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젊음이 꽃이다

작성자
vi*****
작성일
2024-07-31 10:46
조회
783

오늘은 일이 있어 조금 일찍 나와 행정동복지센터에 들렀다..  내가 방위병 시절에 근무했었던 동사무소..라는 명칭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OOO 복지센터로 바뀐지 오래이다..  따라서 동장은 없고 아마도 센터장이라는 직급이 있지 않을까 싶다.. 

9시부터 업무 시작인데.. 8:57분에 도착해..  앞서있던 민원인들과 함께 기다리는 동안..  업무시작전부터 와있는게 얼마나 미워보일까 싶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례가 되어 보니 응대하는 직원이 엄청 친절하다..   미안했던 부담감이 다행히도... 직원의 미소에 사그러들고 ...   기분좋게 업무를 보고 센터를 나설 수 있었다..  옛날과 달리 요즘은 관공서가 제일 친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 속에서.. 어느 무당집 앞..  순서를 기다리느라고 길게 장사진을 치고 있는 사람들..그리고 어느덧 두 사람의 무당에게서 무언가를 받아 나오는데..  내 신발이 알록달록 화려한 반목 부츠같은 신발로 바뀌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신발을 신고 나오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무당은 뭐고.. 컬러풀한 신발은 또 뭔지... ㅡ,.ㅡ;;;  꿈이라는게 참... 평소 생각도 못한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하는 그 알고리즘이 궁금하긴 하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무당 한 사람 실제로 본 적도 없는데..

어제도 아들놈과 바둑을 두었는데..  이 녀석이 며칠동안 유튜브로 바둑대국을 열심히 보더니..  포석을 두는 모양새가 .. 예전과 달라져 있었다..   약간의 당황함...   두다보니.. 제법 국지적인 전투 외 바둑판 전체의 형세를 읽는 눈도 키워져 있고...    나름 실리를 양보하고 세를 키워가던 나의 중원에 게릴라 작전으로 침투도 할 줄 알고...   뭐 결과야..  이러다 안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에 녀석의 대마에 시비를 걸어 다행히 잡아 낸 덕분에 이길 수는 있었는데...   애들은 참...  무엇이든 습득하는 능력이.. 한없이 빨이들이는 스펀지 처럼.. 꽤나 탄력적이고 매섭다..

이러다..나도 따로 바둑 공부를 안하면 멀지않은 시기에 거꾸로 패배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지난번에 보라고 사준 바둑책을 내가 봐야 할까 보다.. ㅡ,.ㅡ;;;  

어쨌거나 녀석도 이젠 제법 바둑의 묘미를 깨달은 눈치이다..  바둑은 더없이 정직한 게임.. 서로 번갈아 한 점, 한 점 두면서...  그 안에서 결국 앞서 두었던 한 점 한 점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도 되고..  때로는 양보와 타협.. 때로는 사활을 건 혈투를 벌이는 등...   그 과정이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우리 사는 모습과 유사하다...  

바둑을 두는 동안에 가장 좋은 점은.. 일체의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  바둑을 끝내고 계가를 할 때 쯤에서야..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느낄 정도로 집중을 요하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는 것.. 그게 바둑인거 같다...   옛날 설화에 신선들이 바둑을 두느라 수십년 수백년 세월이 가는 것도 모르고 .. 그랬다 할 만큼.. 바둑은 정말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미가 있는 게임이다... 

어쨌거나 어제까지는 수읽기에 몰려 딴에는 심각하게 고심을 거듭하는 녀석의 모습을 속으로 재밌어라..하고 감상할 수 있었는데..   언젠가 이게.. 입장이 바뀔지... ㅡ,.ㅡ;;   그런 날이 오더라도 최대한 지연을 시켜야 하는데....   너무 빨리 그런 날이 와버리면..  음...   쪽팔리니까.... 

어제 유튜브에서 본 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의 짧은 영상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요즘 취직도 힘들고.. 모쏠이라 연애도 어렵다는 젊은이들에게..   나와 인생을 바꿔 살 사람이 있느냐고..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하루 종일 잠만자다 일어나도 뭐라 그러는 사람 하나 없고.. 이런 내 인생을 살고 지금의 젊음을 대신 내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지금 너희들의 오늘이 괴롭고 힘들지만.. 막상 바꾸자는 소리를 들으니 뭔가 본능적으로 손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지금 너희들 또래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는 젊음이라는 것이 별 감흥없고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느껴지겠지만 막상 바꾸자 하니 생각이 바뀌지 않느냐고..  그처럼 젊음이란 것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인지 잘 몰라들 하는 것 같다고...   역시 현명하신 어르신이라 그런지 말씀도 참 조리있게 잘하시더라..   듣는 동안 대번에 공감하게 되고...  내가 평소에 할 수만 있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없이 명료하게 말씀해 주셨다..   누가 뭐래도 저 어르신의 말씀이 백번 옳다..  비록 나는 그 대단한 축복을 어리석게 흘려 보냈지만..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교훈삼아.. 나의 그것과는 달랐으면 한다..   

젊음은 인생의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 기간이 아니며 그 자체로 이미 만개한 화려한 꽃이다.. 따라서  지는 동안 열매를 맺는 과정이 인생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꽃 피는 시절은 있지만 누구도 두 번 피어나지 않는다... 훗날 아름답게 피겠노라고 지금 핀 꽃을 하찮히 흘려 보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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