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금강휴게소

작성자
vi*****
작성일
2025-10-13 09:57
조회
252

기나긴 연휴의 끝..  비록 중간에 끼인 하루가 휴일은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오늘에서야 그 긴 연휴가 마감이 된 기분이다. 

봉급생활자라면 더없이 좋았을 기간이..  사실 별로 좋은 줄도 모르고 그렇게 휭 하니 지나갔다.. 

손 마디 마디 뚝..뚝 소리를 내며 지나간 연휴 동안의 무료함을 털어내고 다시 또 이렇게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다.  이 순간 만큼은 연휴가

아무리 길었다한들...  그저 꿈꾸고 일어난 여느날과 다름없는 일상으로의 복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되돌아온 느낌...  


월요일의 오전이라.. 아직은 한껏 고즈넉하기만 하다..  부슬 부슬 내리는 비.. 

오늘 아침은 유난히 지나온 그 모든 날들이 모두.. 꿈인 것만 같다..  지지고 볶던 기억도..  안달하던 기억도.. 두려워 움츠러들었던 기억도..모두..

좋았던 기억은 기분좋은 꿈으로.. 아닌 것들은 불쾌했던 꿈으로...  꽃 지고 잎 떨어진 앙상한 마른 나뭇가지 같은 기분.. 


출근 후 첫 전화..  거래처 여직원의 통화..  연휴 잘 보내셨느냐 물었더니..  "네..  너무 짧게 지나갔어요~" 라는 답변이 되돌아 왔다..

순간 빵..터져 웃고 말았다..  '오잉? 짧았다고?'..  나 혼자 웃겨서 큭큭대는 소리가 들리자..  웃으면서 덧붙이는 소리..  

"연휴 때는 긴 것만 같았는데.. 지나고 오늘 출근해 보니.. 너무 짧게만 느껴지네요.." 라 한다..

어쨌거나 재밌다고..  이번 연휴가 짧다고 한 사람은 처음이었다고 그래서 웃었노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해 보니.. 아 맞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더구나 매일 매일 출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연휴야 얼마든 길어도

그게 길다고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그제사 타인의 입장이 헤아려 진다...  같은 연휴 기간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은

이렇게도 다를 수 있다...


오늘 같은 날은 지난 연휴 중 보았던 한적한 시골 동네가 다시 또 그리워진다..  인적없는 휑 한 시골 도로를 달리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나도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지금이 몇 시인지 그닥 중요하지 않은 하루를..  무념무상으로 보내는 정적 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에 길게 늘어진 강아지 마냥..  그렇게 더없이 맥없이 살아보고 싶다는..  아... 농사야 지어본 적이 없으니 포기하고 그저 집 앞에

자그마한 텃밭 하나 있었으면 한다.. 

요즘 시대가 사람들은 도시로 몰리고...  시골은 점점 더 공동화가 되어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도 같다..

어쩌면 도시에서의 이 치열한 삶에 넌더리가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언젠가..라고 그냥 혼잣말로 웅얼거리듯 중얼거려

본다..  ㅡ,.ㅡ 


어렸을 적.. 일가 친척이 모두 도시에 살아 방학이라고 해봐야 누구처럼 시골집으로 놀러 한번 갈 수 없었던 나는..  방학 때마다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 간다는 아이들을 그렇게나 부러워 했었다..  그 때는 그렇게 시골집이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 했었고..  지금은 다른 의미로 시골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또 부럽기만 하다..  이렇든 저렇든 내게 시골이란.. 마냥 동경하고 부러워하게 되는 이상향 같은..  그런 곳인가 보다..  

아마도.. 지금이라도 마음은 시골 어딘가 이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는 이 현실적 딜레마가 해소되는 날..  어쩌면 나는 진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을 기획하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 그랬으면 좋겠다... 

지난 연휴 여정 중..  그 동안 한번도 들러본 적 없는 금강휴게소를 들렀었는데..  그곳은 참 희한했다..  휴게소 뒤에 아마도 금강 인 듯한 커다란

강이 흐르고..  풍경이 참 좋았더랬다..  맛난 음식과 간식들도 많고..   나는 진짜 이 금강휴게소를 아마 모르긴 몰라도 수십번은 지나쳤을텐데..

왜 한번도 들러본 적이 없었을까?..   내 생각에.. 달리는 고속도로 옆 아랫쪽으로 한참을 내려다 보이는 휴게소 전경의 일부가 한번 접어들면

정해진 길에서 한참을 벗어나는 귀찮은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저 그냥 지나치기만 했었던 것 같다..  

모름지기 휴게소란 쉬어 가는 곳인데..  쉬어감이 길어질까봐.. 지나치고.. 지나치고...   막상 한번 들어가보니..  그 어떤 휴게소 에서 보다

더 좋은 쉼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그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생각컨대...  내가 살아가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딘가 닿을 나도 모르는 목적지를 두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길..  조금은

천천히.. 조금은 남들보다 느리게 가게 되더라도 이렇듯 한 켠에서 마음 흡족한 쉼을 한껏 누리고 다시 출발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나름

운치있어 좋지 아니할까..  생각이 든다...   

자의든 비자의적이든 쉬어가는 길에..  염려와 조바심은 내려 놓고..  눈 앞에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를 보며 스스로 힐링의 시간을 갖듯... 

그렇게 나는.. 살자꾸나...  생각하게 된다..   아..  다음부터 금강휴게소는 무조건 들렀다 가기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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