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 창 밖으로 네온사인 휘황찬란한 밤거리를 내다보며 지겹게 흐르지 않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속으로 무척이나 염증스러워 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젊었고 재수학원에서 집까지 아침 저녁으로 다람쥐 챗바퀴 돌 듯 오가기만 하던 시절이었다. 때마침 버스 안에 흐르던 노래소리도 지겨웠고 간간히 버스 유리창에 비춰 보이던 스스로의 앳된 모습도.. 불만스럽기만 하고 지겨웠던 시절..
불확실하고 불투명 하기만한 미래는 막연히 두려웠고.. 남들은 때되면 응당 가야할 마땅한 길이 이미 갖추어져 있는 듯 보이기만 하고 나 혼자 갈팡질팡 길을 잃은 듯 느껴지던 그 때...
그 때의 그 처연했던 감성이 오늘 문득 생생하게 다시 살아났다. 무려 수십년의 세월을 타임워프하여 다시 내 안에서 마주하는 오늘의 느낌...
그 때를 살고.. 오늘도 살아가고 있음이 문득.. 허망함으로... 덧없음으로...
다가왔다...
산다는건 그저.. 어느날 문득 돌아보면 이 만큼이나 올라왔네.. 하고 잠시 지나온 길을 관조하게 되는... 등산로 한켠에 비켜서서 잠시 숨을 고르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 참 심심하고 무료한 등정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르다보니 이 만큼... 그것 뿐 인....
목표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이제는 안다.. 일일이 붙잡고 묻지 않아도 예외없는 답변은 있을 수 없음을 .. 현자의 지혜를 빌리지 않고서도 너무나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한가지 드는 유감은 마치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처럼 처음부터 목표를 가지고 태어난 양.. 그런 사람들 또한 있음을 알고 있다는.. 아니.. 보기도 한다는 사실..
곰곰히 되짚어 보지 않아도 그 사실이.. 사실은 오늘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를
쪽팔리게...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렇게 살지말껄... 어찌할 수 없는 뒤늦은 후회로 나는 오늘이 문득.. 참으로 비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상의 좋은 상담가들.. 그리고 인지심리학자듵은 말한다. 조용히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라고.. 여때까지 잘 살아왔어 수고많았어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격려하라고.. 오늘.. 그게 잘 안된다.. 그런 B급 러브스토리의 대사같은 자기암시의 주문이... 오늘은 왠지 반항적으로 삐딱하게 .. 내 안으로.. 안으로 녹아들어 오는것 만 같다
집으로 항하는 그 날의 야간버스 안에서 느꼈던 감정의 기억이.. 오늘은 갑자기 생생하게 살아돌아와.. 괜스레... 힘든 밤이다..
문득 그 때의 그 거리가.. 그립다. 이제는 애써 눈에 담으려 해도 담을 수 없는 그 때의 그 거리가... 풋사과의 향기같은 ... 그래도 한 때는 유치찬란 했던 그런 시기를 거닐었음을... 이제와 생각하니.. 그 때도 그 거리도.. 행복이었다...
반대로 묻어두고 떠내려간다고 울어대는 청개구리 같은 지금의 이 모습이 .. 생각해보니 그 때도 그랬었구나...
참으로 이런건 다부지게 수미일관 일관성이 있다.. 참나... 씨바...닝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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