자 다 하는 일이 다르고..  유사한 공통 분모가 다른 한 해를 보낸 사람들끼리 모여서. ..일부러라도 그런 자리를 만드는 것에 대해

별로 내키는 바가 없는게.. 내 생각이다.. 

가끔씩.. 일 년에 한 두번 쯤 보는 서울에서의 모임에서 모월에 송년회를 가졌으면 어떠냐 하는 의견을 물어왔다..  해서 송년회의 유래와 일제

강점기 시절의 낡은 풍습임을 알려주고 그런건 뭐하러 하냐..할 생각인데..   그렇게 답하면 필시 지랄 지랄 할 것이 눈에 선하기는 하다.. ㅡ,.ㅡ

사실.. 송년회의 의미를 알고 온 연락이라기 보다는 그저 1년 간 무탈하게 잘 지냈는지 오랫만에 서로들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안부를 묻고..

그러고 싶은 심산임은.. 이미 짐작하는 바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솔직히 부담스러운 면은 있다.. 너무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모인다는거...  인원이 많은 모임에서는 오랫만에 이야기를 나누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시끌시끌.. 뻘소리에..

귓가에 앵앵대는 말벌의 날개짓 소리 마냥..  웅웅거리는 피로도만 높아지기에...   쉽게 말해 난 그런 자리 선호하지 않는다 이거지..

다른 말로.. 나는 그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나는 싫다...   머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는 소리. ㅡ,.ㅡ   머 물론 모임의 구성원 하나

하나를 생각해 보면.. 싫은 사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물론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로 모여 시끌시끌 하기는 싫다는거지..

일단은 답을 보류하고 있다.. 분명 모임 중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기에.. 나머지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어찌보면 눈치싸움 중.... 

아.. 그리고 지역적으로도..  나만 혼자 한양에서 뚝 떨어진 지방 소도시 사람인데..   그런건 한양사람들끼리 지들 편한데로 장소를 잡아

지들끼리 해도 되니까..    그런 생각도 있다... 

한 해, 두 해..  세월이 갈수록 한양까지 기어 올라갔다.. 기어 내려오는..  그 과정이 귀찮은 것도 있다..  물론 정작 만나서는 재밌기도 하고..

그렇긴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만남과 모임은 줄이고.. 혼자 외톨이가 되어가야 한다는 내 원칙에도.. 그닥..  부합하지 않기도 하고...  ㅡ,.ㅡ

생각이라는게 변하더라구. .. 젊었을 때야 누구 누구 송년회 한다고 하면서 연락조차 없으면 서운한 마음 한가득 이었을텐데..  요즘에는

그러던지 말던지..  혹여 내게 연락이라도 올까봐 눈에 안띄는 곳으로 슬그머니 내려 앉게 되더라.. 이말이지...     모임이고 나발이고 다 귀찮은

시기..  고령화에 따라 내가 피부로 느끼는 특이점.. 되시겠다...    그에 따른 내 마음속 외침..  "송년회? 그런거 하지 말자~~ 하지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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