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풍요와 빈곤..

작성자
vi*****
작성일
2025-06-08 01:16
조회
284

둘째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용건은 챗gpt 유료구독  해 달라고...  들어보니 요즘 학교에서 리포트다 시험공부다.. 많은 부분에서 챗gpt가 필요하다고... 

그렇구나..  우리땐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요즘 아이들은 챗gpt가 일상이 된 듯 보였다.  격세지감을 느꼈다...  하나의 챗gpt 계정을 단독으로 쓰면 월 3만원대.. 공유 계정을 쓰면 월 7천원대..  그리 쓰임새가 빈번하진 않을거라는 판단하에 좀 더 저렴한 공유계정으로 결제를 마치고 ..  잘 되나? 물어보니 잘 된다는 답이 왔다.. 

뭐가 잘 되는건지 그 실체를 나는 알 지도 못한 채 ok 그럼 됐네 답변을 보냈다. 

최근 챗gpt 때문에 코딩작업이 주업인 프로그래머들의 수요가 급감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바가 있는데..  어쨌거나 챗gpt의 발전이 미래 사회의 대변혁을 이끄는 제4, 제5의 물결인 것은 틀림없겠구나..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챗gpt에 더해 AI의 발전 덕에 필름없이 만들어진 영상과 사운드를 들어보니 .. 언젠가 사람의 손이 일절 닿지않은 작품과 컨텐츠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오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세상의 변화가 정말 어마무시하다. ㅡ,.ㅡ

이마트 말고 오랫만에 간 트레더스에서 장을 보니.. 평소 이마트에서  장보고 지출하는 금액의 3배가 나왔다.. 트레더스의 특성이 대용량 위주의 할인판매 매장인지라 .. 소고기 하나를 놓고 봐도.. 한근 단위의 포장은 없고 최소 1.5kg, 2.7kg...  이렇다보니 머 하나만 집으면 몇 만원 단위로 과금이 된다..  과자든 과일이든.. 모든게 큼지막한 포장 단위...    집에 와서 보니.. 과자봉지 하나도 최소 10kg  쌀포대만한 크기...  그렇게 몇 개의 덩어리진 물품들을 보다보니..  이거.. 쫌 과한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살 때는 이 정도 양에 이 정도 가격이면 싼거다..라는 생각에 별 망설임 없이 사들고 오긴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대용량 포장으로 사와서 끝까지 다 먹지도 못하고 버려졌던 기억들이.. 꽤 있어서...  

가만보면.. 오늘날 이처럼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 그 옛날 예전처럼 아끼고 절약하는 미덕을 강조하는 문구나 방송.. 그런걸 어디에서도 본 기억이 없다..  소위 말하는 라때는 일명  아나바다.. 라고 해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머 그런 운동도 있었는데...  근 십여년 사이.. 들어본 기억이 없다..  지금의 시대는 아껴쓰는 미덕을 강조하는 사회가 아닌 것이다..  소비가 미덕인 사회...  TV에서 광고에서..  인터넷에서.. 그저 1+1 이라도 해줄테니 어서 어서 지갑을 열라고 다그치기만 하는 세상 인 것만 같다..  

문득.. 뭐가 맞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구멍난 양말을 내 손으로 꿰매어 신은 기억이 있다..  며칠 전 막내 아이는 양말에 구멍이 났다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근데 이건 내 아이 뿐만 아니고.. 요즘 아이들 중 누구도  구멍난 양말을 꿰매어 신는 아이는 없다..  

생각해보니.. 아이들만 이런게 아니고.. 얼마전 누군가 전자제품이 이렇게 저렇게 작동이 잘 안된다고 새로 살 계획이라고  해서 그건 이러저러한 부품을 구입해 교체해주면 된다고 알려준 기억이 났다.. 다시 생각해 보니.. 어느덧 고장나면 고친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내버리고 다시 사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세상이 온 것만 같아.. 살짝 놀랍기까지 하다.. 그 정도로 풍족한 세상이구나.. 그것도 놀랍고...  

나도 머 말로만 듣고 전설 속에서나 본 보릿고개의 세대가 아닌지라 이런말 할 자격은 없다만.. 불과 그 시절이 6,70년 안쪽이고 보면 오늘날의 이 풍족함을 대하는 겸허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언젠가 그리 멀지않은 미래에 오늘날 누리는 이 주체못할 만큼의 풍요로움 때문에..  빈곤과 부족함..으로부터의 역습을 당하게 되는 세상이 오진 않을런지..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왜 거.. 세상은 돌고 도니까.. 달이 차면 이지러지고 다시 차고 그러듯이..  변함없고 영원한건 없으니까... 

새  핸드폰을 사기 위해 핸드폰을 버렸다가.. 그걸 주운 사람이 주인을 찾아주자.. 그 주인이 그걸 주워 온 사람을 몹시도 못마땅해 하더라는... 웃지 못할  기사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전혀 없지 않은 것도 같다..  

확실히 요즘 세상은 넘치게 그리고 지나치게 풍족한 것 같다...  

요즘에는 병도..  못먹어서 생긴 병은 하나도 없고 다 너무 잘먹어서 생긴 병들이더만..  

과한 것은 모자람 만 못하다.. 문득 되새겨 보는 문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식탁 위의 큰봉투 서너개가 괜스레 신경 쓰이는 오늘이다..  아깝다고 저 많은걸 다 먹으면.. 혹시 온갖  성인병들의 초기단계로 접어드는거 아닐까..  괜한 염려도 들고..  

풍족하다는게.. 꼭 좋은 것 만은 아닌거 같다.. 그렇다고 빈곤한 것도.. 물론 싫기야 싫은데..  풍요와 빈곤 속 그 중간 어느 지점...  그 균형을 맞추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강하게 드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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