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6시 조금 넘은 시각에 잠에서 깨어 생각해 보니 오늘은 토요일.. 푹 자보기로 마음 먹고 늦잠을 잤다.
9시 조금 넘어 일어나 할 일 없이 빈둥거리다 화초에 물주고.. 마음 먹었던 이발을 하기위해 이발소로 향했다. 대기인원이 다섯 명.. 이따가 다시 올까 망설이다가 .. 에잇 귀찮아.. 그대로 주저 앉았다.
이발소지만 원장님도 여성분 그 밑에 딸처럼 보이는 직원분도 여성분.. 전에 부터 느낀거지만 두 사람 다 특이하게도 늘 마치 드레스처럼 보이는 검은색 긴 치마를 입고 있다. 근데.. 이게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약간 괴기스러워 보인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호러무비 느낌? 재밌게도 내가 올 때 마다 속으로 드는 생각이다.. 옛날 엠비씨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그거 생각난다 올 때 마다...
가만히 기다리면서 검은색 긴 치마를 입고 은빛 가위를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녀들을 보면서 .. 풍겨지는 요상한(?) 분위기에.. '컨셉인가?' 생각을 했더랬다. 궁금한건 못 참는 성격.. 이지만 차마 물어볼 수는 없고.. ㅡ,.ㅡ
1년 내내 똑같은 옷... 참 기이하다..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 내 차례.. ㅡ,.ㅡ
"조금 짧게 깎아 주세여~~"
사실.. 이 곳이 개업한지 채 2년도 안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매번 깎을 때 마다 잘 잘랐다.. 못 잘랐다.. 실력이 들쭉날쭉 한다. 그럼에도 매번 찾는 이유는 딱 하나다. 싸니까.. 컷트 비용 단돈 1만원.. 샴푸는 셀프.. 저어기 저짝에 몸매좋은 젊은 육감녀가 컷팅해주는 곳을 안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가 훨씬 싸거든...
머.. 샴푸 후 거울을 보니 오늘은 성공적이었다. (얼굴 말고 머리가.. )
아.. 여기가 좋은 점이 한가지 더 있는데 작업이 끝날 때까지 무표정하게 단 한 마디도 말걸어오는 일이 없다.. 괴기스런 인상에도 불구하고 그게 편하고 좋더라구..
솔찮이 말걸어오던 종전 단골 미용실에서 여기로 바꾸고 만족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늘은 날이 더웠다. 반팔만 입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조만간 뙤약볕 쏟아지는 여름이겠구나.. 느낄 수 있었다. 길을 걷다보니 특이하게 버스정류장 옆에 언제 생겼는지 생선가게가 하나 들어서 있다. '생선가게라고?' 오래전에는 많았던.. 그러나 지금은 생소한 광경에 기이한 마음에 죄판에 놓인 아귀며 고등어며 임연수며.. 생선들을 쳐다보며 걷노라니.. 손님이 없어 심심했던지.. 생선가게 아저씨가 나를 보고 생선 좀 들여가세요~ 한다..
생선.. 좋아는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그냥 지나치고.. 아쉬운 듯 생선가게 사장님의 눈길이 내 뒷꽁지에 간질간질 매달렸다.. 포획 또는 포섭 가능 반경 밖으로 멀어지자 늘어난 치즈 끊어지듯 떨어져 나갔다.. '생선... 하나 살껄 그랬나?'.. 채 비릿한 생선내음이 가시기 전 이번에는 뚝 떨어진 앞에서 걷는 여인네로부터 풍겨오는 짙은 화장품 냄새, 향수 냄새...
'아니 뭔.. 이리도 짙은..' 다행히 페로몬 성분은 없는 듯 그 향기에 끌리기 보다는 반감이 들었다. '너무 처바른거 아녀?'.. 이렇게... ㅡ,.ㅡ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뭇 여인네들의 짙은 화장냄새와 향수 냄새가.. 정말 싫어지는.. 단 둘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 어떤 년의 지독한 향수냄새 때문에 질식사 할 것 같은 경험.. 은 나로서는 최악의 기억이 되고는 한다.. 지금 현재 우리 라인에 그런 여자가 있다. 그녀가 한번 타고 내리면 한 두어시간 넘게 엘베 문이 숱하게 열고 닫히기를 반복해도 베어있는 향수냄새가 잘 안빠지는..
오늘 집으로 돌아와 1층에서 엘베를 타는 순간.. 딱... 알 수 있었다..
아... 걔.... 외출 했구나.. ㅡ,.ㅡ
'씨바... 이 정도면 향수를 뿌린게 아니라 향수로 목욕을 한거 아냐?'
분명 은은한 향이 좋아 더 예뻐 보이던 사람도 물론 있었다. 가끔은 그 예쁜 향기에 깜놀 뒤돌아 보기도 했었으니까..
근데.. 오늘.. 엘베를 타고 올라오면서 든 생각인데... 이 정도면... 생각이란게 있으면.. 계단으로 오르락 내리락 좀 .. 하면 안될까? 아무리 13층 이래도?
아.. 닝기리.. 속 울렁거려... 눈도 따갑고...
가끔 만나는.. 화생방 훈련.. 조또.. 짜증난다.. ㅡ,.ㅡ 저거 저거 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사랑을 나눴지~.. 그거 절대 못한다에 쟤 손모가지를 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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