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 해가 밝았다.. 뱀띠 해 라는데..
뱀띠 해를 맞아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의 구렁이를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지정하였다 한다.. 수많은 전래 민담속에서 때로는 악역으로 때로는 은혜 갚는 착한 영물로.. 우리네 조상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친밀한 동물이었던 구렁이가.. 어느덧 개발과 서식지 파괴에 힘입어 그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니.. 나야 뱀이라면 질색하는 편이지만서도.. 멸종위기에 처한 구렁이의 이야기는 안타깝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제 껏 살아오면서 구렁이 한 마리.. 실물을 본 적은 없다.. 아주 어렸을 적에 어른들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가 하나 기억나는 것은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오래된 마을 회관을 철거하고 신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중장비 기사들을 불러 회관을 허무는 작업을 하던 어느 날.. 현장에서 주된 작업을 하던 어느 기사의 꿈에 왠 할아버지 한 분이 나타나 하루만 시간을 더 달라고.. 하루만 시간을 더 달라고 그렇게 간곡히 부탁을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었다 한다.. 이게 뭔 꿈인가.. 알쏭달쏭 하였으나.. 뭔 개꿈이여.. 하고 다음날 출근하여 작업을 진행하던 중.. 중장비로 파헤치던 허물어진 건물 파편 사이에서 제법 크기가 큰 구렁이 한 마리의 시체와 작은 새끼 구렁이 대여섯 마리 시체를 한꺼번에 발견하였다고... 순간... 혹시?.. 하며 찝찝한 마음을 달랠길 없던 중장비 기사는 그 날 이후 앓아 누워 이름모를 병으로 시름 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믿거나..말거나.. 류의 전설같은 이야기... 그 때.. 어린 마음에 느낀 건... 무섭다는 감정 이후 찾아오는... 어떤 생각... 즉, 비록 사람들이 그닥 좋아라하지 않는 뱀이라 할지라도.. 그 생명은 소중하구나..하는 깨달음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나서.. 그 기사님이 좀.. 재빨리 깨달아 하루만...더 작업을 늦춰 줬더라면 이야기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그랬더라면.. 그 이후 듣게 된 비슷한 류의 이야기 속에서 은혜를 갚은 구렁이의 전설같은 이야기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더랬다... 커서 보니..이와 같은 비슷한 류의 이야기.. 설화는 무지하게 많더라구... 반대로.. 철거 작업을 거부해서 목숨을 건진 것은 물론 그 당시 최고의 행운이었던 주택복권 1등에 당첨되었다..하는 이야기도 구전을 통해 떠돌기도 했었고...
내 가까이는.. 어렸을 적.. 할머니의 집에.. 처마 밑에 구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구렁이는 가만 두면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 집에 재물을 가져다 준다는 썰.. 때문에.. 일부러 쫓지 않았었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구렁이가 재물을 가져다 준다고??.. 글쎄...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구렁이가 사는 집에 구렁이의 주식이다시피 하는 쥐.. 등 설치류가 살 일이 만무하고 보면... 어찌보면.. 소소하게 새어나가는 재물을 지켜주는 효과도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바,... 그러한 생각에서 구렁이가 사는 집은 재물이 늘어난다는 믿음이 생기게 된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는 바이다...
한편으론... 좀 음흉하면서 어떤 일이건 두리뭉실 잘도 넘어가는 사람을 능구렁이 같다는 표현으로 뭐라 하기도 하는데... 목격담에 따르면 구렁이 자체가 사람과 마주쳐도 놀라거나 급한 거 없이.. 느릿 느릿 지 갈 길로 잘도 넘어간다던데... 어쩌면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사람 앞에서도 그렇게 느릿느릿 지 할 일 하는 모습에서.. 연유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근데 왜... 뱀이 음흉함의 표상이 된 것인지는... 고개를 갸웃갸웃 해봐도 모르겠다.. 흔히 사악하거나.. 음침하거나.. 뭔가 뒤에서 수를 꾸미는 듯한 이들을 가리켜 뱀같은.. 이라고 하긴 하는데... 얘가 주로 그늘진 풀숲이나.. 땅속... 그렇게 축축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주로 살다보니.. 얻게 된 오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ㅡ,.ㅡ? 옛날 에덴동산에서 이브를 꼬드겨 선악과를 따먹게한 원죄에서 유래된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도... 원체 소리없이 스믈스믈 기어서 움직여 목표물에 접근하는 그런 행동방식 때문인 것도 같고... 아무튼 얘는 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보이기는 한다...
근데.. 음흉하다고 해서 억울한 걸로 따지면.. 가장 억울한 존재는 늑대가 아닐까 싶다... 알고보면 늑대사회는 정말 체계있고 질서가 있으며 약자에 대한 배려는 물론 노령 개체에 대한 배려도 하는... 정말 신사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집단인데... 인간사회에서 .. 힘있고..속을 알 수 없이 음흉한 남자들을 흔히 늑대에 비유하게 되는 바람에... 순전히 여우와 늑대라는 그 대비성 때문에 늑대는 남자들에 비유되었고... 인간인 남자들 때문에 오히려 반대로 음흉하다는 억울한 누명을 덮어 쓴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 동물들이야.. 그저 순수한 본능에 따라 행동할 뿐... 인간들처럼 사악하게 잔머리를 굴리거나....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사실.. 인간 만큼 음흉하고 음침한 존재도 없지... ㅡ,.ㅡ...
음... 왜 새해맞이.. 소회를 적으려던 글이.. 뱀이야기와 늑대..그리고 인간에 대한 쓰잘데기 없는 단상으로 채워지게 되었나....모르겠는데...
하여튼... 새 해의 둘째 날은 밝았고... 이런 오늘의 감정은 어디서 많이 겪어 본 데자뷰...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인 오늘... 이제부터 남은 2025년의 363일을 알차게.. 뜻깊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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