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위라 하기엔 더 쌀쌀한 날씨.. 낮에는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춥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일교차도 크고..
그래서 그랬는지 어제는 약간의 한기와 두통이 있어 초기 감기약을 먹고 일찌감치 잠이 들었다.. 다행히 오늘 아침에는 정상 컨디션...
오늘 아침도 춥다... 하지만 그렇다고 난방을 하기에는 애매한.. 기온...
가을이라메? 어디다 물어볼 데 없는 물음표만 머리속에서 빙빙 돈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어렸을 때 크게 말썽부렸던 일이.. 기억나는게 있냐고...
말썽없는 어린시절을 보내기야 했겠냐만은.. 잠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우선 기억나는 두 가지 사건(?).. 그 중 하나는 국민학교 4학년 쯤이었을꺼다.. 그 때 한창 동네 여기저기에 오락실이라는 곳이 생겨나서 성업 중이었다..
조그마한 14인치 쯤 됨 직한 크기의 모니터에서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인베이더 게임.. 그리고 방구차.. 피닉스(불사조).. 은행강도를 물리치는 게임.. 그리고 킹콩이 납치해 간 공주님을 구하는 게임.. 등등...
같은 반 친구의 아버지가 만화가게를 하셨었는데.. 당시 전라도 어디에서 전학온지 한 달도 안된 새친구였었다.. 너무나 순박하고 착한 아이였는데.. 그 애와 나는 죽이 잘 맞아서 짧은 기간에 절친이 되었었다..
하교길엔 늘 그 아이 아버지가 하시는 만화가게에 들러.. 만화를 보...... 지는 않고.. 오락을 했었다.. 예닐곱대의 오락기가 있었는데.. 내 또래 꼬맹이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루곤 해서 그 좁은 공간이 늘 초만원이었다..
오락 한 판에 20원... 초기엔 십원 짜리 두 개를 넣으면 청량감 가득한 전자음향 소리를 들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오락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몇 달 후.. 가격이 올랐다.. 50원으로... 어느샌가 내 자금이 딸렸다.. 급격한 가격 인상을 따라갈 만큼의 자금여력이 내게는 없었던 것.. 해서.. 가끔은 테니스 줄을 구부려 동전넣는 곳을 쑤셔서 마치 동전이 들어간 것 처럼 기계를 속이고 게임을 하는 나이 어린 꼬마 도둑놈(?)들을 친구 아버님께 밀고하고 그 대가로 50원, 100원을 받아들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걔네들 입장에서 보면 치사한 밀정 내지는 뿅뿅오락실의 앞잡이 쯤으로 보이겠지만.. 머.. 신고 포상금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서 내 친구의 오락실을 기만하는 그런 자잘한 도둑님(?)들을 친구와의 의리 차원에서라도 나는 용납할 수 없었다..(꼭.. 50원, 100원 받아서 그랬던 건.. 진짜 아니다.. ㅡ,.ㅡ 암암..)
어쨌거나 몇 번의 암행감찰의 결과.. 소문이 났는지.. 그런 아이들은 더 이상 눈에 띄질 않았고.... 대신에.. 집에 돌아와 TV 옆에 놓인 거북선 모양의 아버지의 저금통이 눈에 띄었다..
그 때부터 내가 도둑놈(?)이 되었다. 하루에 열댓개 가량의 동전을 매일 매일 야금 야금 빼다가 오락실로 향했다...
어느덧 처음에는 두손으로 들기에도 버거웠던 거북선모양의 묵직했던 저금통이 한층 가벼워졌고.. 어느날인가에는 급기야 부는 바람에도 날릴 만큼 가벼워지고야 말았다.. ㅡ,.ㅡ ... 뭔 사단이 안 날리가 있나.. 대노한 아버지의 추궁 끝에.. 모른다고 딱 잡아떼다 매만 더 맞고 쫓겨났었다.. 그 때.... 내가 잘못해 놓고도 무슨 오기가 들었는지.. 관둬 관둬 나 집 나갈거야..라고 큰 소리를 치고.. 집 문을 부셔져라 쾅~ 닫고 나와... 그 까마득한 신림동 고갯길을 한달음에 내달려 내려와 무작정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주머니엔 돈 한 푼 없지만 몇 번 눈 앞에 섰다가 출발하는 버스 몇 대를 보내면서.. 어느 버스건 올라타는 순간.. 나는 이 곳과.. 집과.. 학교와... 모두 다 이별이구나.. 를 되뇌이고 있었는데... 어느 틈에 쫓아왔는지 내 귀를 붙잡아 낚아채는 엄마한테 잡히고 말았다.. 그렇게 귀를 붙들린 채로 뭐라 뭐라 고래 고래 화난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한 쪽 귀를 붙들린 채로 질질 끌려 갔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마냥... "놔~ 나 갈꺼라고~~".. 어디로의 목적어가 생략된 의미없는 앙탈 쯤의 반항을 최소한으로 하기는 했다..
그 때 버스정류장 한 켠에 서 있던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누나 두 명의 나즈막한 귓속말이 내 귀에 들려왔었다..
"어머.. 계몬가봐..." "어쩌구..저쩌구..."
졸지에 계모로 비춰진 계모가 아닌 친모의 손에 귀를 질질 끌리며 그렇게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어쩐 일인지.. 그 순간부터 아버지는 일체의 말씀도.. 매타작도 없으셨다... ㅡ,.ㅡ? 뭐.. 매 앞에 장사없다고 맞다 맞다 악이 받쳐 뛰쳐 나갔었는데.. 매타작이 없으니.. 살만했고.. 견딜만 했다.. 도둑놈시키 어쩌고 저쩌고 엄마가 그 뒤로도 한참을 윽박하는 이야기들도.. 수모스럽기는 커녕 낭랑히.. 들을만 했다...
물론 그 뒤로는 두번 다시 아버지의 저금통을 터는 일은 없었다.. 그 뒤로 가끔 "야.너 이거 또 털어라? 응?".. 하고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아버지의 비아냥 섞인 한마디가 가끔씩 들리긴 했었는데... 아무튼...
먼 훗날... 뭔 법 관련 수업시간에.. 가족간 ... 그 옛날 나와 같은 식의 금전적 편취는 죄를 물을 수 없다하는 ...뭐 가족상도례.. 어쩌구 저쩌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그 때 알았다면... 나는 어쩌면... "뭔 도둑질이야? 가족끼리 왜이래?".. 라고 할 수 있었을까?... 죄를 물을 수 없는 도둑질(?)이기에..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까우니까.. 더 한층 가열차게 매타작을 맞았겠지?..
훗날.. 다시 거북선을 꽉 채운 저금통을 털어 아버지가 세어보셨을 때.. 내가 옆에서 지켜 보니.. 그 돈이 상당한 돈이 되더라구?.. 입장바꿔 생각해 보니.. 그 많은 돈을 내가 홀라당 털어 먹었으니.. 음... 나는 맞을만 했더라구.. 물론 단순히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때린건 아니라지만... 저 정도 날려먹고 그 정도 매 맞고 끝났으니.. 뭐.. 억울할 일 1도 없긴 없더라구... 그래도 한 때 원없이 오락실의 맹주로.. 군림해 봤으니... ㅡ,.ㅡ;;;
말썽부린 두 가지 중.. 또 하나는... 아.. 쓸데없이 글이 길어져... 생략... ㅡ,.ㅡ
------ 2024.11.12.. 생략했던 말썽부린 사건 하나 이어서 쓰기 ----
그 때도 위 시기와 비슷한 국민학교 시절.. 신림동 어느 꼭대기 연립주택 2층에 살 때의 이야기다. 네모난 성냥곽을 위로 두개 ..옆으로 두개 붙여놓은 4세대 연립주택이 한 동.. 딱 마주보는 앞에 똑같이 한동.. 그렇게 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살던 연립주택이었다..
우리집은 2층이었는데 2층이라고 해봐야.. 1층 바닥까지의 높이는 4~5m 쯤?..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거실 공간에서 베란다로 이어지는 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문을 열고 나가면 폭이 한 70cm 될까? 싶은... 그리고 높이는 30cm 쯤 될까 싶은 난간이 2층 연립주택을 빙 둘러 있었고.. 그 좁은 공간에 자질구레한 생활용품들과 항아리 같은 것이 놓여 있어서 그 베란다를 걸어 다닐 때면..늘 한참 턱이 낮은 난간 때문에 잘못하다 밑으로 떨어지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고는 했었다..
언젠가 한번은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베란다에서 돋보기로 뭔가 장난을 치다 (아마도 종이에 불붙이는 .. 그랬던 것 같다).. 밑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다행히 다친데는 한 군데도... 뭐 이상있는데도 한 군데도 없었는데.. 그 이유는 1층 바닥의 공간이 화단이었고... 시멘트가 아닌 나름 푹신한 흙바닥 이었었다.. 게다가 더욱 행운이었던 것은 1층 바닥이 일정공간이 끝나는 지점에 1m 쯤 턱이 지게 올라와서 다시 화단이 펼쳐져 있었던 관계로 내가 떨어진 베란다 지점에서의 바닥과의 높이는 채 2m가 될까말까 했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떨어지고 나서.. 아픈데는 없었어도 한참 동안 정신이 없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은 잠겨있고.. 아무도 없고... 집에 들어갈 방법은 없고...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긴 했었다.. 뾰족한 방법이 없어 마당을 빙빙.. 좀비처럼 배회하며 시장에 가신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근데 .. 사고 친 얘기는 이게 아니고... 당시에 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다 보니 집집마다 아이들이 있었고.. 자연스레 방과 후 함께 어울려 놀기에 바빴었다.. 딱지치기, 망까기.. 술래잡기... 등등...
그러던 어느 여름에.. 물총싸움을 하며 놀았다.. 거 왜. . 문방구에서 파는 50원짜리 빨간색.. 파란색 권총모양 물총... 손으로 쥐어 짜야 물이 나가는... 그래봐야 유효사거리는 2~3미터에 불과한... 여자아이, 남자아이 예닐곱 쯤 어울려 그렇게 연립주택 안팎으로 뛰고 날며.. 람보라도 된 마냥 물총을 쏘고 놀았는데....
그 때 문득.. 내 머리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었다... 내가 떨어졌던 지점 반대편 지점에... .. 그게 왜 거기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오래되어 먹을 수 없는 토마토케찹이 큰 깡통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필요한 한 가지... 뭐?... 이 케찹을 장전해 발사 할 수 있게 해주는 마땅한 도구.. 그랬다..내 머리속에 그려지는 그림...
기껏 물총 하나 들고 까불거리는 애들에게 케찹을 발사해 빨간맛(?)을 보여주자는 원대한 계획...
물총에 케찹을 어떻게 장전하나 하다 문득 보니.. 한 쪽에.. 사이펀이 보였다.. 왜 그.. 석유곤로 같은데에다가 석유통에서 기름을 끌어올려 넣는 .. 맨위 둥그스럼한 부분을 꾹꾹 누르면 기름이 끌려올라오는 도구...
아.. 옳지.. 그 사이펀 빳빳한 대롱 부분을 케찹 통에 꽂고.. 흐늘흐늘 주름진.. 낭창낭창한 출수 부분을 손으로 잡고.. 열심히 손으로 윗부분을 꾹꾹 눌렀으나...
생각지 못한 계산 착오가 있었다... 바로 케찹의 농도였다... ㅡ,.ㅡ;;;
그 찐득한 토마토케찹이 끌려 올라오는 속도도 더디었고... 출수 입구에서 발사.. 되기는 커녕.. 겨우 겨우 방울 방울 똑똑 떨어지는 수준.... 대략난감이었다..
처음엔 베란다 2층에서 알 수 없는 긴 관을 들고 의기양양해 있던 나를 보고 지레 겁먹고 도망갔던 아이들이 다시 몰려들어 1층에서 내게 물총을 쏴대고 있었다...
사이펀에서는 아무리 힘차게 꾹꾹 눌러도 뻘건 케찹이 똑 똑 떨어질 뿐... 내일이면 고꾸라질 할아버지 오줌 줄기보다도 더 힘이 없었다.... 코끼리 코처럼 축 늘어져 휘어져 있는 사이펀을 보다가.. 그렇다면... 이라고 나는 채찍처럼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역시 효과가 있었다.. 휘두르는 대로 반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토마토 케찹...
어느덧 휘둘러 날아온 케찹을 맞고 거의 모든 아이들이 전사하고... 깨끗이 전투를 평정할 수 있었다.. 그럼 그렇지.. 번뜩이는 나의 혜안에 의기양양해서 승전가를 부르며 거실로 돌아와.. 있었는데.... 그랬는데...
한 시간 쯤 흘렀을까?..집 밖이 웅성웅성 시끄러웠다... 으레 시장다녀오신 엄마와 동네 아줌마들의 잡담소리 겠거리.. 했었는데... 사단이 났다..
머리끝까지 단단히 화가난 엄마가 집 안에 들이닥치자 마자 일단 먼지나게 신나게 맞고.. 집 밖으로 끌려 나가 보니.. 위로 ,, 아래로.. 옆으로.. 신나게 흔들었던 케찹 채찍의 덕분으로 아랫집...우리집.. 벽면 .. 처마.. 심지어 앞동의 벽면에 까지.. 토마토 케찹의 뻘건 자국은 총탄의 흔적처럼 남아 있었고... 퇴근해 돌아오신 아저씨들이 아무리 물을 뿌리고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
아저씨들은 그저 어이없어 웃으시며.. 그래 그럴 수 있지.. 큭큭 대시는데.. 동네 아주머니들과 우리엄마.. 아버지까지 연합된 한 무리는 나를 극성 맞게 지랄 맞은 아이로 열심히 규탄 중 이었다... ㅡ,.ㅡ;;
어쨌거나.. 나는 신나게 또 한차례 두들겨 맞고.....
얼마안가.. 우리 연립주택 단지 8세대는 십시일반 각출하여 연립주택 전체 도색을 새로이 하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되었다... 뭐 나중에 들어보니 어차피 신축 이후 도색 한 번 한적 없기도 하고.. 이참에 하자며... 사고의 원흉인 우리집에서 비용을 더 부담하는 일도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 .. 그 뒤로 동네 아저씨들은 나를 보면 괜히 친한 척도 하시고 괜히 웃어도 주시고.. 머 그랬었다...
노란 페인트칠 연립주택이 파란 페인트칠 연립주택으로.. 뭔가 새로운 맛도 있고.. 뭔가 더 깔끔해지고 깨끗해진 주거공간으로 새 옷을 입은.. 더 안락해 보이는 공간으로 강제(?) 탈바꿈을 했던 기억이 있다.. 전적으로 내 덕분에... ㅡ,.ㅡv
|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 172 |
시스템 트레이 등록
vi*****
|
2026.06.10
|
추천 0
|
조회 2
|
vi***** | 2026.06.10 | 0 | 2 |
| 171 |
로그아웃
vi*****
|
2026.06.09
|
추천 0
|
조회 5
|
vi***** | 2026.06.09 | 0 | 5 |
| 170 |
버거..아닌 버그..
vi*****
|
2026.06.06
|
추천 0
|
조회 10
|
vi***** | 2026.06.06 | 0 | 10 |
| 169 |
클로드와 코덱스 .. 협업
vi*****
|
2026.05.22
|
추천 0
|
조회 24
|
vi***** | 2026.05.22 | 0 | 24 |
| 168 |
바이브 코딩.. 4개월여의 개발 여정...
vi*****
|
2026.05.18
|
추천 0
|
조회 29
|
vi***** | 2026.05.18 | 0 | 29 |
| 167 |
Fxxx! World...
vi*****
|
2026.05.04
|
추천 0
|
조회 68
|
vi***** | 2026.05.04 | 0 | 68 |
| 166 |
조연에 불과할 때가...
vi*****
|
2026.04.27
|
추천 0
|
조회 96
|
vi***** | 2026.04.27 | 0 | 96 |
| 165 |
불가능...을 예상했었다..
vi*****
|
2026.04.21
|
추천 0
|
조회 98
|
vi***** | 2026.04.21 | 0 | 98 |
| 164 |
Ai 춘추전국시절...
vi*****
|
2026.04.15
|
추천 0
|
조회 117
|
vi***** | 2026.04.15 | 0 | 117 |
| 163 |
마운틴 러시모어
vi*****
|
2026.04.06
|
추천 0
|
조회 125
|
vi***** | 2026.04.06 | 0 | 125 |