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였더라?... ?... 어릴적 친했던 친구.. 녀석의 얼굴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통 떠오르지를 않는다...
녀석은 소위 요즘 말하는 학교 짱... 이었다.. 싸움으로 학교 랭킹 1위다 2위다.. 설왕설래 말은 많았었지만.. 나는 한번도 녀석이 누구와 주먹다짐을 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국민학생 치곤 녀석은 키도 꽤 큰 편이어서 6학년 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왠만한 어른들보다도 키가 컸던 녀석이다...
녀석과 친해지게 된 계기는.. 바로 녀석 때문이었다.. 뭔 소린고 하니.. 녀석은 학교 짱이 맞네 아니네 말많은 와중에도 누구라도 녀석과 시비가 붙을라치면.. 어느샌가.. 상대는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다부지게 쥐었던 주먹을 내리게 만드는 매섭고.. 날카로운 눈빛의 소유자였었다.. 앙다문 입술로 매섭게 노려보는 것 만으로도 상대의 전의를 꺾는 어쩌면 진정한 짱.. 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랬던 녀석이.. 나는 싸움만 잘하는 줄 알았었는데.. 아니.. 잘한다고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어느날 녀석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녀석의 학업에 대한 욕구... 열망? 뭐 그런거 때문이었다.. 녀석은 어느날 쭈삣 쭈삣 다가와 내게 뭔가를 물어본 뒤로부터.. 그 후로는 틈날때마다 내게 풀다 못 푼 문제를 물어보기 시작했고.. 나는 열심히 알려주고...는 했었다.. 그게 고마웠는지 쉬는 시간마다 녀석은 나와 어깨 동무를 하고(키 차이가 제법 났었기 때문에.. 나보다 키가 큰 녀석의 팔이 늘 내 어깨에 올려져 있었지만..ㅡ,.ㅡ;; ) 다녔으며 먹을 것도 같이 나눠먹고.. 나하고는 늘 환하게 웃으며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고..뭐 그렇게 잘 지냈었다.. 꽤 친하게..
음.. 이제와 생각하니... 학교짱인데... 물어보는 걸 불친절할래야 할 수도 없었을 듯 하네... 뭐 아무튼.. 녀석이 위협적으로 물어본 것도 아니고... 그렇게 친해져 우리 집에도 자주 놀러오게도 되고... 학교짱인 주제에.. 감히 내가 장난삼아 때리는 주먹은 다 몸으로 맞아가면서도 늘 쾌할하게 웃던 친구였다..
어느날은.. 랭킹 싸움으로 시비를 걸어오는 어떤 녀석과 살벌하게 싸워 제법 싸운티를 내고 등교하기도 했었던 녀석이었는데... 듣자하니.. 진짜 살벌하게 개패듯 패주고 싸움은 이기고 왔다고 하더라구... ㅡ,.ㅡ;;; 그런 녀석이었는데.. 내가 장난으로 때리는 주먹을 맞으면 아파 죽겠노라고 엄살을 피우며 개구지게 웃던 녀석...
녀석은 호랑이.. 나는 하룻강아지.. 싸움 실력으로는 딱 그랬다.. 근데... 내 기억 속 녀석의 모습은 항상 개구쟁이 처럼 웃는 모습만 남아 있어서.. 녀석이 누군가와 피터지게 ..또는 살벌하고 무섭게 싸웠다는 모습은.. 아직도 연상이 되질 않는다...
우리가 국민학교를 떠나 서로다른 중학교에 입할 할 때까지.. 그렇게 녀석은 또 몇 번의 랭킹전.. 방어전(?)을 치르기는 했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녀석의 모습은.. 무척이나 학구열이 강하고.. 또 한편으론 머리도 명석했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던 학생으로... 즉, 학교짱이 아닌 개구진 또래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언제나 한결같은 짧은 스포츠머리와... 성은 모르겠고 이름 가운데 '봉' 자가 들어가던 친구.... 녀석과 헤어지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걔네 집에 놀러가 볼 수 있었다.. 녀석이 오라고 해서...
달동네.. 판자집이었다.. 그 많고 많은 허름한 판넬로 만들어진 길고 구부러진 골목을 헤치고 헤쳐 닿을 수 있는 곳에 녀석의 집이 있었다...
오늘은 너네 집에가서 놀자는 물음에 한번도 대답을 하지 않았던 녀석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지만... 정작 걔네 집에 가서는 우린 또 즐겁고 재미있게 놀았었다...
지금 문득 생각나는... 내가 그 친구에게 미안한 점이 하나... 있다... 뭐 뭐 모르겠다고 알려달라고 하는데.. 몇 번인가는 알려주다가.. 나가서 놀자고 꼬셔서 장난치고 뛰어 놀았던 기억.... 그렇게 운동장에서 .. 교실에서 슈퍼맨처럼 소리치고 뛰어놀 때.. 그 때의 우리는 분명.. 영웅본색, 첩혈쌍웅 부럽지 않은 시대의 꼬마 영웅들이자 즐겁기 그지 없는 희대의 악당들이기도 했었는데... 이제와 미안한 그 기억이 맞는건지.. 지금도 떠오르는 슈퍼맨같던 우리의 기억이 맞는 건지... 알쏭달쏭 하기만 하다..
이제는 이름도 잊은.. 그 옛날의 친구에게.. 무탈하기를.. 그리고 건강하기를.. 끝으로 행복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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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미쏘스(Mythos)의 또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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