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루저들의 합창..

작성자
vi*****
작성일
2025-06-20 17:09
조회
285

오랫만에 배차장님으로부터의 전화...  할 일이 없어 심심하시다고... 

어떠냐.. 잘 되냐..  몇 마디 얘기가 오고 가다가..  딱히 잘 되는거 없다..  너도 그러냐...  네 저는 그렇답니다...  너 아무개 아느냐 걔는 요즘 엄청

잘 나가는데..    아. 알죠..  독한 놈이죠...

그래 맞다.. 독한 놈이지..   근데 너나 나나..  그런 애들처럼 세상을 살아보지 않은게...  결국 이 모양 이 꼴이 된 원인인 것 같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 때는 그 사람들 속으로 경멸했었지만...  살아보니.. 지나보니.. 그 사람들이 현명한 사람들이었네요..

그 사람들 욕할꺼 하나 없답니다..   그치? 이제와서 보니 나도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뭐 대충 이런 식의 통화가 오고간 뒤 전화를 끊고.....


이번엔 서울에서 감평사를 하고 있는 중딩동창 녀석에게 내가 전화를 했다..   어떠냐 잘 되냐..  에구..머 그렇지 머.. 너는 어떠냐..  에구 그렇지 머... 

그러다가 마찬가지로.. 우리는 참 팔자가 글타...    남들처럼 번듯하게 살아 보지도 못하고...  누굴 탓하겠니..  다 내 업보고.. 니 업보고 그런거지 머..

달리 생각할꺼 없고.. 이게 바로 너나 나나 결국은 능력이 없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겠느냐..  그래 맞다 맞다...

대충 머 그렇게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루저들의 합창.. 딱 그랬다.. ..

배형님이 말씀하셨다..   이번 생애는 틀렸고.. 우리 다음 생에는 그렇게 태어나서..  지금의 걔들처럼 살아서 폼나게..  남부럽지 않게 살아보자고...

이번엔 내가 물었다..  "아니... 또 태어나시겠다고요?" 

"왜?  너는 싫어?"

"아이고..  전 싫어요~  그럴 마음 눈꼽 만큼도 없습니다요~~ 그냥 지옥에서.. 아니다 배차장님은 아직 모르겠구나 천국갈지 지옥가실지..." 

"ㅋㅋㅋ 내가 먼저 지옥에 가서 자리 잡아 놓고 있을께~"

"뭔 소리를..  올 때는 순서가 있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는거에요.. 어찌될 지 알고..."

"ㅋㅋㅋㅋ 아냐 아냐 너보다는 내가 먼저 가~ 걱정마 확실해~"


그렇게 루저들의 합창을 함께 낭랑히 부르고 난 늦은 오후...   적막한 사무실 안이 갑자기 더 휑~ 하게 느껴진다.. 

세찬 바람으로 가로수들이 미친O 널뛰듯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더 마음이 황량해...진다...  


누구한테.. 이런 말 하면 괜히 더 못나 보이고..  다른 한편으론.. 누구도 선뜻 이해해 줄 리 만무해 말은 안했지만...

가만 생각하면...  언제나 푸릇 푸릇할 것만 같던 내 젊음도.. 이제 보니 방전된 밧데리처럼 다 되가고... 

달리 또 생각해 보면...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지 오래인지라...   지금의 내 아버지처럼...  오늘을 버텨낼 시간은 얼마 남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루저로서 매듭을 지어가는 내 삶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꺼리 하나 없는 지금....

이게..  삶이라는게..   인생이라는 게 .. 진짜 별거 없구나..  하는 생각 뿐이다.. 


어쨌거나 그 영향 탓인지.. 그 좋아하던.. 자동차.. 오디오.. 카메라...  모두 시들해져 영~ 관심도 없고...    그냥 하루 하루 별일 없음에 그나마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 싶다.. 

음..  어따대고 감사해야하는지.. 생각해 보니 그것도 좀 그러네... ㅡ,.ㅡ  


루저임을 부인하지도.. 부인 할 수도 없는...  그렇게 살아낸 삶일지언정...  그래도 얼마가 남았건..  때 되어 가는 날까지는..  그저 소박하게...

허황되지 않게.. 소소하게....  그리 살다 가리라...  생각해 본다... 

이 개피곤한 사람 한평생이... 길어야 100년 이라는게.. 어찌보면 정말 다행스럽다.. 하는 생각이다..   성경에 보면..  누가 9백살을 살고.. 누구는 7백살을

살로.. 또 누구는 천년을 살고  그러던데...    그 양반들 그 긴 시간동안 머했나 몰라...    끊어지지도 않고 길게 길게 늘어지는 생명줄에...

정말 지겹다.. 생각은 한번도.. 다들 안하고 꾿꾿이 살아내신걸라나??  

9백살을 사는게 과연... 진정...   은총일까? ..  문득 회의적인 생각이다..    가만 생각하니..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명 연장의 꿈에 미치는 지..

나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네.... ㅡ,.ㅡ? ...   나는 거 머 대충 그까이거 이제.. 한 20~30년 남은 것 같은데...  9백년이 부럽기는 커녕..  20여년이...

참 다행이다...  싶다..  농담아니고 진짜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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