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석양의...

작성자
vi*****
작성일
2025-02-18 16:52
조회
447


대형마트 옥상 주차장에서 문득.. 눈에 들어오는 붉은 노을이 예뻤다..   노래가사처럼 빨갛게 타는 정열적인 노을은 아니었지만...  주홍빛 은은한 고운 빛깔이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가만보니 주차장 바닥이며.. 두껍게 걸쳐입은 패딩이며..  방금 시동을 끄고 검은빛 묽은 한숨을 쉬는 자동차의 까아만 도색면까지..  은은히 주홍빛 밝은 노을이 고급스런 천연염색인 듯 .. 물들이고 있었다..   마주 선 사람의 얼굴이나 눈동자에까지도 노을은 묻어나고 있는 지경...  

가끔은 이렇게 노을이라는 천연 빛 고운 공간에 갇힌 듯 푹 빠져있는 시간이 무척이나 기분좋게 느껴진다..    지는 노을은 어둠의 예고가 아니라.. 또 다시 만날 내일의 아침 햇살을 준비하는...  따사로운 부지런함.. 같은 느낌도 들고...   비록 겨울의 칼바람이 볼가를 스치지만..  그래도 따스한 햇살.. 이라는 표현 밖에는 달리 선택할 단어가 없는 듯도 싶다..    추워도 따뜻한 노을이라니...  이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의 표현 속에서..   지는 노을 만큼이나 서서히 밀려올라오는 마음의 포근함...  이 있어   정말이지  마음만은 추워도 따뜻하기만 하다..    언제든 노을은 옳다...  언제고..  노을은 좋다...

노을은 참... 사람을 관조적이며  차분하게 어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한낮의 열띤 흥분도 가라 앉히고...   바람소리 스산한 한 겨울 찬바람의 맹위도 가라 앉히고...    노을만 뜨면 모두가 다 차분하고 예뻐지는 기분...    노을에 물든 사람들의 뒷모습도 예뻤다...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지금 주홍빛으로 붉게 빛나고 있음을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 옛날 옛날 서부영화 중에 '석양의 무법자'라는 영화가 있는데..   갑자기.. 그 영화제목이 가르키는 이미지가..  아리송해...지네...    이 예쁜 석양 아래.. 무법자의 이미지란....  조금 언밸런스하게 느껴지고...   지는 노을 처럼 노쇠한.. 또는 노쇠해가는 건맨.. 무법자를 가르키는 은유적 표현이었을까?.. ㅡ,.ㅡ?  

석양의 무법자...  뭔가 고독한 방랑자의 느낌...     문득...  주홍빛 노을을 온몸으로 껴안으며 차분히 떠오르는 단상...   어째.. 나도 석양의 무법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석양의 무법자?..  꽤 멋있는 표현같단 말이야...  석양의 양아치..  석양의 건달...   이러면 이거.. 느낌이 안 살아나는데...  

석양의 무법자.. 하니까.. 왠지 고독하고... 절제된.. 그러면서도 짙게 어둠이 깔린.. 뭐 그런 시각화된 정보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도 같고....  


....   대형마트..  옥상 주차장  한가운데에서..   주홍빛 노을 아래 .. 그렇게 잠시 나는 석양의 무법자 인 양..  잠시...  허풍스럽게.. 고독해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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