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연휴의 끝.. 비록 중간에 끼인 하루가 휴일은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오늘에서야 그 긴 연휴가 마감이 된 기분이다.
봉급생활자라면 더없이 좋았을 기간이.. 사실 별로 좋은 줄도 모르고 그렇게 휭 하니 지나갔다..
손 마디 마디 뚝..뚝 소리를 내며 지나간 연휴 동안의 무료함을 털어내고 다시 또 이렇게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다. 이 순간 만큼은 연휴가
아무리 길었다한들... 그저 꿈꾸고 일어난 여느날과 다름없는 일상으로의 복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되돌아온 느낌...
월요일의 오전이라.. 아직은 한껏 고즈넉하기만 하다.. 부슬 부슬 내리는 비..
오늘 아침은 유난히 지나온 그 모든 날들이 모두.. 꿈인 것만 같다.. 지지고 볶던 기억도.. 안달하던 기억도.. 두려워 움츠러들었던 기억도..모두..
좋았던 기억은 기분좋은 꿈으로.. 아닌 것들은 불쾌했던 꿈으로... 꽃 지고 잎 떨어진 앙상한 마른 나뭇가지 같은 기분..
출근 후 첫 전화.. 거래처 여직원의 통화.. 연휴 잘 보내셨느냐 물었더니.. "네.. 너무 짧게 지나갔어요~" 라는 답변이 되돌아 왔다..
순간 빵..터져 웃고 말았다.. '오잉? 짧았다고?'.. 나 혼자 웃겨서 큭큭대는 소리가 들리자.. 웃으면서 덧붙이는 소리..
"연휴 때는 긴 것만 같았는데.. 지나고 오늘 출근해 보니.. 너무 짧게만 느껴지네요.." 라 한다..
어쨌거나 재밌다고.. 이번 연휴가 짧다고 한 사람은 처음이었다고 그래서 웃었노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해 보니.. 아 맞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더구나 매일 매일 출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연휴야 얼마든 길어도
그게 길다고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그제사 타인의 입장이 헤아려 진다... 같은 연휴 기간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은
이렇게도 다를 수 있다...
오늘 같은 날은 지난 연휴 중 보았던 한적한 시골 동네가 다시 또 그리워진다.. 인적없는 휑 한 시골 도로를 달리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나도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지금이 몇 시인지 그닥 중요하지 않은 하루를.. 무념무상으로 보내는 정적 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에 길게 늘어진 강아지 마냥.. 그렇게 더없이 맥없이 살아보고 싶다는.. 아... 농사야 지어본 적이 없으니 포기하고 그저 집 앞에
자그마한 텃밭 하나 있었으면 한다..
요즘 시대가 사람들은 도시로 몰리고... 시골은 점점 더 공동화가 되어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도 같다..
어쩌면 도시에서의 이 치열한 삶에 넌더리가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언젠가..라고 그냥 혼잣말로 웅얼거리듯 중얼거려
본다.. ㅡ,.ㅡ
어렸을 적.. 일가 친척이 모두 도시에 살아 방학이라고 해봐야 누구처럼 시골집으로 놀러 한번 갈 수 없었던 나는.. 방학 때마다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 간다는 아이들을 그렇게나 부러워 했었다.. 그 때는 그렇게 시골집이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 했었고.. 지금은 다른 의미로 시골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또 부럽기만 하다.. 이렇든 저렇든 내게 시골이란.. 마냥 동경하고 부러워하게 되는 이상향 같은.. 그런 곳인가 보다..
아마도.. 지금이라도 마음은 시골 어딘가 이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는 이 현실적 딜레마가 해소되는 날.. 어쩌면 나는 진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을 기획하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 그랬으면 좋겠다...
지난 연휴 여정 중.. 그 동안 한번도 들러본 적 없는 금강휴게소를 들렀었는데.. 그곳은 참 희한했다.. 휴게소 뒤에 아마도 금강 인 듯한 커다란
강이 흐르고.. 풍경이 참 좋았더랬다.. 맛난 음식과 간식들도 많고.. 나는 진짜 이 금강휴게소를 아마 모르긴 몰라도 수십번은 지나쳤을텐데..
왜 한번도 들러본 적이 없었을까?.. 내 생각에.. 달리는 고속도로 옆 아랫쪽으로 한참을 내려다 보이는 휴게소 전경의 일부가 한번 접어들면
정해진 길에서 한참을 벗어나는 귀찮은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저 그냥 지나치기만 했었던 것 같다..
모름지기 휴게소란 쉬어 가는 곳인데.. 쉬어감이 길어질까봐.. 지나치고.. 지나치고... 막상 한번 들어가보니.. 그 어떤 휴게소 에서 보다
더 좋은 쉼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그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생각컨대... 내가 살아가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딘가 닿을 나도 모르는 목적지를 두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길.. 조금은
천천히.. 조금은 남들보다 느리게 가게 되더라도 이렇듯 한 켠에서 마음 흡족한 쉼을 한껏 누리고 다시 출발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나름
운치있어 좋지 아니할까.. 생각이 든다...
자의든 비자의적이든 쉬어가는 길에.. 염려와 조바심은 내려 놓고.. 눈 앞에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를 보며 스스로 힐링의 시간을 갖듯...
그렇게 나는.. 살자꾸나... 생각하게 된다.. 아.. 다음부터 금강휴게소는 무조건 들렀다 가기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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